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기업들은 인공위성 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GPS는 물론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등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주파수망 확보를 위해 1조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하듯 더 정밀하고 빠른 서비스를 추구하는 것이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인공위성 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꺼려하는 모양새다.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투자를 멈칫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칫 IT 강국이란 명성도 옛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5월 전기차 테슬라의 사장인 엘런머스크는 민간 로켓우주선 제작 업체 ‘스페이스X’의 생산기지에서 ‘드레곤 V2’를 공개했다. 이는 사람 7명과 4톤 무게의 짐을 싣는 차세대 유인 우주선이다.

엘론 머스크는 미 항공우주국(NASA)보다 1년 빠른 2016년 까지 ‘우주택시’를 개발해 국제 우주정거장까지 왕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민간기업 처음으로 상업용 통신 위성인 ‘SES-8’을 실은 ‘펠컨 9 로켓’을 발사해 성공한바 있다.

이미 인공위성 능력이 민간기업 수준이상으로 진화한 것이다. 관련 산업 관계자에 따르면 테슬라는 인공위성 기술을 필두로 자동차 GPS등의 정밀도는 물론 안전을 위한 프로그램의 활용에도 쓰일 계획이다.

또 다른 미국 기업인 아마존도 최근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무인기 택배 서비스의 시험운용 허가를 요청했다. 무인기 택배는 위성항법장치(GPS)시스템을 활용해 고객 주문 처리센터에서 반경 16km까지 최대 2.6kg의 물품을 배송할 수 있다. 아마존의 위성 시스템의 정확도가 최고조에 올랐다는 반증이다.

또한 안드로이드 OS로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화 하고 있는 구글도 위성시장에 적극적이다. 안드로이드 OS를 전세계 곳곳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막대한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달 구글은 위성사진업체 ‘스카이박스 이미징’을 5억 달러(약 5160억원)에 인수했다.

스카이박스는 지구로부터 297km 떨어진 궤도로 위성을 쏘아올릴수 있다. 2016년이 되면 스카이박스는 위성 대여섯 개로 하루에 두 차례 지구 전체의 위성 이미지를 입수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스카이박스는 다목적 위성이 아닌 사진을 목적으로 한 소형위성이다. 다만 구글이 위성사업에 관심을 보인 것만으로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처럼 미국 기업들은 위성을 필두로 글로벌 시장을 하나의 영토로 그려내고 있다. IT시장에서 영토구분은 무의미 하다.

스마트폰 하나로 세계의 모든 소식과 정보들을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지도 오래다. 그만큼 무한경쟁을 넘어 가까운 미래엔 몇몇 기업만 살아남을 지도 모른다. 모든 산업 중 영토의 지배를 받지 않는 사업이 바로 IT분야인 만큼 한발 앞선 기술력이 최대 경쟁무기기 때문이다.

이제는 영토를 넘어 우주로 치닫고 있는 때에 국내 기업들의 무반응은 불안하기만 하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도 책임감 없이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마당에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쎄트렉아이 관계자는 “국내에 위성 관련 사업이 전무하다보니 기업이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며 “미국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먼 미래를 내다보고 위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마당에 한국기업은 너무 조용해 보인다”고 말했다.

선투자 없이 나이스한 결과는 어렵다. 미국기업들의 한박자 빠른 사업 구상은 국내 기업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애플의 ‘iOS’나 구글의 ‘안드로이드OS’등 플랫폼을 선점한 기업들의 무서움을 경험하고 있다. 국내 IT관련 기업들이 미국기업들의 위성 사업 투자를 가볍게 여겨선 안되는 이유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