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영화제의 하나인 이탈리아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올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작품상)은 스웨덴 노장 감독 로이 안데르손(71)이 만든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에 돌아갔다.

6일(현지시간) 올해 71회째를 맞은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 결과 발표에서 안데르손 감독의 작품은 심사위원단으로부터 “한없이 무겁고 잔인할 수 있는 주제를 코믹하게 풀어낸 연출력이 돋보인 수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황금사자상을 거머줬다.

자신의 ‘인간 3부작’ 중 마지막 편인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는 전쟁과 죽음, 우울 등 과거의 유령이 맴도는 스웨덴의 어두운 현실을 끌어들여 인간의 존재를 되돌아 보면서 비판하고 있다.

안데르손 감독은 수상 소감으로 “영화가 ‘인간’이 돼야 한다. 앞으로도 그런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등상에 해당하는 은사자상(감독상)은 러시아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 감독의 작은 호수마을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형식의 <포스트맨즈 화이트 나이츠>가 받았다.

심사위원대상에는 인도네시아인들의 대학살을 다룬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의 다큐멘터리 <침묵의 시선>이 차지했다.개인상 부문에서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은 과잉보호하는 엄마로부터 자신의 아이를 보호하는 새 아빠의 이야기를 그린 사베리오 코스탄조 감독의 <굶주린 마음>에서 열연한 할리우드 스타 애덤 드라이버와 이탈리아 여배우 알바 로르와처에게 영예가 돌아갔다.

각본상은 이란의 락샨 바니에테마드 감독의 <테일스>, 심사위원특별상은 칸 뮈제시 감독의 <시바스>가 각각 수상했다.

새로운 경향의 젊은 영화들이 참가하는 오리종티 경쟁부문 장편에 출품됐던 우리나라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은 수상하지 못했다. 이밖에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 <화장>은 비경쟁부문인 마스터스 부문에, 지난 5월 국내에 개봉됐던 김기덕 감독의 <일대일>은 이탈리아 영화감독협회와 제작가협회가 주관하는 베니스데이즈 개막작으로 초청돼 상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