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내 포털서비스 1위 사업자 네이버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2.3% 늘어난 7000억 원, 영업이익은 88% 늘어난 1890억 원이었다. 계속영업순이익은 1431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 예상했던 영업이익 2000억 원 돌파는 달성하지 못했으나 준수한 성적표로 여겨진다.

▲ 사진제공 - 네이버

네이버의 성장은 해외 매출이 견인했다. 전년 동기대비 52% 증가한 2308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성장세가 무섭다. 라인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무려 57.1% 늘어난 2085억 원으로 집계됐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아시아, 중남미 지역에서 라인 신규 가입자가 늘어 총 가입자 5억6000만 명, 월 사용자(MAU) 1억7000만 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세부적인 라인 매출비중은 게임이 60%, 스티커 20%, 광고 12%순이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네이버의 총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다양한 지점에서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국내 매출 실적의 부진이다.

3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네이버의 국내 매출은 4692억 원 수준이다. 지난 1분기 전체 매출비중에서 국내 매출이 72%를 찍은 이후 조금씩 하락해 3분기에는 67%까지 하락했으며, 지난 분기 대비 무려 120억 원의 매출 감소가 국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면 글로벌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일도 어려워진다. 실제로 네이버 관계자는 “실적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매출 역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토종 포털업체 1위라는 강력한 인프라를 통해 성장하는 네이버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익구조의 다변화 실패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라인’ 외에 강력한 성장동력이 없다는 것과, 모바일 사업분야에서 ‘라인’외에 제대로 추진된 사업이 없다는 점은 심각한 대목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네이버 3분기 실적발표 이후 라인의 급성장을 두고 ‘사실상 라인이 네이버를 먹여 살리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는 양날의 칼이다. 만약 라인이 사이버 감찰 등 외부의 요인으로 급격하게 흔들릴 경우 순식간에 네이버 전체의 위기로 확산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라인이 일본시장에 압도적인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도 간과하면 곤란하다. 황인준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일본 시장 비중은 여전히 75~80% 사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네이버의 거의 유일한 성장동력이 라인이고, 그 라인이 일본시장만 바라보고 있다면 이는 사실상 도박에 가깝다. 물론 최근 라인은 일본 외 지역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거두는 중이다. 월간 이용자 숫자를 보면 일본, 대만, 태국이 50%를 차지하는 등 네이버의 다각화 전략이 어느 정도 빛을 보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네이버의 라인이 모바일에서 거둔 거의 유일한 성공이라는 점도 문제다. PC산업이 사양의 길을 걸으며 모바일에 승부를 걸어야 하지만, 아직 네이버는 라인 외 핵심적인 모바일 서비스를 런칭한 사례가 없다. 페이스북이 3분기 실적에서 호조를 보였던 점도 결국 모바일에 방점을 찍은 전략의 승리였다. 왓츠앱, 위챗 등 거대 모바일 메신저가 꾸준히 사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라인과 더불어 킬러 콘텐츠로 키워 낼 모바일 인프라가 절실해 보인다.

한편 네이버의 올해 3분기 매출 비중은 광고 4987억 원(71%), 콘텐츠 1912억 원(27%) 순으로 나타났으며 광고 매출은 작년 3분기 대비 16.5% 늘어난 4978억 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