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신해철씨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대한의사협회(의사협회)와 더불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중재원)에도 감정을 의뢰할 전망이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국과수로부터 최종 부검 결과를 통보받는 대로 S병원 강 원장에 대한 2차 소환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종합해 의사협회와 중재원 두 곳 모두에 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다.

위 축소 수술 동의 여부와 금식 조치 여부 등을 놓고 양측의 진술이 엇갈리는 가운데 의사협회에만 감정을 의뢰할 경우 감정 결과가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경찰이 수용한 것이다. 

의사협회가 법의학자를 참여시킨 '신해철씨 사망 관련 의료감정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의사협회의 소견이 수사 결과와 법원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신중을 기하겠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재원은 감정위원회와 조정위원회를 두고 의료사고 경위와 과실 유무, 인과관계 등을 규명한다. 감정서를 토대로 조정절차도 운영한다. 

감정위원회에는 의료인 2명과 법조인 2명, 소비자단체 관계자 1명 등 모두 5명의 비상임 감정위원이 참여한다. 감정위원 개개인이 감정소견서를 작성하고 이를 통합해 최종 감정서를 채택한다. 

조정위원회는 법조인 2명을 비롯해 보건의료의 1명과 소비자권익위원회 관계자 1명, 대학교수 1명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된다. 감정서를 토대로 환자와 의료인 모두 수용 가능한 분쟁해결방안을 제시한다. 

신씨 사건처럼 수사기관에서 감정을 의뢰할 경우 절차가 조금 다르다. 수사기관에서 작성한 질문지에 대해 비상임 감정위원들이 소견서를 작성한 다음 상임위원 6명이 이를 통합해 최종 감정서를 작성하는 방식이다. 조정위원회는 열리지 않는다.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국과수의 최종결과와 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감정을 의뢰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의사협회와 중재원의 감정 결과가 상반되게 나올 경우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