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몰 창업, 자신감만 있으면 50대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회사원으로 일해온 이덕현(54) 씨는 퇴직 후 개인사업을 운영하던 중 온라인 전문 몰의 사업성에 주목했고 50세의 나이에 온라인 창업에 도전했다. 직접 온라인 창업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홈페이지 제작부터 운영에 이르는 세부 과정을 익혔다. 평소 좋아하던 일을 업으로 삼자고 결심, 인테리어 관련 아이템 중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해 1인 창업에 성공했다.

 

ⓒ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멀쩡하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둘 때 주변에선 “다시 취업하겠지”라고 말했다. 재취업이 아니라 ‘1인 창업’을 하겠다고 했을 땐 “세상물정을 모른다”고 수군거렸다. 나이 들면 감각이 떨어져 하기 어렵다는 온라인 몰 창업을 50세에, 그것도 혼자서 하겠다고 나섰을 때는 ‘무리한 도전이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인테리어 전문 쇼핑몰로 인생 후반전을 개척한 ‘나무자전거’의 대표 이덕현 씨(54)의 이야기다.

 

온라인 몰 창업 사업성에 주목

중소기업에서 총무, 인사, 기획, 생산관리, 영업 등 다방면에 걸쳐 일하던 이 씨는 1999년 회사를 그만뒀다. 주말, 공휴일까지 반납해가면서 근무한 14년여에 걸친 직장생활 동안 체력과 열정이 고갈됐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내 사업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재취업은 고려하지도 않았고 그냥 제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창업하고 싶었어요.”

그는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제조업체를 창업했고 10여 년간 꾸려왔다. 하지만 인건비, 공장 이전 문제 등 주변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고민 끝에 사업을 정리했다. 일단 여유를 가지고 쉬면서 앞으로 뭘 할까 곰곰이 생각했다. 딱히 가진 기술이 없으니 할 게 마땅치 않았다.

은퇴자들이 많이 한다는 프랜차이즈 창업 설명회는 열릴 때마다 참석했고 편의점 사업에도 구미가 당겨 관계자들을 여럿 만나보기도 했다. 결국 그가 내린 결론은 ‘나머지 인생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었다. “중학생 시절부터 사진 찍는 게 취미였어요. 직장을 다니면서 동호회 활동도 했고요. 사진 스튜디오를 해보면 어떨까 싶었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당장 그가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은 3억원. 처음엔 스튜디오 전문 대여점 사업을 준비했다. 촬영 방 및 시설 등을 어느 정도 갖추려면 대여점 규모가 70평 정도는 돼야 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 시스템 구축도 필요했다. 나름대로 사전 조사를 마치고 이쪽 업계 1위 회사를 찾아가 프랜차이즈 창업을 의뢰했다.

“스튜디오 인테리어 비용만 1억8000만원가량 든다고 하더군요. 사무실 빌리는 데 보증금 4000만원에 월세 650만원이었고요. 총 4억원을 투자해야 한다는 계산인데… 어이쿠, 이래선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어요. 다시 다른 업종을 찾았죠.”

집 근처 직업교육학교에서 홈페이지 제작 강의를 듣던 중 그의 관심을 확 끄는 것이 있었으니, 인터넷 쇼핑몰이었다. 오프라인 창업보다는 온라인 쇼핑몰 쪽이 좀 더 승산이 있어 보였다. “온라인 쇼핑몰 창업은 큰 자본이 없어도 되겠더라고요. 조그마한 사무실 하나 마련하고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사업을 해보자고 결심했죠.”

 

ⓒ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취미를 직업으로…틈새시장 공략

‘그런데 어떤 아이템으로 창업하지?’가 가장 큰 문제였다. 뭐니 뭐니 해도 평소 익숙했던 것 중에서 찾는 게 빠를 것 같았다. 시간이 나면 집 안 가구에 색을 입히고 의자나 탁자를 만들며 DIY(Do It Yourself)를 즐기는 등 집 안 꾸미기에도 열심인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래, 바로 이거야!'

재료 값만 부담하면 큰 돈을 들이지 않고서도 집 안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다는 데서 DIY의 매력을 느꼈다. 인테리어 소품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구체적인 아이템 선정을 위해선 시장조사가 필수였다. 그때부터 도매상가가 모여 있는 서울 동대문·남대문 시장을 매일 드나들며 샘플을 수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래픽스티커가 그의 시선을 잡았다.

