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위드미(With me)’가 기존 편의점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로열티·위약금·24시간 영업 없는 3무(無)정책을 내세웠다.

신세계그룹은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편의점 ‘위드미’의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골자는 로열티·위약금·24시간 영업 없는 3無정책으로, 이는 기존 편의점 업계 빅3 CU·GS25·세븐일레븐의 가맹점주들을 불러모으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먼저 기존 편의점 점주들은 매출에 비례해 30~35%정도의 로열티를 가맹본부에 내야 하지만, 신세계는 매달 일정수준의 정액회비를 지불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정액회비는 인테리어와 영업장비·집기를 가맹점주가 모두 투자하면 월 60만원(2년), 본부가 모두 투자하면 월 150만원(5년), 경영주와 본부가 함께 투자하면 월 110만원(5년)만 내면 된다. 본사는 월회비를 받고 가맹점에 상품과 인프라를 제공한다. 이는 기존 편의점 점주에 비해 위드미 점주는 20~50%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게 신세계 측의 설명이다.

사실 로열티를 받지 않을 경우 회사의 수익성은 떨어진다. 로열티를 받는 편의점 업체들은 평균 5%정도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지만, 위드미의 경우 2.5%정도의 수익률 밖에 가져가지 못한다.

이에 대해 조두일 위드미에프에스 대표는 “수익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편의점과 관련해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상생형모델을 채택했다”며 “가맹본부 중심 편의점 문화가 가맹점주 중심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2500개 정도의 점포를 열어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데, 향후 2~3년간 적자를 볼 각오가 돼 있다”며 “다만 피코크 등 자체 상품 비중과 해외 소싱 상품 비중을 50%까지 늘려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24시간 영업 강요도 없다. 기존 편의점 경영주들은 심야 영업을 포기할 경우 경영과 관련된 불이익이 있었기 때문에 원치 않는 24시간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신세계 측은 위드미의 경우 경영주가 영업시간과 휴무일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실제로 현재 영업 중인 137개 위드미 점포 가운데 하루 24시간 영업하는 점포는 52곳(37%)뿐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강혜숙 위드미 반포예일점 대표는 “기존 메이저 편의점을 운영할 때보다 현재 수익이 거의 2배”라며 “야간에 매출이 적은 상권에서는 밤에 문을 닫음으로써 절약할 수 있는 비용도 수익으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위약금도 요구하지 않는다. 기존 편의점 가맹주들은 과도한 위약금 때문에 장사를 중단하고 싶어도 계약기간을 채워야만 했다. 하지만 위드미는 가맹을 중도해지 하더라도 위약금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조 대표는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추구하기 때문에 각 점포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현재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가맹점 137곳을 올해 안에 전국 1000개 점포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그는 “다른 편의점 기업들은 구조적 한계 때문에 이런 모델 자체를 따라올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기업과 경영 점주의 수익 불균형과 갑을 문제 등으로 신규출점 증가폭이 줄어드는 가운데, 편의점 업계 빅3 CU·GS25·세븐일레븐의 점유율만 소폭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프랜차이즈의 가장 큰 경쟁력은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고유의 노하우를 점주에게 전수하는 것인데, 위드미의 경우 제공할 수 있는 노하우가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업계 전문가는 “후발주자로서 고객을 유혹할 만한 위드미 만의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한다면, 이미 편의점 빅3가 포진하고 있는 업계에서 외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소상인과의 상생을 외치며 점포 수 100개 미만의 편의점을 인수한 뒤 다시 점포를 10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대기업의 또 다른 골목상권 침입아니냐는 지적에 조 대표는 “특수 점포를 제외하고 직영점을 오픈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가맹점주와 상생을 기반으로 골목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