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외화 선불카드 국내 론칭… 가격경쟁력·높은 안전성이 매력 포인트

한때 해외여행의 필수품으로 손꼽혔던 여행자수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된 탓이다. 대신 그 자리는 ‘외화 선불카드’가 메우고 있다. 미국, 유럽, 호주 등에선 이미 여행자수표에서 한 단계 진화한 새로운 해외여행 지불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7월 국내에도 신개념의 외화 선불카드가 등장해 화제다. 주인공은 세계 최대 환전 서비스 기업 트레블엑스가 SC제일은행, 마스터카드, BC카드와 손잡고 론칭한 ‘캐시 패스포트’.

김휘준 트레블엑스코리아 지사장은 캐시 패스포트는 다양한 매력을 지닌 차별화된 카드상품이라 강조했다. 기존의 해외 결제 수단에 비해 휴대 및 이용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안전성과 경제성을 두루 갖췄기 때문이란다.

그는 오히려 현금, 신용카드보다도 훨씬 실속 있는 여행 파트너라고 자신한다.
“여행이나 연수, 출장 등으로 해외에 머무는 경우, 큰 액수의 현금을 가지고 나가는 것 자체가 일단 부담스러울 것입니다. 단기 체류 고객이라면 현지에서 은행 계좌를 여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최대 1만 달러까지 충전이 가능한 캐시 패스포트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죠.”

특히 이 카드는 전 세계 마스터카드 가맹점에서 일반 신용카드처럼 결제할 수 있고 약 130만대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지 통화로 인출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것이 장점.

가격경쟁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충전할 땐 일반 현금으로 환전할 때보다 9~10원 정도 낮은 환율(전신환 매도율)이 적용돼 현금보다 저렴하다. 또 해외에서 일반적인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부과되는 1%의 해외 이용 수수료나 추가적인 환가료가 전혀 없어 더욱 경제적이다.

안전성도 크게 고려했다. 해외에서 카드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한 경우 우선 함께 지급되는 보조카드를 대체 사용하거나, 24시간 한국어로 서비스되는 무료 콜센터에서 알려주는 근거리 제휴기관을 통해 카드에 남아 있는 잔액을 현금으로 긴급 지원받을 수 있어서다. 선불카드라 계획적인 예산 관리도 가능함은 물론이다.

김 지사장은 마케팅 사관학교라고 불리는 유니레버코리아 출신이다. 도브 크림샴푸로 마케팅력을 인정받으면서 2001년 말 한국시티은행 카드사업부로 스카우트됐다.
‘금융 마케팅’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한 당시 플래티넘 카드 고객들에게 무료 발레파킹 제공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도입한 실력가다.

그는 카드 마케팅에 있어서는 세그먼테이션(Segmentation) 즉, ‘시장 세분화’전략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카드상품의 경우는 “크리에이티브한 고객의 니즈를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귀띔한다. 교통 후불카드가 바로 대표적 성공 사례다.

그는 외화 선불카드 역시 같은 맥락에서 접근하려 한다. 항공사, 여행사뿐만 아니라 유학원 등과 제휴 프로모션을 활발히 진행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이러한 시도를 통해 출시된 지 3개월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시장 전문가와 젊은 여행객이나 유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내년엔 미화뿐만 아니라 유로화, 위완화, 캐나다 달러 등 세계 주요 10개국의 통화 결제가 가능한 ‘멀티 커런시 카드(multi-currency card)’도 선보일 계획이다.

전민정 기자 puri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