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대전(大戰)’의 다음 전장은 어디일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화웨이·샤오미 등 국내외 스마트폰 업체가 인도네시아 공략에 나섰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를 전략적 요충지라 여기는 까닭이다.

한때 블랙베리는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47%까지 끌어올렸다. 인도네시아가 블랙베리의 텃밭으로 불렸던 이유다. 현재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상태다. 스마트프렌 같은 토종 업체의 점유율이 높지만 삼성전자는 시장의 22%를 차지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 출처=스마트프렌

중국 업체 샤오미의 경우 인도네시아에서도 흥행을 이어갔다. 시장에 진출한 지 2달만에 10만대를 팔아 선전을 예고했다. 샤오미는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현지에서 매장 판매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휴고 바라 샤오미 부사장은 “아직 다른 시장에 비해 인허가 과정과 유통 등이 느린 편이지만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국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인도네시아의 시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현지에 휴대전화 생산 공장을 설립해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피처폰 사용자가 많다. 하지만 스마트폰 이용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작년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사용자는 4160만명으로 재작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아직 전체 휴대전화 사용자의 24%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중국 포털업체 바이두의 자체조사를 통해 “현재 인도네시아 인구의 80%가 27만원대 미만의 저가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40%가 내년에 기기를 교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사실 업계는 인도네시아보다 인도 시장에 공략에 몰두하고 있다. 업계는 현재 인도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인도 휴대폰 사용인구 가운데 스마트폰 사용자는 단 10% 정도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980만대에 머물렀던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2018년 1억5720만대까지 팽창한다. 업계가 인도 시장에 주목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다수 업체가 인도 시장에 몰려들어 ‘약속의 땅’으로 생각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자체 운영체제인 타이젠 기반 보급형 스마트폰 ‘삼성Z’ 시리즈를 10만원대 가격에 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중국 업체의 진출과 토종 업체의 약진으로 시장 공략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

▲ 출처=삼성전자

중국 시장의 경우는 조만간 성장판이 닫힐 것으로 예상하는 시선이 우세하다. 중국 제조사의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시장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의 티나 텅 수석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중국 시장은 점차 성장세가 완만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년 전에만 해도 ‘블루오션’으로 각광받던 인도와 중국 시장이 글로벌 업계의 치열한 경쟁으로 ‘레드오션’이 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업계는 제3의 시장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가 대안 시장으로 주목받게 된 배경이다. 남미도 유력한 대안 시장으로 꼽힌다. 브라질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현재 파이어폭스 기반 스마트폰 제조사가 남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나섰지만 우위를 점하지는 못했다. 앞으로가 궁금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