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배수아의 장편소설 <철수>가 미국 아마존 출판그룹을 통해 내년 4월 현지에서 번역 출간된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아마존의 외국문학 번역 전문 임프린트인 아마존크로싱을 통해 이 같은 출간 일정이 확정됐다. 지난해 12월 자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주간문예지 ‘데이원(Day One)’에 소개됐던 배 작가의 단편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도 다른 작가 작품과 함께 오는 10월 단편집으로 소개된다.

지난 4월 말 뉴욕에서 열린 펜 페스티벌을 마치고, 5월 초 영국의 노르위치(Norwich)로 이동해 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배 작가에게 이메일을 통해 소감을 물었다. ‘번역서 비중이 3% 이내인 미국 출판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소개되는 것은 뜻깊은 일’이라고 출간 축하의 말을 건네자 배 씨는 “전자책 단편이 하나 나와 있고 분량이 적은 장편 <철수>가 이제 출간준비 중”이라며 “나 외에도 많은 작가가 소개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소감까지는 없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오히려 배 작가는 “<철수>,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를 통해 미국 독자들이 어떤 의미 혹은 감성을 느끼게 될지 매우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특히 새라 제인 건터 아마존크로싱 대표는 “미국 독자들도 배수아 작가의 창조적이고 탁월한 작품 세계를 발견하기 바란다”며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작가의 작품을 연속해 출간하고 싶다”고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작가는 이에 대해 “단편 <푸른사과가 있는 국도>가 전자책으로 나온 이후, 아마존크로싱의 요청에 따라 작품 중에서 비교적 스토리 라인이 강한 <철수>와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를 추천했는데, <철수>가 선택된 것”이라며 “또 의뢰가 들어온다면 가을에 발표할 신작 소설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 작가는 독일어 번역가이기도 하다. 그가 작품에 임할 때 어떤 스타일인지 물었다. 배 작가는 “한국 집에서는 주로 번역작업을 하고, 글을 쓸 때는 되도록 장소를 옮긴다”며 “일상의 공간에 머무는 것보다 더 많이 자극과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 안에서 배 작가만의 언어와 소설 그리고 이야기가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올 가을이면 현재 노르위치에서 작업 중인 배 작가의 신작 소설을 만나볼 수 있다. 인터넷 연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올해 안에 여행 에세이집을 내려고 구상 중이라고 한다.

한편, 배수아 작가는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습작 기간이나 문학 수업을 받은 적 없이 1993년 <소설과 사상> 겨울호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을 실으며 등단했다. 2003년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으로 제36회 한국일보 문학상을, 2004년에 <독학자>로 제17회 동서문학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