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활성화될 무렵, 2009년 8월 일본에서는 ‘썸머워즈’라는 환타지 애니메이션이 개봉됐다. 이 애니메이션을 본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는 “썸머워즈에서 나오는 ‘OZ’라는 가상세계는 SNS의 최종 진화형”이라며 극찬했다. 여기서 OZ는 사이버 공간으로 이곳에서 대부분 경제활동이 이뤄진다. 하지만 이 세계가 마비되자 정보는 왜곡되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다. 놀라운 것은 단순 픽션으로 여겼던 ‘썸머워즈’가 그려낸 ‘OZ’ 세계를 SNS 업계가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OZ’를 통해 본 어느 미래의 평범한 일상 그리고 새로운 위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접속해 부모님의 건강상태를 체크한다. 그리고 출근길에 나서며 각 대륙의 외국 친구들과 단체 채팅방에서 서로 자국어로 얘기를 나눈다. 물론 자동번역 서비스가 있기에 대화에 전혀 무리가 없다. 회사에 도착해 그날의 일정을 확인하고 SNS에 다시 접속한다.

잠시 여유를 즐기고 싶지만 오늘은 유독 회의가 많은 날이다. 우선 오전에 미국 거래처 관계자를 만난다. 그리고 이어 바로 일본 거래처로 향한다. 사이버 공간이기에 이동시간 낭비는 없지만 아바타끼리의 만남이 아닌 화상 연결을 할 경우에 대비해 복장은 늘 갖춰 입어야 한다. 오늘은 유독 바쁜 하루라 칼 퇴근은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퇴근길에 쇼핑을 하기로 했다. 사이버 공간이기에 24시간 동안 백화점은 물론 의류 쇼핑몰도 열려 있다. 중학생 시절, 온라인 쇼핑몰에서 청바지를 주문했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 사이즈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반송도 포기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다. SNS 공간에 나와 신체 사이즈가 똑같은 아바타가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 매장에서 맘에 드는 옷을 골라 아바타에 입혀보고 바로 주문한다. 새 옷을 받을 생각을 하니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쇼핑을 집중하다 보니 각종 세금 납부를 잊고 있었다. 세금 납부를 위해 뒤늦게 SNS를 통해 은행으로 접속한 순간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모든 기능이 마비된 것이다. 서버 점검 중일 수 있다는 생각에 저녁을 먹고 다시 접속하기로 했다. 재접속한 순간 처음 보는 아바타가 내 아바타를 못살게 굴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누구냐’, ‘하지 마라’, ‘왜 그러는 거냐’라고 물어도 반응이 없다.

이튿날 출근길, 부모님의 건강이 체크되질 않는다. 길거리에 신호등도 들어오지 않아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도로는 물론 모든 대중교통 수단이 마비됐다. 결국 회사에 결근했다. SNS가 작동하지 않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무슨 일이 생겼는지 궁금해하던 중 우연히 뉴스 속보가 방송됐다. 자막에는 ‘인공지능 바이러스 침입, 국가 비상사태’라고 적혀 있다. 대통령이 직접 방송을 통해 바이러스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외신들도 이를 특종으로 보도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폭락하고 사람들은 방황하기 시작했다. 세계 IT 전문가들이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무용지물이다. 할 수 있는 것은 멍하니 있는 것뿐이다.

‘OZ’가 보여준 세계,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SNS 그리고 변화

지난 2009년 개봉한 일본 환타지 애니메이션 ‘썸머워즈’에서 나오는 ‘OZ’라는 가상 세계는 마치 미래의 SNS 세계를 보여준다. 여기서 ‘OZ’는 단순 가상세계를 뛰어넘어 우리 생활의 모든 시스템을 관장한다.

최근 SNS 시장을 점령하려는 업체들의 치열한 노력이 마치 현실의 ‘OZ’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SNS 업계는 우리나라의 네이버, 카카오, 다음이 각각 운영하는 SNS는 물론 페이스북, 트위터, 왓츠앱, 위챗 등 외산 SNS들도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한 산업에서 여러 기업이 공생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은 경쟁을 통해 어떤 기업은 업계를 선도하고 또 다른 기업은 뒤처지게 될 것이다. 또한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은 분명 경쟁업체와는 다른 서비스를 선보일 수밖에 없으며 이미 SNS 업계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글로벌 SNS가 되기 위한 첫걸음 ‘실시간 메신저 번역 서비스’

최근 SNS에서도 메신저 전쟁이 한창이다. 페이스북은 자체 SNS에 메신저 알림 기능 등을 추가해 커뮤니티 기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아울러 메신저 업계에서 눈길을 끌고 있는 변화는 글로벌 커뮤니티 강화를 위한 메신저 실시간 번역 서비스다.

국책연구기관인 전자통신연구원은 솔트로스, 하인디지털, 휴먼미디어테크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통번역 앱인 ‘지니톡’을 개발했다. 현재 ‘지니톡’은 우리나라 말과 언어를 영어, 중국어, 일어 등 3개 국어로 통번역해 음성과 문자로 인식한다. 이를 바로 음성으로 듣거나 문자로 읽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 2012년 10월 시범서비스 실시 이후 현재 17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미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 공룡기업들은 오래전부터 번역 서비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생활 속에 자리 잡은 메신저가 ‘의사소통’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 통합 글로벌 메신저로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분명 국가 간 ‘언어장벽’이다. 만약 번역 서비스가 이를 해결해주고 이러한 서비스를 재빨리 제공하는 기업은 분명 수많은 글로벌 메신저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온라인 쇼핑, 이제는 SNS 안으로

SNS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한다면 ‘인맥’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사람들의 입소문이 빠르게 진행되고 ‘검색’과 ‘공유’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러한 영향은 온라인 쇼핑몰 구매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가장 큰 단점은 해당 상품의 실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SNS의 발달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해당 제품 혹은 상품을 구입한 지인들을 통해 의견을 듣게 된다. 구매자는 지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구매의사를 결정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인맥’을 이용하는 SNS 파워의 원천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온라인 쇼핑을 위한 ‘구매(Buy)’ 버튼 도입을 시험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 시스템은 이용자가 올라온 광고를 보고 해당 버튼을 누르면 바로 제품구매로 이어진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현재 이 시스템은 테스트 중이다. SNS 업계가 광고, 게임 등의 주요 수익원에서 온라인 쇼핑 그리고 결제시스템을 통해 수익원 다변화 및 이들 산업을 흡수하려는 모습이다.

사물인터넷의 발전, 핵심은 보안산업

이제는 단순 IT를 뛰어넘어 ICT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ICT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산업에 삼성, 구글, 애플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이 그 발검음을 재촉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자체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합종연횡의 구성을 통해 극복하려 하고 있으며 심지어 경쟁업체와 손잡는 것도 꺼리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촉발된 디바이스 전쟁은 태블릿PC, 웨어러블기기, 스마트카, 스마트홈 등 다양한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그물망처럼 엉켜 있고 사물인터넷이라는 이름으로 모아진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소프트웨어, 디바이스, 수요기업 등 이종기업 및 대·중소기업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스마트 디바이스 산업 육성의 일환으로 신규 사물인터넷 서비스 개발 시 디바이스·부품기업 협업으로 동반성장을 유도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과제는 남아 있다. 아무리 산업이 발전해도 정보보안이 되지 않는다면 발전 대비 그 피해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창조부 관계자는 “사물인터넷 혁신센터에 보안기능·성능을 검증하는 테스트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사물인터넷 제품에 탑재되는 보안 임베디드 OS 등 보안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사물인터넷 정보보호 코디네이터 양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