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동호회 탐방 전 직원에게 매주 알찬 정보 제공… 소수 선발로 자부심도 남달라

매주 화요일 오후 3시. 서울 장충동에 있는 호텔 ‘그랜드 앰버서더 서울’ 회의실에선 10명의 직원들이 머리를 맞댄다. 이들은 각기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다. 식음료 파트, 프론트 오피스, 교육팀 등 다양한 부서의 직원들이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회의시간이지만, 분위기는 밝고 활력이 넘친다. 때론 화기애애한 이야기도 오간다. 이 모임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랜드 앰버서더 서울의 사내 동호회 ‘컬처회’다.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일주일에 한 번씩 다양한 정보가 있는 ‘커뮤니께(Communique)’라는 매거진을 발행한다. 커뮤니께는 사내에서 긍정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는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직접 글을 쓰고 편집하는 동호회 회원들의 노고가 있어 그랜드 앰배서더의 기업 문화는 그 정체성이 확고하다.

호텔 내 다양한 부서의 직원들이 함께 모인 컬처회 멤버들은 ‘회사의 문화를 만들어 나간다’는 사명감과 보람으로 동호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송원제 기자).


사내 인트라넷 통해 ‘커뮤니께’ 발간

회사의 전 직원은 이 커뮤니께를 ‘봉독’(?)하는 것으로 일주일을 시작한다. 아르바이트생부터 대표이사까지 예외는 없다. 매일 아침 회의에서 그날의 커뮤니께를 읽고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것도 일상이 됐다.

그렇다보니 사내 직원들 사이에서 커뮤니께에 대한 기대감과 호응은 꽤 크다. CEO를 비롯한 경영진도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커뮤니께를 만드는 컬처회는 2005년 12월에 발족했다. 기업문화 개선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경영진과 사원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도 그 목적이다. 6개월에 한 번씩 기수가 바뀌다보니 벌써 12기가 활동 중이다.

사내 동호회는 직원이라면 누구에게나 문호가 개방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컬처회는 다르다. 인원은 총 10명으로 제한된다. 교육팀 1명, 총지배인 비서 1명만 정규 멤버다. 나머지 8명은 새로운 기수가 탄생할 때마다 전(前) 기수 회원들에 의해 추천받아 선발된다. 되도록 각 부서에서 한 명씩 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처럼 컬처회 회원은 소위 ‘선택받은 이들’이다. 그래서일까. 회사의 문화를 만들어나간다는 사명감도 각별하다. 동호회 활동을 위해서 멤버들은 바쁜 업무 중 짬을 낸다. 보통 1인당 하루치 제공량을 담당한다. 2주에 한번 꼴로 글을 게재하는 식이다. 편집은 돌아가면서 맡는다. 원고를 작성해서 금요일까지 내면 편집자가 최종 편집해 인트라넷에 올린다.

본업이 있는 이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온라인 잡지를 내는 일이란 쉬운 작업은 아니다. 시프트 근무제로 일하는 호텔리어에겐 매주 일정한 시간에 모여 회의하는 것도 부담이다. 업무의 특성상 몇몇 회원들은 컴퓨터에 앉아 있을 시간조차 없다.

어려움 속에서도 자발적인 의지를 갖고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도 바로 ‘사명감’이다. 또한 “새로운 정보를 늘 접하다보니 자기계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회사 내에서 ‘나’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멤버들은 입을 모은다.

콘텐츠 참신함, 전문성 돋보여

커뮤니께에 실리는 콘텐츠는 각양각색의 색깔을 자랑한다. 호텔 이벤트 및 서비스에서부터 건강·문화 정보, 관광 가이드, 생활상식, 직장생활 팁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다.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칭찬 릴레이’ 코너도 눈길을 끈다. 다른 직원을 칭찬하면, 칭찬 받은 직원은 또 다른 직원을 칭찬하는 방식이다.

부서에서 직급에 관계없이 참여하기 때문에 내용도 참신하다. 또 멤버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기도 한다. 홍보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임지혜 회원은 “베이커리 키친에서 일하는 파티쉐(회원)가 ‘크로와상의 유래’를 쉽게 재미있게 푸는 식으로 본인의 전문 혹은 관심 분야를 택하기 때문에 멤버들은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쉬운 글쓰기에서 오히려 즐거움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활동은 사내에서 그치지 않는다. 회사 차원에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나눔의 온정’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11월 중순엔 회원 모두가 경기도 양평에 있는 자매결연 고아원을 함께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사내 동호회 활동은 새로운 조직문화를 창출하고 즐겁고 활기찬 직장 분위기를 조성해 조직간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 새로운 자기계발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컬처회’야말로 이러한 사내 동호회의 필요충분조건을 십분 갖춘 곳이 아닐까.

전민정 기자 puri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