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 사이에서 ‘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뽀로로’가 행사장에 난입했다. 도심 한복판에 나타난 ‘꼬마버스 타요’를 보려고 몰려드는 어린이들을 막아선 것이다. 아이들은 “비켜, 비키라고!”라고 항의하고, 뽀로로는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내가 니들을 어떻게 키웠는데!!”라며 저항했다. ‘꼬마버스 타요’의 이우진 PD가 SNS에 올려 큰 화제를 불러은 ‘타요 버스’ 공개 현장 모습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대중교통의 날을 맞아 4월 한 달간 노선별 1대씩 ‘꼬마버스 타요’로 래핑(스티커 장착)한 버스 4대를 운영하겠다고 밝혔으나 예상외의 폭발적인 반응에 놀라 100대로 늘리고 다음 달 5일 어린이날까지 연장 운행키로 결정했다.

아이들은 만화 속 ‘타요 버스’가 실제로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에 열광했고 어린이집, 유치원까지 빼먹으며 타요 버스를 타겠다고 아우성이다. 심지어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하는 가정도 생기는가 하면, 유명 연예인도 자녀와 함께 ‘타요 버스’를 타는 모습이 SNS를 통해 전해지는 등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거리에서 ‘타요 버스’를 만난 어른들도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가 하면, 타요 버스를 찾아 다니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타요 버스’가 어린이들에게는 즐거움을 어른들에게는 추억과 재미를 주는 것이다.

‘타요 버스’ 인기가 질투 나는 사람은 비단 ‘뽀로로’뿐만은 아닌가 보다. 정치권도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새누리당은 “원래 타요 애니메이션은 오세훈 전 시장이 제작해 서울시가 저작권을 가지게 됐는데, 박원순 시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마치 자기 작품인 것처럼 써먹고 있는 느낌”이라고 지방선거를 앞둔 박원순 시장의 인기를 겨냥했다. 이에 서울시는 “‘타요 버스’는 서울시와 아이코닉스, EBS가 공동으로 저작권을 가지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들의 요청에 따라 비영리 목적에 한해 캐릭터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응수했다. 서울시 발표가 나오자 지방자치단체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타요 버스’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꼬마버스 타요’는 2008년 서울시와 EBS가 3세부터 7세 사이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대중교통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교통안전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서울시가 공익적 교육 목적으로 개발한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대박 성공을 거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아이코닉스에 따르면 ‘타요 버스’ 제작비는, 실내외를 모두 장식한 20대는 대당 300만원, 외관만 꾸민 80대는 대당 150만원가량 든다. 서울시내를 돌아다니는 ‘타요 버스’ 100대를 만드는 데 들어간 총 예산이 1억8000만원가량인 셈이다. 마침 정치권이 운을 띄웠으니 오세훈 전 시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오 전 시장이 반대 의견을 무릅쓰고 추진한 ‘디자인 서울’에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에 7000억,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4800억원 등 드러난 예산만 수천억대를 초과한다. 결과적으로 서울시는 오 전 시장 임기 초반 8조5000억원이던 부채가 20조까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예산의 많고 적음이 시민들의 감동과 비례하지는 않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