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코노믹리뷰 손예술 기자.

강풍과 함께 고도에 따라 풍향과 풍속이 달라지는 '윈드 시어(Wind shear)'로 인해 제주도의 이착륙 비행기가 '무더기' 결항됐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결항이라고 해도 승객들의 사후 처우 등에 대한 항공사와 공항공사 당국의 대응이 소홀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오후 4시 45분 현재 제주도 이착륙 비행기 총 270편이 결항됐다. 제주도 도착 비행기 결항 건수는 133편이고, 제주도에서 출발하는 비행기 결항 취소 결정 건수는 137편이다.

그러다 보니 대기 비행기를 기다리는 승객들과 비행기를 예약하려는 사람들로 제주국제공항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스타항공의 경우에는 내일 저녁 7시30분 청주행 비행기가 가장 빠르게 탈 수 있는 편이며, 제주항공, 티웨이 항공은 이틀 뒤인 6월 3일부터 김포공항 등으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할 수 있다.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아예 대기 접수를 받고 있지 않다. 진에어 직원의 말에 따르면 이미 진에어 승객들을 태워야 하기 때문에 일반 손님은 아예 접수를 받지 않는다. 3일 뒤에야 예약이 가능하다고도 했다. 대한항공 직원은 "오늘 비행기가 뜨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대기접수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승객들은 발길을 그냥 돌리면서도 "항공사들의 처우가 너무 소홀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 구미에서 온 최수진(36세)씨는 "천재지변에 의한 것이라 항공사는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데, 잠자리부터 내일 직장 결근까지 피해가 한두개가 아니다"며 "제주가는 항공편을 늘려만 놓고 이런 경우에 대비하는 대응책은 왜 안세웠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외에도 결항에 관한 사전 대응도 늦었다는 지적이다. 서울 영등포에서 온 박다미(24세)씨는 "항공사에서 결항에 대한 고지를 해주지 않았다"며 "콜센터에 전화해봤는데 5분을 기다려도 연결이 되지 않았고, 몇 번을 시도해도 마찬가지였다"며 "답답해서 3시간 일찍 공항에 나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스타, 티웨이, 진에어 등의 콜센터에 전화해 본 결과 어떤 항공사에서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제주공항 측은 특별기 구성과 '안전한 대피'를 내걸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기상 악화로 항공편이 취소된 만큼 특별기 운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항공 운행이 종료되는 시점에는 모두 공항 밖으로 나가야 한다"며 "저녁 11시쯤이면 승객들이 나갈 것"이라고 말해, 승객들의 편이에 대한 고려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오전 7~8시 사에는 제주서 김포로 가는 국내선 7편이 정상 운행됐으며, 국제선은 총 4편이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차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항무팀 쪽은 "공항이 아닌 항공사가 결행을 결정해서 그렇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