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의 자식들, 세계를 시끄럽게 만들다
26일(현지시각)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Uber)가 독일의 베를린과 함브루크에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베를린 법원 대변인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 서비스들이 승객 운송을 위한 법규의 여러 조항을 위반하고 있다”며 “우버팝 기사들이 승객 운송이라는 특수한 책임을 질 자격이 있는지 점검을 받지도 않는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불법'이라는 뜻이다.

▲ 우버 이미지. 사진제공 - 우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연출됐다. 현지 검찰이 우버·리프트·사이드카 등에게 불법 영업 행태를 중단하라는 경고 서한을 보냈기 때문이다. 물론 대한민국 서울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 테네시주(州) 내슈빌 국제공항은 우버 및 기타 유사 서비스의 영업을 정식 허가해 눈길을 끈다. 앞에서 설명한 사례와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도 우버와 비슷한 처지다. 한쪽에서는 불법이라고 핏대를 세우고 있으며 한쪽에서는 변화의 흐름이라고 맞선다. 이데올로기로 번진 양쪽의 싸움은 치열하다. 이 대목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결과는 예측할 수 없지만 이유는 간단히 예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제활동'에 대한 각자의 정의가 충돌하는 현상. 여기서 공유경제가 나온다.

공유경제는 미래의 흐름인가, 한때의 유행인가
2008년 하버드 대학교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있던 경제상식을 단박에 흔드는 발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가 던진 화두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였다. 공유경제는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다양하게 사용하는 협력소비를 기본으로 삼는 전혀 새로운 경제활동을 말한다.

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상업경제'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제의 질서를 제시했다. 이미 존재하던 개념을 확장하거나 변형한것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경제의 정의를 창조한 셈이다.

▲ 로렌스 레식 교수. 사진제공 - 하버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 IoT)과 공유경제
로렌스 레식 교수가 공유경제의 개념을 강조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아무런 배경없이 무작정 파격적인 개념을 쏟아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배경은 있다. 바로 사물인터넷이다. 물론 그가 처음 공유경제를 언급했을 당시에는 사물인터넷의 개념이 모호했다. 그런 이유로 로렌스 레식 교수의 '공유경제 배경'은 정확히 말해 모바일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확장되는 IT시대를 기반으로 삼았다고 볼 수 있다.

일부의 추측이지만, 그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의 확장성에 주목했을 가능성이 높다. 존재하지 않았던 또 다른 미지의 재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기존의 상업경제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의미없는 확장과 존재'를 어떻게 소비하고 있는가? 공유경제의 가능성은 여기에서 출발했을 확률이 높다. 그리고 이는 현재에 이르러 사물인터넷과 연결된다.

사물인터넷은 무엇인가?
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형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 사물인터넷의 일반적인 정의다. 매우 간단하지만 사실은 엄청나게 복잡한 개념이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하며,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한 기술의 진화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세부적으로는 구동 자체의 간단함을 지향해야 하며 빠른 정보처리 기술과 표준화도 필요하다.

최근 비트코인의 알고리즘을 사물인터넷의 시스템에 삽입하려는 노력도 이러한 세부적인 기술적 향상을 위한 노력으로 이해해야 한다. 최근 IBM은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아키텍처와 텔레해시 프로토콜, 비트토렌트 프로토콜 등을 결합한 사물인터넷 플랫폼 '어뎁트(Adept)'를 공개했다. 이는 분산형 트랜잭션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비트코인이 중앙집중형 클라우드 스마트홈보다 더 간결하고 빠르게 명령 체계를 소화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하는' 식이다.

최근 폐막한 IFA 2014의 화두였던 스마트홈(SmartHome)도 사물인터넷의 일부다. 웨어러블 기기도 마찬가지다. 그림을 그리자면 웨어러블의 최종 진화형이 스마트홈이며, 웨어러블과 스마트홈의 저변에는 사물인터넷이 전제된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각자의 기기를 연결하는 '시신경'의 생태계. 그것이 사물인터넷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