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4년 하반기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 보고서에서 올해 민간소비가 경제성장률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기존 3.8%에서 3.6%로 하향 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국내 경기는 수출 및 설비투자의 완만한 개선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 및 건설투자는 회복세가 미약할 전망이다. 특히 민간소비는 세월호 충격 완화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상반기에 한국 경제는 내·외수 경기의 동반 부진으로 회복세가 일시적으로 정체되는 '소프트패치(soft patch)' 양상을 보여 왔다. 이와 관련 하반기에 내·외수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다시 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더블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연구원은 전했다.

아울러 지표경기의 완만한 회복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와 체감물가, 체감고용, 체감 계층인식이 악화되면서 괴리가 커지고 있다고 연구원은 전했다. 이로 인한 체감경기 악화는 소비심리 약화로 이어져 ‘내수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높이고, 정부의 정책수단을 제약할 수 있다.

고용 환경 측면에서는 신규취업자가 크게 늘었으나 저부가가치 업종 및 50대 이상 고령층이 주도하고 있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연구원은 “사회보험 등 근로 여건이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어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며, “고용의 질적 후퇴는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내수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연구원은 2014년 하반기에 원/달러 환율과 원/100엔 환율이 모두 1000원 이하로 하락하면서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중국경제가 내·외수 경기가 동반 약화되는 가운데, 그림자금융 규제, 과잉산업 투자 억제 등의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경기 둔화가 심화되고 있어 對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경제에도 차이나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올 하반기에 이라크 내전과 러시아-우크라이나 가스대란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수입 원유 가격이 상승하고, 해외 경기 부진에 따른 수출 둔화 등의 요인으로 국내 경제 성장도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한국 경제가 소프트패치에서 더블딥으로 악화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미약한 경기 회복력을 강화하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환율 하락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외환정책의 미세조정이 필요하며,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통해 자산효과로 인한 민간소비 회복, 건설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