형형색색 높은 빌딩이 들어서 있는 우리나라의 이국적인 도시. 외국인들과 자연스레 어울리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곳. 경제자유구역의 중심인 송도국제신도시 부동산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송도신도시에 쌓여 있던 미분양 아파트는 최근 속속 팔려나가고 있고 전셋값은 2013년 말 대비 16%가량 급등했다. 침체 양상을 이어가던 주택시장도 2분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송도신도시 개발을 시작한 지 11년 만에 국제도시의 윤곽이 잡히는 모양새다.

송도신도시는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에서도 3년 만에 청약 1순위 마감 단지가 등장했다. 최근 포스코건설이 선보인 ‘더샵 퍼스트파크’(2597가구)에 2765명이 몰렸다. 호반건설이 지난 5월 ‘송도 호반베르디움’을 공급할 때는 1순위 청약자가 119명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미분양도 빠르게 줄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2014년 5월 기준 3146가구에 달했던 송도 신도시의 미분양 가구 수는 6월에 2872가구로 급격히 감소한 이후 매달 400가구씩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다. 2014년 10월 기준 송도신도시의 미분양 아파트는 643가구로 지난 5월의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제로 ‘송도 에듀포레 푸르지오’는 2014년 초 약 773가구가 미분양이었지만 최근 미분양이 두 자릿수로 급감했다. 2014년 5월 1680가구를 선보인 ‘송도 호반베르디움’은 분양 직후 미분양이 1456가구에 달했다. 최근 수요자의 발길이 늘어나면서 미분양 물량 1000여세대 가량이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 시장은 전세난을 우려할만한 수준의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2013년 12월 말 3.3㎡당 평균 전셋값은 587만원 수준이었지만, 2014년 10월 말 기준으로 680만원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전셋값 상승부담으로 매매로의 이전 수요가 늘면서 매매시장도 서서히 활기를 찾는 모습이다. 2014년 1분기까지는 송도신도시의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2분기(3~6월)에 들면서 상승세 전환에 성공했다.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는 교육 여건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더샵센트럴파크2차는 채드윅송도국제학교와 인접해 있으며 센트럴파크 조망도 가능하다. 전용 71㎡형 시세는 2012년 말, 3.3㎡당 1052만원선이었으나 2013년 말에는 1102만원까지 올랐다. 2014년 11월 기준 1119만원선 수준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채드윅송도국제학교와 접하고 있는 더엑스포 6단지(전용 99㎡형)도 2013년보다 3.7% 상승한 1321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송도 해모로는 송도 연세대국제캠퍼스와 가까이 있으며 단지 바로 뒤에는 신송초, 신송중, 신송고가 있다. 3단계에 걸쳐 조성되는 송도 연세대국제캠퍼스가 2014년 1월에 모두 완공되면서 이 아파트의 가격은 눈에 띄게 올랐다. 이 아파트(전용 84㎡형)는 2013년 말 3.3㎡당 1139만원의 시세를 형성했으나 2014년 11월 기준으로 6.8% 오른 1217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송도지역의 전세·매매시장이 동반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기업이전에 따른 주택 수요 확대, 학군의 강점 그리고 약점으로 꼽히던 문화·편의시설 보완되면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3차례나 공사가 중단됐던 송도 동북아트레이트타워는 착공 8년 만인 2014년 7월에 완공됐다. 총 사업비 5000억원이 투입된 이 타워는 지상 68층으로 305m의 국내 최고층 빌딩이다. 이 건물에는 포스코건설,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엔지니어링, 포스코A&C 등 포스코 패밀리사 직원 5000여명이 근무하게 된다.