당시 인테리어 관련 전문 쇼핑몰은 많았지만 그래픽스티커 전문 숍은 없다는 데 주목했다. 취미가 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인테리어 계통에 몸담지도 않았는데 창업 아이템으로 그래픽스티커라니...

“그래픽스티커는 인테리어 관련 아이템 중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는 아이템으로 적합했어요. 인테리어 업계에서 전문적으로 일해보지는 않았지만 공부하면서 파고들면 못할 게 없다고 생각했죠.” 게다가  나이 들면 감각이 떨어져 하기 어렵다는 온라인 쇼핑몰 창업을 한다니... “인터넷 환경이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저는 한 번도 그들보다 뒤처진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사업을 하는 데 중요한 건 그동안 여러 분야의 일을 하며 축적해온 제 경험이라고 믿었습니다.”

이 씨는 2010년 9월, 그래픽스티커 및 시트지 전문업체 ‘나무자전거’를 창업했다. 홈페이지 제작 등의 교육을 수료하고 나서 전문 솔루션 업체를 통해 전문 몰을 창업할 수 있었다.

 

창업 2년 만에 월매출 2억원

목표는 명확했다. 시작은 그래픽스티커였지만, 한곳에서 필요한 상품을 전부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여러 인테리어 전문 몰을 살펴보니 모든 상품을 다양하게 구비해 놓은 곳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직접 발품을 팔아 거래처를 뚫었다. 공장 총판 계약, 거래처 대리점 계약 등에 든 비용 500만~1000만원가량을 포함한 총 사업 자금은 대략 2억원 정도.

“처음엔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 업계 관계자, 전문가에게 하나하나 물어보면서 일을 처리해 나갔습니다.”

시장조사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 물건 보는 안목을 키우고 괜찮은 업체가 눈에 띄면 직접 찾아가 거래처로 확보했다. 이는 자체 제작 상품과 맞춤형 상품을 갖춰 국내 인테리어 전문 몰 중에서 가장 많은 2만8000여 종류의 상품을 구비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제품의 가격대는 1000원~30만원으로 다양하며 전반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마케팅도 그가 담당했다. 대행사에 맡겨버리는 경우도 많지만 쇼핑몰 운영 프로세스를 확실히 알아야만 장기적으로 사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봤다. 이 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배웠던 마케팅 지식과 업무 경험을 적용했다. “소비자가 우리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왔을 때 깔끔하고 고급스럽다는 인상을 받게 하기 위해 디자인을 세련되게, 색감 있게 꾸몄어요.”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진은 필수. 그의 사진 촬영 실력이 빛을 발했다.

나무자전거의 주 고객층은 30~40대 주부 및 신혼부부다. 주로 DIY 인테리어를 즐기려는 고객이 많아 이 씨는 각종 인테리어 재료 외에도 DIY 부자재, 공구 등의 상품 카테고리를 마련했다. 이런 세분화된 다양한 상품 구성 덕분에 나무자전거는 개인 고객 외에도 업계 전문가인 인테리어 업체도 다수 방문한다. “하지만 다양한 상품보다 더 중요한 건 품질과 안정성이에요. 인테리어 용품은 단지 구매로 끝나는 상품이 아니거든요. 시공 후에도 그 공간 안에서 사람이 생활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이 씨는 끊임없는 배움과 자기계발을 통해 좋은 상품을 고르는 안목과 인테리어 전반에 대해 살아있는 감각을 유지한다. 판매량은 서서히 늘고 있다. 월매출이 1억5000만~2억원은 된다. 이 씨는 현재 구비하고 있는 부자재, 공구 외에 더 많은 DIY용 상품들을 갖출 계획이다. DIY 상품을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는 카테고리 구축과 함께 모바일 사이트를 이용하기 편리하게 개편하겠다는 구상도 머릿속에 있다.

 

1인 창업…철저한 준비와 목표 관리 필수

ⓒ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혼자서 사업을 할 때는 자기관리가 필수예요. 장·단기 목표를 세워놓고 철저한 목표 관리 역시 필요합니다.” 이 씨는 지난 2년간 하루에 5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단다.

