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의 성공 전초전으로 불리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토픽이 등장했다.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새롭고 신선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가능성과 한계도 명확하다.

'100만 가입자' 초읽기 카카오페이

25일 카카오와 함께 카카오페이를 출시한 LG CNS(PG 및 가맹점 모집 역할 수행)는 이르면 내달부터 카카오페이를 5대 홈쇼핑 채널과 16개 가맹점 모바일 사이트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가입자 증가 숫자도 폭발적이다. 서비스 출시 20일 만에 80만 가입자를 기록했다. 이는 초당 6명, 시간당 2만 명이 카카오페이에 가입한다는 뜻이다. 전자결제 시장의 ‘폭풍’이다.

현재 국내 전자결제 시장은 KG이니시스와 LG유플러스가 주도하고 있다. 3위 사업자인 한국사이버결제까지 합치면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전체 전자결제 시장의 70%에 육박한다. 하지만 5일 출시된 후발주자 ‘카카오페이’가 3강(强) 체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며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LG CNS는 ‘이른 시일 안에’ 카카오페이 가입자 100만 돌파가 가능하다고 장담했다.

▲ 카카오페이 이미지. 사진제공 - 카카오

 카카오페이도 불안요소는 있다

‘잘 나가는’ 카카오페이에도 불안요소는 있다. 우선 카카오톡 앱 내부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당장 카드사가 카카오 앱 외 결제를 타진할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의문이다. 만약 보안 문제라도 불거지면 책임 소재가 어려워진다.

가맹점 확보는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요소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선물하기’ 등에 국한되어 있는 상태다. 물론 5대 홈쇼핑을 비롯해 다수의 가맹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지만 업계에서는 ‘약하다’는 반응이다.

‘전자’는 가상의 시대라고 해도 ‘결제’는 현실이다. 이용자가 일상적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알리바바의 자회사였던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애플페이같은 전자결제 시스템이다. 그리고 알리페이는 중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급속도로 세를 불리고 있다. 2000년 중반 마윈 회장이 알리페이를 알리바바에서 분리시키자 ‘알짜 사업부’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이유로 2대 주주인 야후가 격렬하게 반발했을 정도다.

알리페이의 성공은 알리바바의 또 다른 자회사 타오바오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한때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지배했던 이베이를 물리친 것으로 유명한 타오바오는 아마존과 비슷한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중국 시장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타오바오라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통해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알리페이라는 수단을 적절하게 접목시켰다. 80%에 육박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이라는 ‘그릇’을 제공하고 내부에서 결제에 사용할 ‘젓가락’도 제시했다. 타오바오가 그릇이면 알리페이는 젓가락이다. 알리페이 단독이라면 지금과 같은 성공은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PG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로드맵’이 존재했다는 뜻이다.

이런 관점에서 카카오페이는 ‘외롭다.’ PG 여부와는 별개로 별다른 결제 플랫폼이 없는 상태에서 외부와의 제휴에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5대 쇼핑몰 및 다수의 가맹점이 카카오페이와 협력한다고 하지만 ‘내 식구’와 ‘동맹’은 온도차이가 있다. 향후 카카오페이의 관리전략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여기에 이미 시장을 장악한 강자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카카오페이를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돌풍’을 제거하기 위한 집단 움직임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게다가 카카오페이의 성장세가 조금이라도 늦어질 경우 ‘혁신적인 결제 수단’이라는 찬사가 ‘다양한 전자결제 수단의 하나’로 변질될 확률도 높다. IT 강국답게 전자결제에 이미 익숙해진 이용자들의 흥미를 잡아끌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아직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해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목도 불안요소다.

 

카카오토픽, 새로운 실험

사실상 ‘다음카카오’의 첫 번째 작품으로 여겨지는 ‘카카오토픽’은 24일부터 베타서비스 중이다. 일간지 및 전문지를 비롯해 110곳의 파트너를 영입해 만든 카카오토픽은 이미 탄탄한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본격적인 뉴스 큐레이션 시대를 천명하며 시장진입을 노리기 시작했다.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구독하는 ‘색다른 실험’인 셈이다.

▲ 카카오토픽 이미지. 사진제공 - 카카오

차별성이 있나?

다음카카오는 생활밀착형 플랫폼 구축을 기치로 내걸었다. 그리고 카카오토픽은 다음카카오가 강조하는 정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카카오토픽이 다른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확연한 차별성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실시간 검색어’를 전면에 건 대목이다. 소위 ‘실검’은 인터넷 기반의 국내 언론 환경을 파괴한 대표적인 원흉으로 지목된다. 물론 그 자체는 매우 효율적인 기능이다. 하지만 국내 언론사들이 ‘실검’에만 집중해 인스턴트 기사를 양산하는 사례가 반복되며 저널리즘의 기본적인 정신이 훼손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카카오토픽에 입점한 언론들이 ‘실검’에 목숨을 걸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토픽 자체가 뉴스 큐레이션의 역할에 충실하기보다는 단지 ‘다음카카오의 독립 앱’에 머물러 다른 플랫폼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용자들이 숨겨진 보석 같은 좋은 기사들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기능이 전무하다는 뜻이다. 심지어 여기에 ‘실검’까지 있다. 일각에서 카카오토픽이 ‘평범한 뉴스 앱’이 될 것이라 지적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빠르게 확산되는 카카오 DNA, 결과는?

25일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카카오와의 합병을 전제로 실시된 본 인사는 ‘카카오의 다음 점령’으로 정의된다. 실제로 다음카카오의 18개 팀장 중 무려 13개를 카카오에서 가져갔다. 20명에 달하는 다음의 기존 팀장들은 대부분 팀원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정식발표는 10월 1일이다.

다음카카오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수장을 맡고 이석우 카카오 대표, 최세훈 다음 대표가 ‘투톱 체제’를 맡을 전망이다. 최고지배구조도 카카오 중심이다. 물론 이 대표와 최 대표가 각각 조직의 핵심 임무를 나눠 가지며 안정화에 심혈을 기울일 전망이지만, 적어도 카카오가 다음을 흡수합병하는 기본 흐름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토픽을 내걸고 첫 번째 실험을 나섰다. 대다수의 언론은 이를 두고 ‘네이버와의 전면전’이라고 표현하지만, 사실 이는 ‘시장에 대한 전면전’으로 분석해야 한다. 두 핵심 아이템의 성공 여부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