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와 지난해 동기를 비교했을때 국내 은행중 어느 곳이 직원 수를 늘리거나 또는 줄였을까. 남자와 여자 중에는 어느 성별의 증감 폭이 더 심했을까.

◆기업은행, 남자보다 여자 직원을 두 배 이상 채용 ‘女超시대’ 재입증

국내 토종은행인 중소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은 1년 사이에 직원을 530명이나  더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 참사 등 위축된 경기로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분기 때 11만 571명에서 올 1분기에 12만 101명으로 오히려 직원 수가 4.6%나 증가했다. 특이한 점은 남자보다 여자 직원을 2배 이상 채용했다는 점이다. 1년 사이 남직원은 170명 늘어났으나 여직원은 360명이나 증가하는 여성 신규 고용이 남성에 비해 2배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여성 행장에 이어 여성 직원들이 강세를 보이는 여초(女超) 현상이 뚜렷했다. 실제 올 1분기 남성과 여성 직원 비율은 각각 47.1%, 52.6%로 여자 직원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자 직원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0.7% 증가했다.

반면 외국계은행으로 손꼽히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하 SC은행)은 600명이나 되는 자리를 없앤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5693명에서 올 1분기에는 5093명으로 10.5%나 줄였기 때문이다. 특히 남자 직원 보다 여직원을 더 많이 내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SC은행은 작년 대비 올 1분기에 남직원은 2704명에서 2700명으로 204명 감축했다. 여직원은 2989명에서 2593명으로 396명이나 짐을 싸서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로써 1년새 남직원은 7.5% 줄어든 반면 여직원은 무려 13.2%나 감축됐다.

이 같은 사실은 본지가 국내 금융업에서 은행기관의 작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직원 수 증감 현황을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이번 조사는 각 은행의 1분기 보고서에 명시된 직원 수를 토대로 현황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국내 25곳 은행의 전체 직원 수는 작년 1분기에 10만 3895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엔 10만 3798명으로 97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남자 직원은 183명 줄어든 반면 여직원은 오히려 86명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 수 증감은 은행 기관마다 편차가 컸다. 600명이 늘어난 기업은행을 필두로 부산은행(155명↑), 대구은행(88명↑) 등은 직원 수를 늘리며 탄탄한 세를 과시했다.

부산은행의 경우, 작년 3106명에서 올해 3261명으로 5.0%  직원이 늘었고, 대구은행은 3160명에서 3248명으로 2.8% 식구 수를 늘렸다.

반면 SC은행을 포함해 국민은행(193명↓), 한국외환은행(147명↓) 등은 직원 수를 감축하며 어려운 고비를 넘기려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은행은 0.9%, 한국외환은행은 1.8% 만큼 직원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아픔을 감내해야 했다.

 ◆우리은행, 남직원은 줄이면서 여직원 수는 오히려 늘렸다

성별 직원 수 증감은 은행별로 다소 차이가 나타났다.  전체 은행 중 남직원을 가장 많이 채용한 곳은 기업은행에 이어 하나은행, 부산은행 순으로 파악됐다. 하나은행은 작년 3542명이던 남직원이 올해는 3599명으로 57명이 더 늘어났다. 부산은행도 1625명에서 1665명으로 40명의 남직원 자리를 추가로 만들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SC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은 남직원이 많이 감소한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국민은행은 작년 11만 421명→올해 11만 310명으로 111명 줄어들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해 남직원 8256명에서 올해 8172명으로 84명이 회사를 떠나야했다.

여직원의 증가 측면에서는 특히 우리은행이 돋보였다. 여직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은행은 기업은행이었지만 우리은행 역시 127명의 여직원을 새로 채용했기 때문이다. 남직원은 줄인 반면 여직원은 늘렸다는 얘기다. 부산은행도 여직원을 115명이나 더 뽑았는데, 이는 남자 신규 입사자의 약 3배에 이르는 숫자다.

SC은행, 국민은행(82명↓), 한국외환은행(66명↓) 등은 여직원을 많이 줄인 은행으로 분류됐다.

25개 은행 중에서 작년 대비 올해 직원 수가 늘어난 곳은 총 13곳이었다. 앞서 언급된 은행 외에 경남은행(56명↑), 우리은행(43명↑), 하나은행(38명↑), 광주은행(9명↑) 등 주요 은행이 포함됐다.

반대로 12곳은 직원 수를 줄였다. 신한은행(59명↓), 한국씨티은행(41명↓), 제주은행(15명↑), 전북은행(10명↓) 등이 감축 그룹에 속한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외국계 은행은 작년보다 올해 직원 수를 더 줄이는 감축정책을 밀어붙였다. 반면 부산・대구・경남・광주 은행 등 지방소재 은행들은 오히려 신규 채용을 통해 직원 수를 늘리는 공세적인 인력운용 정책을 시행했다.

HR컨설팅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은행은 인재가 곧 회사의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인건비가 높은 구조”라며 “따라서 경영활동 여부에 따라 직원 수 증감이 민감하게 작용하는 업종 특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