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그룹의 태양광 사업 최전선에서 뛰는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이 합병을 결정했다. 세계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로 여겨진다.

이번 합병은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지주회사인 한화솔라홀딩스가 보유한 한화큐셀 지분 100%를 한화솔라원이 새로 발행하는 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합병법인의 본사는 서울에 둔다. 또 독일에 있는 한화큐셀 본사는 기술혁신센터로 운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합병 절차는 내년 1분기 완료될 것으로 전망되며 합병법인의 대표이사는 남성우 한화솔라원 대표이사가 맡는다.

▲ 출처=한화

한화그룹은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합병을 태양광 사업의 시너지 효과 및 사업 효율화를 위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양사는 태양광 셀 및 모듈 생산, 태양광발전소 구축 등으로 사업영역이 겹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한화그룹은 양사를 합병시켜 단숨에 세계 태양광 사업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다.

업계에서는 한화큐셀이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반면, 한화솔라원이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던 점을 고려해, 양사의 합병이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게다가 합병법인은 셀 생산규모에 있어 3.28GW에 이르는 명실상부 세계 1위 태양광 셀 회사로 거듭날 전망이다.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도 양사의 합병은 적절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중론이다. 게다가 지분양도로만 이뤄진 양사의 합병은 추가적인 투자없이 합병의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양사의 합병에는 김승연 한회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한화솔라원 등기이사, 한화큐셀 전략 마케팅 실장을 역임하고 다시 한화솔라원에 복귀해 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일선에서 지휘하고 있다. 김 실장의 주도로 양사의 합병이 이뤄졌다는 것에 이견은 없다.

다만 태양광 에너지 사업이 현재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셰일가스 혁명과 맞물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태양광 사업이 전반적인 적자의 늪에 허덕이고 있으며 중국 수요도 생각보다 낮기 때문이다.

김동관 실장이 몸 담고 있는 한화솔라원이 올해 3분기에 적자를 내고 휘청인 것이 단적인 사례다. 김승연 회장의 경영복귀가 이뤄진 가운데 한화그룹이 태양광 에너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며 양사의 합병으로 이러한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는 상황이지만, 향후 성공 가능성에는 전망이 엇갈리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일각에서는, 양사의 합병이 향후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으며, 인프라 육성을 위해 김동관 영업실장이 전면에 나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