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업체 페이스북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2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59% 증가한 32억 달러, 순이익은 90% 증가한 8억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페이스북 어닝 서프라이즈의 배경'에는 모바일 시장으로의 성공적인 안착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광고매출 29억6000만 달러 중 19억5000만 달러가 모바일에서 나왔다. 2013년 3분기 페이스북에서 모바일의 비중이 14%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물론 빅데이터에 기반한 타깃광고와 뉴스피드 강화 등 다양한 수익원 개발에 매진한 대목도 긍정적으로 작용됐다.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대목도 비슷한 효과를 창출했다.

페이스북, 자세히 살펴보자
페이스북은 올해 3분기 매출액 32억 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광고매출과 기타 매출의 추이, 그리고 성장세다. 살펴보자. 2012년 3분기 페이스북 매출액은 12억 달러 수준이었으며 광고매출은 10억 달러였다. 2012년 4분기에는 매출 15억 달러, 광고매출은 13억 달러, 2013년 3분기는 매출 20억 달러, 광고매출 17억 달러, 2013년 4분기에는 매출 25억 달러, 광고매출은 23억 달러다. 가장 최근인 올해 2분기는 매출액 29억 달러, 광고매출은 26억 달러다. 미미한 등락은 있지만 매출액과 광고매출 모두 비슷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매출이 줄어들었던 시기는 2013년 1분기(14억 달러)와 올해 1분기(25억 달러), 광고매출이 줄어들었던 시기 역시 2013년 1분기(12억 달러)와 올해 1분기(22억 달러)외에 없다. 당시는 페이스북이 모바일 전략과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을 고민하던 때와 일치한다. 물론 2013년 1분기와 올해 1분기에도 페이스북은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총 매출과 광고매출 모두 전년 대비 꾸준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광고매출은 총 29억6000만 달러며 여기서 66%에 해당되는 19억5000만 달러가 모바일에서 나왔다.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모바일 광고매출이 총 광고매출의 50%를 넘긴 이후 '모바일 강세'가 계속되는 분위기다. 특히 광고매출에서 모바일 외 영역이 2013년 3분기를 정점으로 평이한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모바일 광고매출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대목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올해 1분기 모바일 광고매출이 잠시 주춤하기는 했으나 이는 페이스북의 전반적인 광고매출이 줄어든 부분과 연동되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다.

이용자 숫자의 증가도 매출호조의 원인이다. 페이스북이 밝힌 월간 액티브 이용자수는 13억5000만명이다.특히 모바일 액티브 이용자 숫자가 11억2400만명에 도달하며 2년 만에 5억 명 넘게 늘어난 것에 주목해야 한다. 가히 폭발적인 증가세다. 모바일 액티브 이용자의 경우 2012년 3분기 6억 명, 2012년 4분기 6억8000만명, 2013년 3분기 8억7000만명, 2013년 4분기 9억4000만명, 그리고 올해 1분기 기어이 10억 명을 돌파했다. 심지어 모바일로만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이용자는 올해 3분기 기준 무려 4억5000만명이다.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이용자 셋 중 하나는 모바일 기기로만 접속하고 있다는 뜻이다.

국가별 페이스북 이용자 분포도 흥미롭다. 북미와 유럽의 페이스북 이용자가 완만한 성장곡선을 그리는 반면 아시아 이용자의 숫자가 크게 늘었다. 북미의 경우 페이스북 이용자가 2013년 4분기 2억 명을 넘긴 이후 올해 3분기 2억500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유럽도 올해 2분기 2억9000만 명을 기점으로 3분기에는 대동소이한 수치를 보여줬다. 하지만 아시아는 2012년 3분기 2억5천만명을 기록한 이루 급격히 성장해 올해 3분기에는 무려 4억2000만명으로 늘어났다.

잘 나가는 페이스북, 적은 내부에 있다?
3분기 매출실적으로만 보면, 아니 지금까지 공개된 성과만 놓고 보면 페이스북의 미래는 밝다. 하지만 3분기 매출실적을 발표하는 바로 그 순간, 페이스북의 주가가 약 11% 가량 하락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페이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와 CFO(최고재무책임자)인 데이빗 워너가 앞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내년 소요비용이 55~75%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할수록 라스크는 커지는 법이다. 주주들은 페이스북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강력한 시장공략에 나서겠다는 뜻을 확인하자마자 주식매도를 보이고 말았다.

물론 페이스북의 주가가 떨어진 것은 단순한 원인, 즉 공격적인 투자에 대한 시장의 기계적인 불안이 원인이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페이스북의 위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주가학과 별개로 페이스북의 불안한 미래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페이스북은 PC에서 시작한 SNS업체가 모바일 바람을 타고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그러나 그 과정에서 무리한 투자도 분명히 존재했다. 218억 달러라는 거금으로 인수한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과, 깜짝인수를 통해 세상을 놀라게 만드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가시적인 이윤을 남기지 못하고 있는 오큘러스VR이 대표적이다.

저커버그 CEO는 왓츠앱과 오큘러스가 이익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해 “오큘러스 사업에서 성과를 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한편, “왓츠앱은 현재 사용자가 6억명인데, 이를 10억명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기대하는 수익이 발생될 때까지 충분히 기다리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왓츠앱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2억325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위챗 등 다양한 모바일 메신저도 이미 시장에 잔뜩 포진한 상태다. 심지어 오큘러스VR은 거의 도박에 가까운 인수라는 평이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페이스북도 속을 끓이고 있다. 매출이 59% 증가하는 동안 비용도 41% 증가했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페이스북이 왓츠앱과 오큘러스VR을 유지하기 위해 1200명의 직원을 새롭게 품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올해 소요비용이 55~75%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으니, 주가가 하락하지 않으면 이상할 지경이다.

결국 '잘 나가는' 페이스북의 적은 내부에 있다. 혁신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신세계를 찾아 떠나는 용기는 높겨 평가할 수 있지만 냉정한 사업의 법칙은 아마추어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페이스북이 왓츠앱과 오큘러스VR을 통해 당장의 이윤을 창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의 애널리스트인 데브라 윌리암슨은 “페이스북이 성공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사업에 베팅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으며 미국의 투자회사 니드햄앤컴퍼니의 애널리스트 로라 마틴은 “시장은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있지, 세상을 바꾸는 일은 그다지 관심 갖지 않는다”는 혹평을 남기기도 했다. 혁신과 공격적인 투자는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지만, 장기적인 비전을 찾는 것은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사실 페이스북은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트위터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다. 트위터는 실적과 이용자 숫자 모두 증가했으나, 그 증가세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 원인으로 작용해 주가가 12% 하락했기 때문이다. 물론 주가가 기업의 절대적인 가치판단 기준은 아니다. 다만 불투명한 시장의 반응을 직접적으로 이해하기 만들어주는 척도임은 분명하다. 트위터는 물론, 페이스북도 시장의 반응에 조금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순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