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의 대부격인 정국정씨. 그는 10여년 넘게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대기업인 LG전자에 맞서 싸우고 있다. 수차례 LG전자로부터 유혹의 손길을 받았지만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명예 회복을 중요하게 여겼다.

자신과 같이 소신을 지키려다 배신자라는 낙인, 직원들로부터 따돌림을 받는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그러나 현실에선 내부고발자에 대한 시선이 곱지가 않다. 조직의 혼란을 야기시켰다는 이유로 동종업계의 취업은 꿈도 꾸지 못한다.

당장 생계가 힘들다보니 좋지 않은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 정씨는 “억울함에 독한 마음(자살)을 먹는 사람도 있다”며 “순수한 의도의 내부고발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호가 시급하다“고 했다.

Q 내부고발자로 살아가는데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
A 외부의 시선도 힘들지만 가장 큰 문제는 먹고 사는 게 아닌가 싶다. 일자리를 잃고 법정 소송에 휘말리다 보면 금전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Q 금전적인 보상을 받을 길은 없는가.
A 사실상 불가능하다. 회사에 재직 중인 상태라면 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회사는 내부고발자의 꼬투리를 잡아 퇴직을 종용한다. 이후 법정 소송이 진행된다. 수억 원대의 소송 비용을 사용하는 기업과 끼니를 걱정하는 일반인과 대결인 셈이다. 10년 이상 LG전자와 소송을 통해 피해보상금으로 인정을 받은 것은 2000만 원이 고작이다.

Q 생계 등 문제가 가장 시급한 것 같다. 해결할 만한 방법은 없나.
A 법적인 보호 조치가 가장 시급하다. 그러나 이게 원할하지 않다. 민간 부분은 공익과 거리가 멀다고 한다. 법적인 보호를 해줄 수 없다면 소송 관련 지원은 가능하다고 본다. 국선 변호사를 알선 해주거나 소송비용 지원이 그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생계비를 지원해 달라고 할 수도 없지 않은가.

Q 근본적 해결 방법은 없나.
A 최근 공적자금 투입 기관과 사랑의 열매 등 부정부패 행위가 시끄러웠다. 이런 공공기관이나 준공공기관에서 상근, 비상근 감사직 채용이 한 가지 방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내부고발자의 경우 대부분 소신이 있는 사람들이다. 어떻게 보면 외골수에 가깝다. 자기 양심에 반해 거슬리는 일은 하지 않는다. 순수한 의도의 내부고발자로서 검증을 받았다면 이들 인력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대기업 등에서 근무를 하며 업무 능력 등을 검증 받은 만큼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