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연금에 가입한 직장인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납부하는 월 보험료는 10~20만원 사이이며, 기대 연금 수령액은 100~125만원이었다. 개인연금을 납입하고 있지만 정작 연금 수령액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응답자가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하나생명(대표 김인환)은 소비자패널 틸리언(www.tillionpanel.com)과 ‘직장인의 노후와 개인연금 준비에 대한 설문조사’에 대해 공동 조사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N 이번 조사는 현재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국내 거주 1천명의 20~50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7월 10일부터 17일까지 온라인에서 실시됐다.

 

▶기대 연금액은 100~125만원, 실제 수령액은 4분의 1 수준

매월 납부하고 있는 보험료는 10만원 이상 20만원 미만이 전체 650명 중 33.2%로 가장 많았다. 20만원 이상 30만원 미만이 22.2%로 뒤를 이어, 개인연금 가입자 중 절반 이상이 10~30만원 사이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험료로는 연금을 얼마나 수령할 수 있을까. 하나생명 마케팅기획부 최춘석 차장은 가입연령, 공시이율, 연금개시조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매월 15만원씩 20년간 납입했을 경우 60세부터 종신연금형(10년보증)으로 매월 약 23~25만원을 수령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대하는 연금수령액은 실제 수령가능한 연금보다 약 4~5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금 가입자 중 19.2%가 월100~125만원을 적정 연금 수령액으로 꼽아 보험료와 기대하는 연금액 사이에 상당한 차이를 보여줬다. 월 75~100만원을 적정 연금액으로 꼽은 사람이 15.8%로 뒤를 이었다.

또 연금 가입자 중 절반 이상인 50.6%는 본인이 가입한 연금상품의 예상 연금 수령액을 모른다고 답했다.

하나생명 마케팅기획부 최춘석 차장은 “연금의 강점인 복리 혜택을 제대로 누리려면 일찍 가입해서 오랫동안 연금을 굴리고, 연봉이 상승하는 만큼 연금 보험료도 높여야 기대하는 만큼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며 “연금 가입률이 크게 증가한 것은 좋은 일이지만, 가입만 했다고 안심하지 말고 주기적으로 나의 연금 상태를 체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60세부터 연금 수령해 종신까지 받고 싶어

개인연금 가입자의 절반 가까운 47.4%가 연금 수령은 60~64세 사이에 하고 싶다고 답했다. 65~69세가 28.3%로 뒤를 이었다.

하나생명은 직장인의 평균 은퇴 연령이 50~55세인 것을 감안하면, 개인연금 수령을 최대한 미루고 싶어 하는 마음이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보험사 등 금융권에서는 은퇴 직후부터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소득이 끊기는 구간인 ‘은퇴 크레바스’ 기간을 개인연금으로 대비할 것으로 조언하지만, 실제 개인연금 가입자들의 생각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

또 연금 수령 형태에 관해서는 절반 가까운 44.8%가 월 수령 금액이 적어지더라도 죽을 때까지 나눠서 받고 싶다고 답했다.

하나생명 영업추진부 김성수 부장은 “100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고, 평생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연금으로 버텨야 한다는 두려움이 반영된 듯 하다”며 “은퇴 직후에는 아직 젊고, 그간 모아둔 돈도 얼마 있으니 연금 없이도 생활이 가능한 기간을 최대한 늘리고자 하고, 연금 수령이 시작된 뒤에는 연금을 최대한 쪼개서 살자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10명 중 7명 연금 3층탑 보유, 그래도 ‘연금만으로는 부족해’

개인연금 가입자 10명 중 7명(66.3%)은 연금 3층탑이라고 불리는 개인연금, 국민연금, 퇴직연금을 모두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응답자 중 대다수인 83.2%가 ‘보유한 연금으로 노후 대비가 불충분하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81.7%)은 연금 외 다양한 방법으로 노후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절반 이상인 53%가 은행 예·적금에 가입한다고 답했다. 펀드나 주식이 28.9%로 두 번째로 선호되고 있었으며, 부동산, 창업 등 제2의 직업 준비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연령이 20대에서 50대로 올라갈수록 ‘연금 외에는 아무것도 안 한다’는 응답자의 비중이 높아졌다. 20대는 61.8%가 은행 예·적금, 32.4%가 펀드나 주식을 하고 있었고 특별한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는 사람이 12.9%에 불과했다.

하지만 50대 이상에서는 4명 중 1명 꼴인 22.5%가 ‘연금 외 특별한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은행 예·적금 또한 46.6%로 20대와 약 15%포인트 차이가 났다.

영업추진부 김성수 부장은 “연금 3층탑을 보유한 직장인이 비교적 많았음에도 노후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했다”며 “또, 젊은 세대인 2,30대가 은퇴가 코앞에 닥친 50대보다 더 다양한 방법으로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걸 보면, 젊은 세대부터 노후 불안감이 만연한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후에 가질 제2의 직업은? 1위 ‘창업’, 은퇴 앞둔 50대는 ‘귀농’

나의 제2의 직업으로 꿈꾸는 것은 단연 나만의 가게를 차리고 사장님이 되겠다는 ‘가게 창업’이었다. 전체 31.1%가 커피숍이나 식당, 게스트하우스 등의 자영업을 제 2의 직업으로 꼽았다.

임대업은 22.5%로 2위였으며, 농업(귀농)은 17.8%로 적지 않은 수치를 차지했다. 특히 50대는 28.5%가 농업을 택해, 현재 당장 은퇴를 앞둔 세대에서는 귀농이 가장 인기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나생명 김인환 사장은 “연금 가입자 절반 이상이 예상 연금액을 모르고 있고, 기대 연금 수령액과 실제 수령 가능한 연금액이 차이를 보이는 등 노후 준비에 대한 세심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금융권에서는 무조건 가입만 시킬 것이 아니라 직장인들이 연금 등의 노후준비 상품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 제공이나 교육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