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언젠가는 부음이 되어 세상을 떠나지만 대부분은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안타까움과 슬픔을 주고 황망히 가버린다. 그리고 언제,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에 따라 그 아픔과 함께 남아있는 이의 고통은 몇 배가 된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고(故) 신해철 씨의 노래 가사는 생각보다 일찍 묘비명이 되었다. ‘오늘을, 이 순간을 마음껏 노래하라’고 언젠가 인터뷰했던 그는 자신의 운명을 예언이라도 했던 것일까? 나는 혹시 장 협착도, 천공도 그 모두가 ‘위밴드 수술 또는 위 축소 수술에 의한 영향은 아니었는지’ 하는 생각에 혼란스럽다. 그저 아니었기를 바라지만···.

다이어트의 이론들, 다이어트의 정석이라면 그 방법을 따르는 모든 이에게 성공의 확률을 100%로 높여줘야 한다. 그러나 다이어트는 대상자의 복합적인 요인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신해철 씨의 사망 원인이 다른 데 있었다고 해도 나는 고도 비만자도 아닌 그가 왜 위밴드 수술을 했는지 그 사실이 안타깝고 아쉬움이 남는다. 위밴드 수술은 식사량을 줄이기 위하여 위의 입구를 묶는 것인데, 즉 링으로 조여 두는 방식이다. 진정으로 다이어트를 성공한 사람들과는 달리, 다시 요요의 고통을 겪거나 음식을 빠르게 먹는 경우 위밴드로 인한 불안감 속에서 지내야 한다. 또한, 위 축소 수술이라면 더 위험하다. 완벽한 체형을 갖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수적이지만 수술은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수술의 고통과 위험 부담을 감수할 수 있는 의지라면 수술이 아니어도 체형관리에 성공할 수 있다. 단지 자신에게 알맞은 최선의 다이어트 방법을 선택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다. 다이어트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자아충족감이 동반되어야 성공한다. 또한, 본인이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위밴드 수술이나 위 축소 수술은 결코 필요하지 않다.

다이어트의 성공은 두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이유를 인식하고 반드시 해낼 수 있다는 각오를 다지는 일이다. 아름다운 미래의 모습을 그리며 계획하는 마음의 자세가 다이어트를 바로잡는 토대가 되어야 한다. 비만의 해결은 체중이 아니고 체지방을 줄이는 것이지만 체중이 줄지 않으면 동기는 상실된다. 일단 초기에는 목표 체중을 달성해야 한다. 따라서 두 번째 단계는 체중 감량의 계산방법을 확실하게 터득하고 스스로의 목표를 정하여 식사내용과 운동의 강도를 정하는 것이다.

체중 관리는 한 달에 2kg 감량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된다. 초기 체중의 감량은 공식처럼 정확하게 진행된다. 통상 체중 1kg을 감량하려면 7700kcal의 열량을 소모해야 하므로 한 달에 2kg 감량을 원한다면 15400kcal를 소모시켜야 한다. 따라서 하루에 497kcal(15400/31일=497), 즉 500kcal를 소모시키거나 덜 섭취하면 된다. ‘한 달 2Kg’은 결코 어려운 게 아니다. ‘마이너스 500kcal 작전’, 일상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대신 계단을 오르거나 한 시간 정도를 걸으면서 도넛 한두 개의 간식을 줄이면 가능한 열량 조절이다. 세 달이 지나면 6kg이 감량되며, 우리 몸은 체지방 감소로 보답하면서 체질 개선이 일어난다. 물론 체중 감량에는 고정점(Set Point)이 나타나 노력을 해도 체중이 줄지 않는 시기가 온다. 사람들 대부분이 다이어트 초기에 근육과 수분 손실로 체중이 잘 줄다가도 더 이상 체중이 움직이지 않는 이 시점에서 다이어트를 포기하게 된다. 이 고정점 시기가 지나면 또 한번 체지방 감소율이 커지므로 진정한 비만 관리의 성공 시기가 된다. 감량된 체중을 진정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조절점인 세팅 포인트가 하향 조정되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그 기간이 대략 6개월 정도이다.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뮤지션 신해철. 현재 회자되고 있는 이야기들이 사실이라면, 그는 다이어트를 하는 많은 이에게 최선의 선택에 대한 귀한 메시지를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다. 그리고 올바른 다이어트를 비난하면서 위밴드 수술을 하고 위 축소 수술이 답이라는 주장은 천재 뮤지션을 아픔과 고통으로 몰고 간 불량 중의 불량이 되어버렸다.

“가슴으로 노래했던 21세기 최고의 뮤지션을 잃은 스산한 가을, 신해철 씨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잊지 않겠다고. 그리고 감사하고 미안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