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에게도 노후 생활에 대한 고민은 있다. 젊은 시절 20~40년을 독일에서 생활해 온 독일마을 주민들에게서 그들의 ‘은퇴 이후’ 이야기를 들어봤다.

독일인들은 은퇴 후 월급의 40%를 세금으로 제한 나머지 부분을 연금으로 제공받는다. 고소득자들은 불입액이 높아 수급액도 높다. 그러나 저소득자들은 불입액이 낮아 수급액도 적은 까닭에 정부에서 기초 생활 비용을 지원받는다.

과거 통일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거친 이후 서독 주민은 동독 주민을 먹여살려야 했다. 이 때문에 과거에 비해 연금 수급액이 많이 줄고, 수령 시기도 연장된 단점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독일인들은 근검 절약하는 생활 습관 덕분에 주어진 연금을 아껴 생활한다.

건강보험 보장률도 2008년을 기준으로 할 때 70% 이상으로 높아 환자들에게 의료비 부담도 적다. 1인당 10유로(한화 약 1만5000원)에 해당하는 진료비만 내면 된다. 본인부담 상한제가 있어 진료비 부담이 높지 않은 것도 큰 장점이다.

은퇴 이후에 주로 요식업 계통의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많다. 물론 결과는 성공과 실패 제각각이다. 독일에 거주하는 한국인 교포들은 한국 식당을 많이 여는데, 88올림픽 붐이 사라진 후로는 지금까지도 중식당이 더 인기를 끄는 추세다. 따라서 중식당 운영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독일의 비싼 물가 탓에 연금을 받고 인도네시아 발리나 스페인, 필리핀 등지의 타지로 떠나는 은퇴 인구도 있다. 독일에서는 양로원 한 달 생활비가 약 4000~5000유로(한화 약600만~700만원)씩 들어 부담이 큰 까닭에서다. 그러나 스페인이나 필리핀 등의 나라에서는 독일인들이 받는 연금으로 충분히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은퇴 인구를 겨냥해 스페인이나 필리핀에 양로원을 지어 사업하는 이들도 있다. 연금 수급자에게서 연금의 일부를 지급받고 운영하는 것. 서비스가 좋아 만족도나 인기가 높다는 설명이다.

백가혜 기자 lit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