그만큼 열정을 가지고 사업에 임했다. 어떤 고객이 무슨 상품을 구입했는지, 많이 팔린 상품은 100위까지 통계를 내보고 월매출과 빠져나가는 수수료는 얼마인지 등 사업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고 앞으로의 트렌드 및 시장상황을 예측해 대비했다.

나무자전거 사이트에 상품을 올리고 주문, 상담, 포장, 마케팅 등 1인 다(多)역을 해오던 그는 월매출 4300만원을 찍는 시점에 체력의 한계가 왔다. 1인 창업으로 시작해도 사업이 잘돼 규모가 커지면 직원을 채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래서 2년 전부터는 직원을 두고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어느새 직원이 5명으로 늘었다.

직원들을 든든한 조력자로 삼아 이 씨는 내년까지 월매출 3억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다. “이익이 많이 나는 기업이 아닌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고 싶어요. 앞으로 디자이너를 채용해 디자인 전담 팀을 만들고 인테리어 사업으로까지 확장시켰으면 하는 바람이죠.”

쇼핑몰을 주문 제작으로만 운영하다 보니 어떤 경우엔 고객과 이견이 생겨 손해를 볼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한여름인 7~8월과 한겨울인 1~2월이 비수기라는 점 외에는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다고 한다. “당신이 이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처음 본다”는 아내의 말처럼 그는 나무자전거를 운영하면서 ‘즐기는 삶’의 의미를 깨달았단다.

이 씨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그 일환으로 현재 ‘쇼핑몰 창업 지원센터’를 만들어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 중이거나 준비하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온라인 전문 몰은 적은 자본금으로 창업이 가능해 위험성이 낮고 지역적 한계 없이 다양한 고객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창업 유형으로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 그는 전략만 잘 수립한다면 규모와 상관없이 선점 업체보다 나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며 정년퇴직 걱정 없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인터넷 쇼핑몰은 다른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시장 진입이 비교적 쉬운 만큼 많은 이들이 뛰어들지만 또 많은 이들이 실패한다”며 “온라인 채널 자체의 경쟁력에 기대려만 하지 말고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기 위한 차별화된 창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에게는 사업에 대한 두려움은 없애되 철저히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포토샵, 일러스트 등을 배울 수 있는 곳이 많고, 간단한 기술만 배우면 홈페이지 제작부터 운영까지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쇼핑몰 창업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고요. 자신감을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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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성공노트

자본금

공장 총판 계약, 거래처 대리점 계약 등에 500만~1000만원가량 소요되는 비용을 포함해 투입된 사업 자금은 대략 2억원 정도. 홈페이지 제작부터 운영, 거래처 확보, 상품 구입, 마케팅 등을 직접 하면서 인건비를 최대한 절감했음.

준비기간 및 과정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해 1인 창업에 성공. 직접 온라인 창업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홈페이지 제작부터 운영에 이르는 세부 과정을 익혔음. 온라인 쇼핑몰 구축에 대한 기본적인 과정을 체득한 후 개인 블로그처럼 쇼핑몰을 만들 수 있는 임대형 전문 솔루션을 이용해 쇼핑몰 제작. 웹 운영이나 온라인 마케팅 등을 직접 담당하면서 나무자전거에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저렴하면서 품질 좋은 상품을 다양하게 갖춤.

성공 노하우

창업 교육 프로그램 외에 실제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공동 사무실이나 촬영 스튜디오 등을 지원하는 오프라인 창업센터와 같은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창업 시 비용 절감 측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음.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 당시 인테리어 관련 전문 쇼핑몰은 많았지만 그래픽스티커 전문 숍은 없다는 데 주목하고 그래픽스티커와 시트지 전문 온라인 몰을 창업.

이후 인테리어와 관련된 모든 상품을 다양하게 구비해 놓은 곳이 거의 없다는 데 착안, 각종 인테리어 재료 외에도 DIY 부자재, 공구 등의 상품 카테고리를 마련함. 이런 세분화된 다양한 상품 구성으로 개인 고객 외에도 인테리어 업체와 업계 전문가를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음. 1인 창업은 자기관리와 함께 철저한 준비 및 장·단기 목표관리가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