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서울 여의도의 ‘증권맨’이 크게 줄었다. 이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소 수준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와 재벌닷컴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25곳의 지난해 12월 기준 직원 수는 모두 3만2225명을 집계됐다.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엔 3만2235명이었고 2011년엔 3만5204명으로 늘어나는 추세였다.

하지만 2012년 부터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2012년 말 기준 3만4919명으로 전년 대비 소폭 줄면서 지난해 말에는 3만2225명 으로 나타났다.

작년 한해 동안에만 2694명의 증권사 직원들이 여의도를 떠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직원수가 많이 줄어든 증권사 대부분은 중·소형 증권사다.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직원수가 358명으로 전년(519명)대비 31% 감소했다.

한화투자증권도 합병 이후 계속된 경영악화로 희망퇴직 여파에 남은 직원 수는 전년(1704명)대비 23.2% 줄어든 1308명이다.

삼성증권 등 대형사도 불황을 피해가진 못했다.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은 각각 19.3%와 9.7%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 그룹 회사 사정이 악화된 동양증권도 전년대비 11.5%나 축소됐다.

이외에도 골든브릿지증권(-19.1%), SK증권(-15.8%), 유화증권(-14.9%) HMC투자증권(-9.6%), 유진투자증권(-7.9%) 등 감소폭이 컸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증권사가 펀드시장의 연속 실패와 상품 부재로 불황을 겪고 있다”며 “당분간은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직원의 감소율도 두드러졌다.

2012년 말 1만3737명이던 여성 직원수는 지난해 말 1만2638명으로 7.5% 감소했다. 25개 증권사중 15개 증권사가 남성보다는 여성을 더 많이 줄인 것이다.

키움증권은 남성이 18명 증가한 반면 여성 직원은 10명 감소했다.

부국증권은 지난해 남성 직원 1명 줄어든 반면 여성 직원은 13명 감소했고, 한양증권도 여성 직원 8명이 줄고 남성 직원은 9명 늘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 고객만족센터 직원 중 남성 직원 수를 늘렸다”며 “고객센터 직원 절반이 여성이다보니 여성 퇴직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증권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63개 증권사 중 자본 잠식 상태의 증권사는 10개 였고, 2년 연속 자기자본이 감소한 곳도 21개나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