학군의 경쟁력도 한몫하고 있다. 인천 학부모들 사이에서 송도는 ‘인천 8학군’으로 통한다. 서울 강남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많은 채드윅송도국제학교를 비롯해 2015년 들어서는 포스코 자사고, 2016년에 개교하는 과학예술영재학교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 두 학교가 들어서면 송도에서 진학할 수 있는 자사고, 특목고가 7개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인구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14년 10월 말 기준, 송도신도시의 인구는 8만4087명으로 1년 전(6만6511명)에 비해 22%가량 늘어나는 등 도시가 안정화되고 있다. 이렇게 인구가 늘면서 생활기반시설도 확충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대형유통시설이 건설되고 있고, 센트럴파크를 비롯한 대형공원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TV에 소개될 정도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송도 분양시장이 성과를 내는 이유는 따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송도에서 1순위가 마감된 것은 청약제도 개편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1순위 청약자가 몰리는 것은 청약제도 변경 등 정부의 규제 완화와 기반시설이 잘 갖춰지는 신도시에 대한 관심 고조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참고로 2015년 2월부터는 수도권에서 청약통장 가입 1년만 지나면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는 청약통장 가입 후 2년이 지나야 1순위 자격이 주어졌었는데, 청약제도 변경으로 2순위자 380만명가량이 1순위 자격을 얻어 1순위자가 1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9·1 부동산 대책’에서 대규모 신도시 개발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것도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가 인기를 누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교통, 교육, 상업시설 등이 두루 갖춰지는 신도시 단지의 희소가치가 부각된다는 얘기다.

미분양 감소에는 제도적인 지원 영향이 컸다. 2014년 9월 30일 법무부 고시를 통해 투자금액이 7억원 이상일 경우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영종지구, 청라국제도시 미분양 주택도 투자 대상에 포함되게 했다. 부동산 투자이민제는 외국인이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부동산에 7억원 이상 투자하고 5년 이상 체류하면 영주권을 주기로 한 제도이다.

송도신도시의 미래가치는 충분히 커 보인다. 하지만 국제신도시에 자족도시의 기능을 갖추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즉,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왜냐하면, 첫 번째 송도가 국제도시라고는 하지만 실제 송도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많지 않다. 2014년 10월 기준으로 송도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요는 1940명으로 전체 인구에(8만4022명) 2.31%에 불과하다. 특히, 주택 구매력을 갖췄다고 판단되는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 국적의 거주자는 794명으로 절반도 채 안 된다. 나머지 인구는 동남아시아 국적이다. 녹색기후기금, 세계은행그룹 등을 유치하는 실적을 거뒀지만, 국제도시의 위상을 갖추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두 번째 점검 사항은 송도의 수급여건이다. 송도는 서울 중심부와 약 43km 정도 떨어져 있다. 외국인 수요는 생각보다 미미한 점을 감안할 때 송도지역의 주택 수요는 대부분 인천 구도심에서의 한정된 이전 수요와 포스코 계열사의 이전 수요라고 판단된다.

그런데 수요보다 더 많은 공급이 문제다. 2014년 송도신도시에서 분양된 물량은 4431가구(임대제외)로 2013년(2544가구)보다 74.2%가 증가했다. 만약 경기가 더 좋아진다면 분양을 미루고 있던 물량이 지속적으로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2015년에는 입주물량도 많이 늘어난다. 이미 2917가구(임대제외)가 입주했으며 2015년에 4549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총 1만1616가구가 입주하게 된다. 송도신도시 내에서도 입지에 따라 주택 시장의 차별화가 점쳐진다.

이에 따라 송도 지역의 투자는 크게 교육, 교통 2가지 측면에서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우선 관심을 가져볼 만한 곳은 교육 수요에 대한 배후지다. 송도신도시에 위치한 자사고 및 특목고 등은 질적 그리고 양적인 면에서 모두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교육이라면 빚까지 얻는 우리나라 교육시장의 현실을 감안할 때 학교를 도보로 왕래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아파트는 희소성이 있다.

또한, 송도와 청량리를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현재 송도~청량리 GTX 노선은 타당성 검토 용역 심의가 다시 진행 중이다. 이 노선이 추진되면 향후, 인천에서 서울 도심까지 30분대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아직도 대중교통과 쇼핑 문화시설의 부족함을 겪는 송도지역 주민들의 여건을 감안하면 역세권 아파트의 강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을 것 같다.
 

리얼투데이 김광석 실장(www.Realtoday.co.kr)

리얼투데이 김광석 센터장은 현재 영암, 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주택과 산업단지, 계량분석 전문가로 부동산 정보업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닥터아파트 정보분석팀장, 유니에셋 리서치센터 팀장, 스피드뱅크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