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치과병원 제공

50대 직장인 장 모 씨는 양치질을 할 때마다 피가 나고 잇몸이 붓는 듯한 증상이 지속됐지만 별일 아닐 것이라고 생각해 이를 방치했다. 이후 구취가 심해지고 찬물이 닿으면 찌릿한 치아 통증이 이어져 결국 참지 못하고 병원을 찾았다.

장 씨는 “무더운 날씨 탓에 냉면,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등 찬 음식을 자주 먹게 되는데 먹을 때마다 시큰한 치아 통증 때문에 혼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요즘은 양치질할 때 피가 더 많이 나고 잇몸도 욱신거리는 증상이 심해졌다”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장 씨가 겪고 있는 증상은 잇몸에 염증이 발생하는 치주질환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적절한 치료나 관리를 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질 수 있다. 심한 경우 소화기 계통의 암, 치매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최근 대한치주학회가 ‘치은염·치주질환’ 진료 인원을 조사한 결과, 2004년 약 466만 명에서 지난해 약 1027명으로 환자 수가 10년 만에 2.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주질환이 40~50대의 중년 환자의 질환이라고 생각하지만 20~30대 환자 비율도 각각 17%, 7%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치주질환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질병이 아니라 장기간 서서히 진행되며 나타난다. 면역력이 급속히 저하되는 40대 이상 중년층이 주로 앓게 되는 질환으로 성인의 70% 이상이 앓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 속에 서식하는 플라크(치태)가 제때 제거되지 않고 굳어지면서 치석으로 변하는데, 이러한 치석은 치아와 잇몸 사이에 점차 쌓이게 되면서 염증을 유발한다. 치주에 염증이 진행되면 붓고 피나고 치아가 시린 증상이 이어진다. 잇몸 뼈까지 염증이 심해질 경우 구취, 고름뿐 아니라 저작 시 불편함, 치아가 흔들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치주질환 환자는 7~8월 한여름에 급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름철에는 더위로 인해 쉽게 체력이 저하되고 면역력이 약해지게 되며, 이때 구강 내 세균이 활성화되면서 감염이 잘 발생하는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또 아이스크림, 탄산음료와 같이 차고 단 음식을 자주 섭취하게 되면서 치아 부식이 발생, 갈증으로 인해 침 분비가 줄어들어 치아가 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치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치주질환의 원인인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케일링 치료로 치석 때문에 거칠어진 치아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어 쾌적한 입 속 환경으로 바꿔야 한다. 깊숙하게 박힌 치석의 경우 스케일링을 통해 치료할 수 없다면 치주 소파술로 제거한다.

일반적으로 6개월에 1회 주기로 스케일링을 받으면 된다. 구강 위생 상태가 양호한 사람은 12개월 주기로 스케일링 관리를 받는다면 구강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네모치과병원 명동점 박성연 원장은 “치주질환은 아무리 완벽하게 치료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잇몸 뼈가 다시 자라거나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일이 쉽지 않다”며 “올바른 칫솔질과 구강관리를 통해 사전에 잇몸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박 원장은 “치주질환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신질환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기 때문에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