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울산사업장에 위치한 전기차용 2차전지 생산 라인에서 직원들이 전기차용 배터리를 검사하고 있다./사진-=삼성SDI 제공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BMW가 야심차게 선보인 첫번째 순수 전기차 i3가 지난 24일 국내 출시됐다. i3는 설계부터 디자인, 소재에 이르기까지 처음부터 전기자동차 만을 위해 개발된 그야말로 순수 전기자동차라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국내 출시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매월 500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2월에는 645대, 3월에는 800대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유럽에서만 현재 1만1천대 이상, 미국에서도 1천대 이상 팔리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i3 출시가 반가운 또 다른 이유는 전기자동차 성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를 국내 삼성SDI가 만든 60Ah급 230kg짜리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도 i3 출시 장소에서 기자들에게 “삼성SDI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것에 개인적으로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BMW는 올해 출시 예정인 고성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W) i8은 이미 초도 물량이 완판 되는 등 인기를 끌면서 삼성SDI 배터리의 우수성을 인정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폭스바겐도 차기 친환경 중형차 및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들어가는 전기차 배터리도 삼성SDI 제품을 사용한다고 밝혀 주목 된다. 폭스바겐은 친환경 D세그먼트(중형세단급)와 SUV용 전기 배터리에 삼성SDI의 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의 D세그먼트에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파사트와 CC가 대표적이며 SUV도 티쿠안과 투아렉이 유명하다. 폭스바겐은 중국 베이징모터쇼에서 골프GTE, 아우디A3e트론, 투아렉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라인업을 공개하며 향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뿐만 아니라 삼성SDI는 미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업체인 테슬러로부터 밧데리 납품을 위한 최종 테스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미국의 크라이슬러와 인도의 마힌드라 등과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B3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SDI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량은 145MWh로 업계 4위 수준이다. 그러나 올 1분기에는 작년 대비 3배 가량 늘어난 매출을 보이고 있어 지난해 437MWh를 생산한 파나소식을 잡고 업계 3위로 올라설 가능성인 높아졌다. 또한 소형 2차전지 시장에서는 지난해 점유율 25.8%로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는 지난 2010년 이후 4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경쟁사에 비해 2찬전지 사업 분야에 10년 이상 늦게 뛰어든 것을 고려한다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삼성SDI가 지난 25일 발표한 1분기 실적을 보면 배터리 사업에서 6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00%, 전 분기 대비 30.6%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BMW i3에 장착한 만큼 판매 호조세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3의 올해 판매 목표는 4만5000대다.

삼성SDI는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지난해 말 울산공장에 배터리 2, 3호 생산라인을 동시 증설해 가동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주문이 몰리고 있어 1~3호 라인의 효율을 높여 완전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스모그와의 전쟁’을 선포한 중국 진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2017년까지 베지징에 20만대의 전기차를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SDI는 중국 산시성 정부 및 안경환신그룹과의 합작사를 설립하고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로 중국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이번 달까지 합작사를 설립을 포함해 향후 5년간 약 6억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이 곳을 중국 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아직 전기차에 비해 미비하지만 ESS(전력저장장치) 시장까지 확산되면서 중∙대형 배터리 산업은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ESS는 에너지를 원하는 시간에 저장하고 사용하는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다. ESS는 신재생 에너지와 연계 해 정전방지용 UPS로 이용할 수 있고 피크 시간대와 경부하 시간대의 전기요금차를 활용해 에너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기업과 가정용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발전과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이슈화 되고 있고, 국내에서는 전기요금 인상 및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에너지 수요관리 신시장 창출방안’을 발표하는 등 국내외 적으로 급격하게 ESS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매출 잠재력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SDI는 제일모직과 합병으로 소재 및 에너지 분야 초일류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월말 삼성SDI는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제일모직과 합병을 공식 발표하고 주력인 배터리 사업의 소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SDI가 보유한 분리막과 다양한 소재 요소기술 등을 보유한 제일모직의 기술 결합으로 배터리 사업의 원천경쟁력을 결합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SDI는 이번 합병으로 2020년 매출 29조원의 초일류 소재 및 에너지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