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은 제법 굵직굵직한 IT 현안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여전한 단통법 논란에 다음카카오 이석우 대표의 경찰 출두, 삼성전자 조직개편에 기어VR 소식과 아마존의 특화된 서비스, 애플이 일본에 첨단 기술개발센터를 세운다는 소식, 3D 아이폰 등장예고와 KT 조직개편, 샤오미의 변신까지. 다만 안타까운 대목은, 땅콩 부사장 논란을 일으킨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이슈가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그 외 현안들이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는 점이죠. 참여연대의 검찰고발에 이어, 정식으로 부정됐지만 청와대의 대한항공 경복궁 옆 관광호텔 프로젝트 좌초설까지 이어지며 정신없는 하루였습니다. 아, 공무원 연금 논란과 '찌라시' 논란에 불을 당긴 정윤회 씨와 박관철 씨 대질도 있었어요. 미국의 헤커 박사가 북한이 2016년까지 핵무기 20기를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도 눈길을 끌었고 갑자기 내린 눈으로 날씨에 대한 관심도 높았지요. 에네스 카야의 총각논란도 여전하군요. 간간히 들려오는 세월호 소식도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으며 2015년 성장율이 하향한다는 우울한 소식도 있군요.

2014년이 저물어 가며 다양한 논란이 끝을 모르고 터져나오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IT업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경찰 소환
10일 IT업계의 빅뉴스 중 하나는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의 경찰 출석입니다. 이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위반으로 알려집니다. 카카오그룹을 통해 유포되는 아동 및 청소년 음란물에 대한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죠.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대표까지 소환한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반응입니다. 카카오그룹과 같은 폐쇄형 그룹의 경우 키워드로 일정 정도의 콘텐츠를 걸러내는 것은 가능하지만 100% 잡아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현 시점에서 이 대표를 소환한 것이 미묘합니다. 우선 다음카카오가 감청 영장거부 외 공정거래위원회를 위시한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음란물과 관련해 조사를 받았다는 점은 미묘함을 넘어 의심스럽죠. 실제로 8일 정재찬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식을 통해 “모바일 플랫폼 등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분야에서 시장 선점자들의 독점력을 막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사실상 이는 다음카카오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취임식 현장에서 기자들은 정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에게 ‘다음카카오를 염두에 둔 발언이냐’고 질문하기도 했으며, 이에 정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은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했기 때문이죠. 현재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상품권 거래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를 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는 중이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 대표의 경찰 소환은 큰틀에서 ‘전방위적 압박’의 일부분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뜻이죠.

게다가 경찰이 이 대표를 소환하며 ‘적절한 기술적 대책이 없었다’는 점을 문제로 삼은 대목도 이상합니다. 이는 다음카카오가 카카오그룹에 올라오는 모든 게시물을 봐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삼는데, 이렇게 되면 카카오그룹은 폐쇄형 SNS의 자격을 상실하게 되니까요.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일부에서 경찰과 정부가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없이 무작정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카카오톡 감청논란이 불거진 이후 다음카카오가 9일 일대일 채팅방 종단간 암호화 기술 도입을 발표한 시점에서 경찰이 이 대표를 소환한 대목도 흥미롭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현재 다음카카오는 감청 영장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며 사생활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천명한 상태죠. 이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일이나, 경찰 및 정부를 넘어 사정당국 입장에서는 불편한 조치로 해석될 여지도 있어요.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정부에 비협조-친 이용자 정책’으로 돌아서는 다음카카오를 압박하려 정부가 칼을 빼든 ‘증거’로 제시하는 상황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마지막으로 ‘왜 다음카카오냐’는 점입니다. 만약 현 시점에서 음란물 관리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 했다면, 경찰은 다음카카오를 비롯해 전방위적 수사를 벌였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유튜브의 경우 추적하기 어려운 IP를 이용해 각종 음란물을 업로드시키는 플랫폼으로 널리 쓰이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음란 사이트의 동영상 계정 중 상당수가 유튜브를 통해 노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도 다양한 형태의 음란물이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카카오그룹만 지목해 대표를 소환한 것을 두고 ‘본보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죠.

