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경기민감주’… 경기 둔화 우려 완화 때 투자심리 살아 반등 기대

8월 들어 대형 IT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됐지만 ‘그래도 IT주’를 외치며 비중 확대를 권하는 의견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하반기에는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면서 IT와 자동차처럼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 앞서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8월 이후 코스피 IT 업종지수는 6% 가까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23% 상승했다. 올 상반기 너도나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실적 모멘텀을 뽐내고 주식시장 전반을 이끌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같은 기간 7.10% 하락했고 삼성전기(-11.64%), 하이닉스(-6.43%), LG전자(-4.55%) 등이 모두 힘을 쓰지 못했다. 이 같은 대형 IT주의 부진은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 둔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TV와 PC 등이 기대만큼 팔려나가고 있지 못하다는 것.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HP와 세계 1~2위를 다투는 대만 에이서의 7월 매출이 6월보다 40%나 감소했을 정도로 PC 판매가 매우 부진했다”며 “현장에서 느끼는 수요 회복세가 예년 신학기 수요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어서 8월 수요 회복도 예상했던 수준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선진국 시장에서 뿐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의 수요 감소도 포착됐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 2분기 중국 LCD TV 판매는 1분기보다 20% 줄어든 720만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처럼 IT 대형주의 업황이 불투명한 가운데도 증권가에서는 IT주에 대해 ‘비중 확대’를 외치는 목소리가 속속 나오고 있어 향후 방향성에 관심이 쏠린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준(FRB)의 경기 회복을 위한 노력과 이에 대한 대중의 믿음이 달러 약세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보면 9월 증시는 생각보다 강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IT와 자동차 섹터에 대한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권한다”고 말했다. 

SK증권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올해 남은 기간에 경기 둔화 우려가 점차 완화되면서 경기 관련주들의 반등 시도가 예상된다는 것. 한국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엔고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과 그동안 기관의 순매수 비중이 낮았다는 점도 향후 대형 IT주의 반등을 점치는 이유다.

김동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관 순매수 비중이 낮았던 IT주는 앞으로 모멘텀이 발생하는 경우 기관의 한층 높은 순매수 강도를 기대할 수 있다”며 “IT주에 대한 접근을 고민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이미 한 차례 조정을 거쳤다는 점도 IT주에 대한 ‘역발상’을 가능케 한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기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IT업종 전체에 대한 확신을 갖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며 “다만 최근까지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매력을 찾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솔 아시아경제 기자 pinetree1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