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품 국산화 주도… 나이키·아디다스에 뺏긴 주도권 탈환 강한 의지

‘태권도에 한국은 있다? vs 없다?’
답은 뭘까. ‘있다’ 일수도 있고 ‘없다’일 수도 있다. 태권도가 한국 고유의 전통 무술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런데 무술이란 점을 넘어서면 한국이 없다. 태권도 용품 시장이 나이키, 아디다스 등 해외 업체의 영향력 아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생산 업체가 존재하지만 소규모 중소업체가 대부분. 태권도를 이용한 경제적 효과 대부분을 해외업체가 보고 있는 셈이다. “태권도의 종주국으로서 한국의 세계적 브랜드가 없다는 점이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해외 유명 대형 스포츠업계에게 뭔가 뺏기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임이수 코마스 대표의 지론이다. 그는 태권도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아디다스 국내 태권도 관련 사업 담당업체인 제우스포츠에서 20년 동안 근무했다. 그런 그가 사고를 제대로 쳤다.

세계 최고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에게 등을 돌린 것. 눈 한번 꾹 감으면 편안한 삶이 보장될 법 한데 그는 2008년 말 돌연 사표를 던졌다. 태권도의 종주국인 한국에 태권도 브랜드가 없다는 것이 늘 안타까웠던 게 발단이다. 코마스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코마스는 임 대표가 그동안 갖고 있던 노하우를 집약시켜 만든 태권도 용품 브랜드업체다. 한국무도정신이라는 영어 ‘Korea Martial Arts Spirit(Komas)’를 따왔다. 한국식 이름을 사용할까도 했지만 글로벌 브랜드 업체로 성장하기 위해 과감히 포기했다. 이름보다는 품질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100% 국내 생산을 원칙으로 합니다. 생산 단가만 놓고 본다면 아디다스 제품보다 비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격은 훨씬 저렴해졌어요. 가능한 한 용품의 주 소비자인 일선 태권도장을 비롯한 소비자들에게 바로 납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태권도 용품 사업을 총괄하며 늘 안타까웠던 중간 도매상의 거품을 뺐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보니 가격 대비 품질에서는 업계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다. 실제 품질에 대한 입소문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나기 시작했다. 제품 출시 6개월 만에 25만 달러 수출에 성공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네트워크를 만들 계획입니다. 태권도가 세계화된 만큼 태권도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커다란 스포츠산업의 장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임 대표는 태권도를 커다란 사업의 장으로 만들어 태권도 전공자들이 자신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한다. 태권도 용품 사업을 바탕으로 태권도팀, 시범단, 전문교육기관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마스를 태권도 전체를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 것입니다. 그 후에는 스포츠 전 분야로까지 뻗어나갈 것입니다. 코마스를 만들고 키우는 것은 제가 너무도 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일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세계 명품 브랜드들과 겨뤄 태권도 용품 시장에서 크게 한판 놀아보고 싶다는 임 대표. 그의 식지 않은 열정이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태권도 산업의 세계화를 앞당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