삼성전자 조직개편
삼성전자가 10일 보직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을 발표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졌으리라 생각합니다. 일단 삼성전자는 3명의 대표이사가 CE-IM-DS 각 부문을 독립적으로 관장하며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일선에서 뛰는 현장조직이 효율성을 기치로 소폭의 변화를 맞았다는 점이 포인트로 보입니다. 특히 글로벌B2B센터를 사업조직 안으로 배치해 사실상 해체한 대목이 눈에 들어오고요. 프린트온 인수와 녹스를 통한 삼성전자의 큰그림이 윤곽을 드러내는 순간입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B2B 센터 해체 및 해당 인프라 무선사업부 일부 이관을 사실상 ‘각개약진’으로 해석하고 있어요. 일을 더 잘하라는 뜻에서 인프라를 나눴다는 표현이 맞겠군요. B2B 사업이 중요한 핵심으로 부상한 만큼 각 사업부에서 책임지고 B2B 역량을 키우라는 뜻이죠.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B2B 역량을 키우기 위해 글로벌B2B센터를 강화하는 것과 이를 해체해 각 사업부에서 각자 육성하는 방안을 고려했었습니다. 결국 삼성전자의 선택은 후자로 결론이 났네요. 이는 윤부근 CE부문 대표와 신종균 IM부문 대표의 뜻으로 알려집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B2B 사업을 핵심동력으로 삼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2일(현지시각) 캐나다의 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 전문업체인 '프린터온(PrinterOn)' 인수가 대표적이죠. 당시 삼성전자 캐나다법인(SECA)은 프린터온의 지분을 100%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킨다고 밝히며, 프린터온은 독자적으로 운영된다는 구체적인 사실도 적시한 바 있습니다. 지난 8월 18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인수한 공조전문 유통회사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 인수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됩니다. 물론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KNOX)도 삼성전자 B2B 사업의 핵심이죠.

삼성전자 조직개편에서 사실상 MSC(Media Solution Center)를 해체한 대목은 의사결정 스피드와 시장반응의 즉각적인 반응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일단 삼성전자는 10일 조직개편을 통해 MSC의 기존 무선 관련 개발 기능은 무선사업부로 이관하고 빅데이터 센터는 소프트웨어센터로 옮긴다고 발표했어요.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에 있는 MSCA(Media Solution Center America)도 북미총괄로 넘깁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메신저 서비스 와치온을 중단하는 한편, 삼성북스와 삼성비디오 등 일련의 콘텐츠 서비스를 정리하는 중이에요.일단 삼성전자는 MSC가 총괄로 운영하던 콘텐츠 및 플랫폼 전략을 수정해 그 일부를 파트너에 넘기는 한편, 중요한 사업인 헬스케어와 스마트홈은 따로 챙기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런 분위기에서 MSC를 사실상 해체해 각 영역에 맡겨 각개약진으로 ‘치고 나가겠다’는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MSC가 전담하던 인프라 육성을 각 사업부로 나눈 대목은 B2B 사업을 대하는 삼성전자의 조직개편안과 비슷해요. 사실 거의 같죠. 이는 스마트홈을 CE부문에 맡겨 생활밀착형 사물인터넷 전략을 꾸리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과도 맥을 함께한다는 분석입니다.

잘 나가는 CE와 DS는 일단 안정입니다. 다만 해외조직의 경우 가장 중요한 북미시장의 첨병인 미국은 기존 2개의 판매법인으로 운영되던 것을 시너지 효과 및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1개 판매법인으로 통합했어요. 기존에는 CE 사업 중심의 뉴저지 소재 SEA(Samsung Electronics America) 법인과 IM 사업 중심의 댈러스 소재 STA(Samsung Telecommunications America) 법인으로 따로 운영되고 있었죠. 이를 SEA법인으로 단일화해 뉴저지에 통합 본사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시너지죠. 글로벌마케팅실장 겸 글로벌 B2B센터장이었던 김석필 부사장이 이번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장이었던 고동진 부사장이 개발실장을 맡은 것도 체크하세요. 일은 결국 사람이 하니까요.

해외조직은 10개 지역총괄 중 2개 총괄이 자리를 이동했어요.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이었던 엄영훈 부사장이 구주총괄로, 중남미총괄인 SELA(Samsung Electronics Latin America) 법인장이었던 홍현칠 전무가 서남아 총괄로 이동했다는 것도 포인트!

단통법, 단말기자급제 논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여파로 단말기자급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안정상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실장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 종합토론회'에서 "새정연에서 단말기 완전자급제 법안을 준비 중이며 공청회 등을 거쳐 내년 1월 전병헌 의원이 이를 대표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죠.

반응은 엇갈립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란 이통사가 단말기를 요금제와 결합해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인데, 이러다 보니 가입자의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비판을 받아 왔어요. 일단 찬성하는 쪽은,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스마트한 소비가 가능해지면 삼성·LG전자의 과점 구조인 단말기 시장이 실질적인 경쟁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는 기대도 합니다. 통신사와 제조사의 밀월을 끊어낼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지기도 하죠.

그러나 반대하는 쪽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입니다.미래부 관계자는 "완전자급제 제도 자체는 훌륭하지만 20∼30년간 형성된 이통시장 구조를 완전히 무너뜨려야하는 일이라 실제 도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죠.

기어VR의 스타트는 성공?
미국에서 출시된 기어VR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매진행렬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기어VR은 8일(현지시각) 미국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출시 하루 만에 수천 대가 팔리며 재고물량이 모두 소진됐다고 하네요.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긴급 물량을 투입하며 기어VR ‘붐’을 조성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프로젝트 비욘드도 미국에서 열린 삼성전자 개발자 회의를 통해 공개되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기어VR을 단순한 제품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현실 대중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일종의 바로미터로 해석하고 있어요. 대중화는 가격이 관건인데, 기어VR의 미국출시 가격은 199달러(세금별도)며 한화로는 22만3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저렴한 가격이죠?

