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앞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대박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알리바바는 미국 증권감독당국에 제출된 상장 신고서류에서 공모가를 주당 60달러~66달러로 제시했으며, 이를 적용하면 시가총액은 174조 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시가총액 176조9000억 원의 삼성전자에 육박하는 수치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609조 원에 비하면 30% 수준이며 구글, 페이스북에 이어 미국 시가총액 순위는 4위다. 동종업계 경쟁자인 시가 총액 163조 원의 아마존을 능가한 대목도 새롭다.

알리바바의 공모금액도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공모가 상한을 적용할 경우 공모금액은 2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바바는 미국을 시작으로 약 2주간의 로드쇼를 진행한 뒤 오는 18일 상장가를 결정하고 19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알리바바의 대박 조짐에 소프트뱅크와 야후가 연일 상한가다. 알리바바의 성공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두 기업은 알리바바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계기로 또 한 번 도약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월드 2014'행사에 알리바바의 마윈(미국명 잭 마) 창업주가 나타났다. 그는 단상에 올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깊은 포옹을 해 여운을 남겼다.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 지분 34.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투자의 신'으로 불리는 손 회장은 지난 2000년 알리바바의 마 창업주를 만나 단 6분 동안의 면담을 마치고 205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결정해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알리바바는 오는 19일 상장을 통해 소프트뱅크에 '커다란 선물'을 안겨줄 전망이다. 알리바바가 증시에 상장하면 소프트뱅크의 지분 가치는 59조 원으로 불어나 약 3000배의 투자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소프트뱅크에 이어 2위 주주인 야후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교집합은 야후의 공동 창업자 제리 양이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야후의 공동 창업자 제리 양이 알리바바의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이사회에 합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994년 야후를 설립한 제리 양은 1999년 야후를 시가총액 45조 원의 튼실한 기업으로 성장시키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나 2009는 구글의 반격으로 야후의 시장가격이 22조 원 수준으로 반토막 나자 2012년 반강제로 야후를 떠났던 인물이다.

하지만 제리 양은 2013년 중국 레노버 이사진에 합류해 레노버의 미국 실리콘밸리 '공략'을 도우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이후 그는 알리바바의 이사회에 전격 기용되며 자신의 성공신화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구글의 반격으로 주춤하던 야후에도 상당한 호재가 될 전망이다. 8월 말 기준으로 알리바바 지분 22.4%를 보유한 야후는 보유 중인 알리바바 주식 1억2170만주를 팔아 8조 원(세전 기준)을 챙기고, 27조 원에 달하는 나머지 4억여 주는 그대로 보유해 16.3%의 지분율을 유지할 예정이다. 당장 야후의 기업가치가 206조 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추후 알리바바는 상장하더라도 경영의사결정은 주주에게 주지 않을 전망이다. 경영권 보호 등을 이유로 이사회 지명권을 창립멤버와 최대주주인 알리바바, 2위 주주인 야후에 일임했다. 이 과정에서 제리 양이 급부상한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불안요소는 있다. 알리바바의 대박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공개 시장 자체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버블에 대한 우려다. 실제로 12일(현지시각) 미국 CNBC는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학 교수의 분석을 인용해 올해 적자기업이 시장공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알리바바처럼 증시에 갓 데뷔한 주식의 첫 3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19%에 그쳐 수익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균 36%를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해 떨어진 수치다. 물론 성숙기에 접어든 알리바바의 경우 예상대로 '대박' 가능성이 높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 심리가 지속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와 야후가 축배를 들기에는 시간이 조금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