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 속주머니에 ‘쏙’… 거친 화면 이동·인터넷 접속 속도 ‘옥에 티’

지난 11월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 홍보관에서 갤럭시탭 출시 기념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갤럭시탭의 첫 모습을 만나보려는 취재진과 삼성전자 임직원, IT업계 전문가, 일반 소비자들이 대거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날 행사의 열기는 지난 6월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갤럭시S 출시 미디어데이 수준을 뛰어넘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가득했다.

이번 미디어데이는 ‘뮤지컬 프레젠테이션’이라는 특이한 형식의 론칭 쇼가 펼쳐져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갤럭시S 출시 당시에도 비슷한 형식의 프레젠테이션이 열렸지만, 갤럭시탭의 프레젠테이션은 짧은 뮤지컬을 통해 갤럭시탭의 주요 기능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11월4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에서 열린 갤럭시탭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한 사람이 스마트폰과 갤럭시탭을 비교해보고 있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문 사장은 공식 프레젠테이션에 앞서 “태블릿 PC는 스마트폰이 이룩한 스마트 생활 혁명을 완성할 새로운 문화 코드”라면서 “갤럭시탭은 우리 모두의 생활을 화려하게 바꿔줄 세계 최고의 태블릿 PC로 성장할 것”이라고 출시 소감을 말했다.

갤럭시탭을 현장에서 만져보니 아이패드에 비해 훨씬 작았다. 특히 웬만한 양복 속주머니에 들어가는 점이 장점. 갤럭시탭을 속주머니에 넣고 밖에서 봤을 때도 티가 잘 나지 않는다. 기동성과 멋을 생각하는 직장인들과 가벼운 물건을 선호하는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게 또한 한결 가볍다. 스마트폰에 비해서는 조금 무게가 나가지만 묵직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가벼운 노트북’을 표방했던 넷북의 평균 무게가 1.4kg 인 점을 감안하면 넷북 무게의 4분의 1 수준으로 보면 된다.

갤럭시탭으로 글을 쓸 경우 두 손으로 타이핑을 하듯이 쓰는 것보다 스마트폰처럼 두 손으로 단말기를 쥐고 엄지로 글을 쓰는 게 더 편하다. 열 손가락을 타이핑하듯 사용하는 아이패드와는 다른 점이다.

갤럭시탭의 터치감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갤럭시S나 아이폰의 터치감보다 훨씬 향상된 모습이었다. 다만 전자책 등 일부 기능의 화면 이동이 약간 매끄럽지 못한 면은 ‘옥의 티’로 지적할 만하다. 인터넷 접속에 소요되는 시간도 아이패드보다 1초 정도 늦다는 것도 갤럭시탭이 갖고 있는 흠 중의 하나다.

한국인 정서 맞는 기본 5대 특화 콘텐츠

이날 시연장에는 갤럭시탭을 실제로 만져보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갤럭시탭은 작은 크기임에도 다양한 기능을 탑재해 내방객을 감탄시켰다.
갤럭시탭은 5가지 특화된 콘텐츠를 탑재하고 있다. 독서 콘텐츠(e-Reading), 교육 콘텐츠(e-Learning), 멀티미디어 콘텐츠, 스마트 워크 콘텐츠와 다양한 유틸리티 등이 바로 그것.

독서 콘텐츠로는 신문, 잡지, 도서, 만화, 연구소 보고서 등을 분야별로 하나로 모은 ‘리더스 허브’를 기본 탑재해 사용자가 손쉽게 각종 자료와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교육 콘텐츠에는 EBS 수능 강의와 국내 6개 유명 입시학원 강사들의 동영상 강의를 제공하고, 시장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어학사전 앱들을 탑재하는 한편, 두산동아가 발행하고 있는 중·고교 교과서를 내려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중3 수학 교과서는 화면을 확대하지 않고도 문제풀이를 뚜렷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각종 교육 콘텐츠들을 태블릿 PC의 온라인망을 통해 만날 수 있게 되어 학생들의 편의가 더욱 증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프레젠테이션에서도 “갤럭시탭의 출시로 학생들의 가방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라는 흥미로운 설명이 이어졌다.

갤럭시탭은 갤럭시S와 마찬가지로 지상파 DMB의 수신이 가능하다. 여기에 KBS 등 주요 방송사들의 VOD 서비스 앱도 탑재되어 있어 보고 싶은 방송을 언제나 시청할 수 있다. 또한 멀티 코덱을 지원하고 있어 각종 동영상을 변환 작업 없이 본래 확장명으로 단말기에 넣고 바로 재생할 수 있다.

갤럭시탭에 내장된 유틸리티 서비스 중 가장 이채로운 기능은 내비게이션 기능. 갤럭시S에 내장된 SK텔레콤 ‘티맵(T map)’도 내장되어 있지만, 내비게이션 전문기업인 팅크웨어의 ‘아이나비’도 갤럭시탭의 주요 앱으로 기본 탑재됐다.

이번에 탑재되는 ‘아이나비 3D’ 앱의 전자지도는 주요 건물 및 랜드마크를 3차원 입체영상과 함께 오르막길, 내리막길, 터널, 지하차도와 같은 도로 및 산, 언덕 등 전국의 지형 높낮이를 사실적으로 표현해 보다 현실감 있는 주행 환경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갤럭시탭의 내비게이션 기능을 그대로 입증하는 시연장도 야외에 마련됐다. ‘갤럭시탭 택시’라는 이름으로 3대의 차량이 삼성전자 사옥 외부에 전시됐는데, 기존의 내비게이션이 아닌 갤럭시탭을 내비게이션 거치대에 달고 그대로 사용하는 모습이 시연됐다.

보통의 내비게이션과 크기와 모양, 화면이 비슷해 내비게이션 단말기로 오인할 정도로 깔끔한 모습이었다. 갤럭시탭은 기본 탑재 앱 외에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앱을 내려 받을 수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7인치 태블릿 PC 중에서는 갤럭시탭이 최초로 구글의 공식 인증을 획득해 안드로이드 마켓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삼성 앱스토어와 SK텔레콤의 티스토어를 통해서도 앱을 내려 받을 수 있다.

정백현 기자 jjeom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