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승 희망재무설계 컨설팅 팀장
그때그때 필요한 자금을 만들어 쓰는 ‘낚시법’의 돈 관리가 아닌, 인생 전반에 걸쳐 돈 쓸 일들을 계획하고 자금을 만들어 쓸 수 있는 ‘그물법’의 돈 관리 방법을 전파하고 있는 은퇴 재무설계 전문가다.

누구나 은퇴를 하게 되면 ‘실버’라고 불리게 된다. 그러나 준비된 노후를 맞이하는 사람들만이 얻을 수 있는 특별한 호칭이 있다. 바로 ‘슈퍼실버’다. 슈퍼실버는 은퇴 이후에도 경제적 독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은퇴자금 준비를 해두었기 때문에 돈 걱정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취미활동 등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TV를 보거나 경로당에서 바둑을 두는 등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평범한 실버와는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여성가족부에서 조사한 ‘2010년 제2차 가족실태조사’에서 “귀하는 노후생활에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에 대한 설문에 ‘경제력’이라 답한 이들이 53.7%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건강이 32.8%, 취미와 여가활동이 7% 순이었다.

그럼에도 “노후를 위해 경제적인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42.3%만이 “그렇다”고 답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노후생활에 경제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은퇴자금을 준비가 미흡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슈퍼실버가 되기 위해서는 은퇴 전에 노후자금을 만들어야 한다고 계획만 세울 것이 아니라 이를 실행으로 옮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은퇴자금 역시 인생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준비해야 할 필수자금이다. 하지만 20대엔 결혼자금을 준비, 30대엔 주택자금 준비, 40대엔 교육자금 지출 등으로 인해 항상 우선순위가 밀리게 된다. 지금 당장 은퇴자금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은퇴자금은 복리효과를 활용하면 적은 납입금액으로도 큰 자금을 만들 수 있다. 복리효과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대수익률이 높아야 하는 것은 물론 저축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을 활용한 복리효과를 예를 들어보면 연복리 8%의 수익률로 매월 20만원씩을 20년 동안 적립할 경우에는 세전 원리금으로 1억1453만원을 만들 수 있지만 동일한 조건으로 30년 동안 적립할 경우에는 2억8352만원을 만들 수 있다. 10년을 일찍 은퇴준비를 시작한다면 1억6899만원이나 더 많은 은퇴자금을 준비할 수 있는 셈이다.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20대나 결혼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30대의 경우는 복리효과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축복받은 세대이다. 따라서 아직 젊다고 은퇴자금 준비를 뒤로 미룰 것이 아니라 젊기 때문에 복리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은퇴자금 준비를 바로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아직까지도 은퇴준비를 제대로 시작하지 못한 40대나 50대의 경우에도 새롭게 연금상품에 가입할 경우에 연금수령 시기를 최대한 뒤로 설정한다면 복리효과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연금상품의 연금개시 시점은 보통 60세~65세 사이에 선택하지만 70세나 75세 등으로 최대한 뒤로 설정한다면 연금상품을 운용할 시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복리효과를 조금이라도 더 누릴 수 있게 된다.

‘핑계 없는 무덤’ 없듯이 은퇴자금을 준비하지 못하는 이유도 수없이 많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슈퍼실버가 되기 위해서 거꾸로 은퇴자금을 준비해야 하는 절실한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돈 걱정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자녀들이나 지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경제적 여유’는 필요충분 조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