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일반 아파트 매매시장은 더딘 경기회복으로 약세를 이어갔지만 재건축 아파트는 줄곧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3.3㎡당 월간 평균 매매가 추이를 조사한 결과 일반 아파트는 1월 1506만원에서 8월 현재 1489만원으로 17만원 하락한 반면 재건축 아파트는 2875만원에서 3005만원으로 130만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아파트의 경우 올 1월 이후 줄곧 약세를 유지한 반면 재건축 아파트는 단 한차례 하락 없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3.3㎡당 매매가 3000만원대를 26개월 만에 회복했다.

이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된데다 지난 12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통과로 조합원이 2주택 분양을 받을 수 있게 돼 사업성이 높아졌기 때문. 또 새 경제팀이 DTI·LTV 완화 등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함에 따라 부동산 규제완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최근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 상승이 더 커졌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규모 재건축 단지가 밀집된 강남3구에서 3.3㎡당 매매가 상승세가 컸다. 송파구는 1월 평균 3.3㎡당 매매가가 2845만원에서 8월 현재 3109만원으로 264만원이 올랐고 강남구는 3874만원에서 4122만원으로 248만원, 서초구는 3062만원에서 3194만원으로 132만원이 상승했다.

단지별로는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가 지난해 12월 조합설립승인으로 개발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 급매물 위주로 매수문의가 이어졌고, 재건축 사업이 1년째 답보상태였던 신천동 미성도 지난 7월 조합설립인가를 받는 등 재건축 추진이 빨라지며 투자자 문의가 늘었다.

실거래 역시 주공5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103㎡가 1월 10억4500만~10억8000만원에 거래됐으나 7월 11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4000만~7500만원 올랐다. 미성도 전용 72㎡가 1월 6억~6억2000만원에서 7월 6억4900만원으로 2900만~4900만원 상승했다.

강남구는 사업 속도가 빠른 개포동 일대 주공 아파트 위주로 투자자 문의가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 매도자들이 거래를 보류하거나 매물을 회수하며 매도호가를 올리고 있다.

주공1단지 전용 41㎡가 1월 6억5000만원에서 7월 6억8000만~6억8500만원으로 거래되며 3000만~3500만원 증가했고 주공4단지 전용 42㎡도 6억원에서 6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 올랐다.

서초구는 지난 1월 반포동 한신1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 분양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반포한양, 한신6차 등 인근 재건축 단지들도 관심이 높아졌다. 저렴한 매물은 이미 거래가 이뤄진 상태로 부동산 규제완화 발표 후 매도호가가 너무 올라 사실상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반포한양은 전용 155㎡가 지난 3월 12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7월에는 14억원으로 거래돼 1억5000만원이 올랐다.

이러한 재건축 단지 상승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DTI·LTV 등 부동산 규제완화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됐고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쉬워짐에 따라 주택 구매심리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

김미선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팀 선임연구원은 “현재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재연장 및 폐지가 추진 중이고 국토부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 후속 조치를 준비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재건축 매매가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