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환익 한전 사장.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지난 18일 이뤄진 삼성동 한전 본사부지 매각의 실질적 승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전은 이번 매각을 통해 10조5500억원을 거머쥐게 됐다. 이는 감정가 3조3000억원의 3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지난해 말 공시지가 1조4837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무려 7배나 된다.

이번 부지매각으로 올해 안에 감축해야 할 부채를 해결하는 한편, 공기업 정상화에 따라 오는 2017년까지 감축하기로 한 목표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관측도 나온다.

한전의 부채규모는 연결기준으로 107조원에 이른다. 6월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207%다. 이는 공기업 중 한국토지공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올해 감축할 예정이던 부채 규모는 10조9000억원이다. 2017년까지는 14조7000억원의 부채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정해놓았다. 즉 부채비율을 143%로 낮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목표가 이번 부지매각의 ‘대박’으로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내년에만 부채를 20%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사장은 그동안 정부의 주문에 따라 본사부지 매각을 비롯해 자사주 매각 등 부채 줄이기에 온힘을 쏟아왔다.

한전은 애초 자산매각으로 5조300억원, 원가절감으로 4조2000억원, 사업구조조정으로 3조원, 이자비용 절감으로 1조9000억원, 수익창출로 3000억원 등을 마련할 방침이었다.

이번 본사부지 매각만으로 부채를 해결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한전은 기존 계획에 따라 확보하려던 자금을 보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은 현대자동차그룹으로부터 매각 대금을 계약 체결일로부터 1년 안에 4개월 단위로 3차례에 걸쳐 나눠 받는다.

조환익 사장은 오는 10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중간평가를 앞두고 있다. 윤상직 산업자원통상부 장관은 2차 중간평가에서 경영 정상화 성적이 미흡한 기관장에 대해 해임을 건의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에 부지매각에서 뜻하지 않은 성과를 거둠에 따라 조 사장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졌다.

한전의 실적도 덩달아 개선되어 상반기에 매출 27조6619억원, 영업이익 2조563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영업이익 8292억원을 거두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1조941억원의 영업손실에 비하면 크게 개선된 것이다. 2분기 매출도 12조88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했다.

이 같은 호조세에 힘입어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전의 기업신용등급을 종전의 ‘A1’에서 ‘Aa3’로 상향조정한 것도 조 사장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