UHD TV가 낮은 가격을 무기로 삼아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대중화 전철을 밟고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해가 빠릅니다. 낮은 가격은 낮은 진입장벽을 의미하며, 이는 대중화를 발판으로 삼아 폭발적인 성장세를 가능하게 만듭니다. 여기에 가상현실 콘텐츠를 제작하는 프로젝트 비욘드까지! 삼성전자가 꿈꾸는 가상현실 생태계가 시장에 안착할 날을 기대해 봅니다.

 

아마존, 가격 흥정한다?
아마존을 어떤 기업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전자책 사업자? 유통업자? IT기업? 아니면 군수업체? 글쎄요. 정체를 쉽게 말하기 어려운 아마존이 또 일을 냈습니다. 이제는 물건 가격도 흥정한다고 하니까요. 아마존은 9일(현지시각) 판매자와 구매자가 가격 흥정을 할 수 있는 ‘가격 제안 기능’을 도입했다고 알렸습니다. 이 같은 시스템을 새로 도입해 구매자와 판매자가 직접 가격 흥정을 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가격 흥정 과정은 1대 1 비공개라고 합니다.

다만 이 기능은 우선 희귀 음반·도서, 야구 카드 등 스포츠와 오락 분야 수집품, 화폐, 미술품 등 약 15만건에 적용된고요. 가격 제안 기능 도입은 다른 온라인 유통업체인 이베이를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존의 진화, 어디까지 가봤니?

애플이 일본에 첨단 기술개발센터를 연다
딱! 드는 생각은 역시 '애플이 일본인재를 노린다'죠. 더 나아가 생태계를 집어 삼키겠다는 뜻이고요.

주요 외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각) 애플은 이르면 내년 봄 ′기술개발센터′(Technical Development Center)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浜)시에 세울 계획이라고 전했어요. 애플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애플은 요코하마에 개설할 새로운 기술개발센터를 통해 일본에서의 업무를 확대하게 된 것을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이것은 많은 고용창출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애플은 일본 국내에 직영점 8개를 두고 있지만 연구개발 거점 설립은 이번이 처음이죠. 애플은 이미 중국, 대만, 이스라엘에 기술개발센터를 세운 바 있어요.

▲ 출처=애플

일각에서는 엔화 약세로 일본에 대한 투자가 유리해졌기 때문에 애플이 일본에 거점을 두려는 것으로 보기도 해요. 중의원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유세 과정에서 먼저 발표됐기 때문에 결정된 사안이 부족한데도 선거용으로 섣불리 센터 설립을 발표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죠.

다만 확실한 것은, 서울의 구글캠퍼스나 MS의 장학재단이나 결국 결론은 하나라는 것! 애플의 시도가 일본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과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관심이 쏠립니다.

3D 아이폰이 나온다?
주요 외신은 9일(현지시각) 애플이 이용자가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를 맞춰주는 3D 디스플레이 기술 관련 특허권을 취득했다고 알렸어요. 이에 따라 그 동안 루머로 여겨졌던 ‘3D 아이폰’이 정말로 출시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죠.

▲ 출처=미국특허청

특허 출원 문건에는 이번 건이 "모바일 기기를 위한 3D 디스플레이 환경"이라고 요약돼 있습니다. 애플은 이 문건에서 "이용자들이 디스플레이와 실제로 상호작용하지 않고 디스플레이 위에 설치돼 있는 방향 인식 센서(orientation sensor)로 자동 인식한 뒤 보는 각도에 맞도록 3D 디스플레이에 투사해주는 기술"이라고 설명했고요.

사실 지금까지 애플이 3D를 넘어 가상현실 기기에도 관심이 많다고 알려져 있죠. 패러다임을 바꾸는 애플, 또 사고를 칠 수 있을까요?

 

KT 조직개편
미래전략융합실을 미래융합사업추진실로 확대 개편하면서 5대 미래융합사업의 실행까지 총괄하도록 한 대목이 중요합니다.글로벌사업본부는 글로벌사업추진실로 확대해 CEO 직속으로 독립시켰고요. 또 현장조직을 강화하는 한편, 상품 개발 및 관리 조직을 통합했습니다. 부사장 승진자는 경영지원부문 한동훈 전무, 비서실장 구현모 전무, KT에스테이트 최일성 대표 등이며, 임원 승진은 부사장 3명, 전무 4명, 상무 17명이에요.

 

샤오미의 변신은 무죄?
카피캣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샤오미가 사업 방향을 다각화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크게 3방향이고요, 스마트폰 및 유기적인 사업분야, 스마트홈,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이죠. 글로벌 기업들이 추구하는 모든 목표를 섭렵한다는 느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