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종억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

뉴턴이 자기 정원 사과나무 밑에 누워 있다가 사과가 누가 잡아당기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떨어지는 걸 보고 지구가 스스로 당기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 후 연구해 발견한 것이 그 유명한 만유인력이다.

공자의 제자 자공이 어느 날 공자에게 “스승님은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시며 어떻게 다 기억하십니까?” 하고 물었더니 공자는 “자공아, 나는 다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하나의 이치로 모든 사물을 꿰뚫어볼 뿐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이 세상의 모든 이치를 하나로 본다는 공자의 일이관지(一以貫之) 철학이다. 동서양의 이치도 같은 것이 아닌가 싶다.

서양에서도 이탈리아 ‘메디치가(家)’의 영향으로 업종이 다른 분야의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마키아벨리 등 당대의 수많은 학자와 예술가들이 모여 직업과 업종이 다른 사람들끼리 자기 전문의 연관장벽(Associate barrier)을 넘어 토론과 담론, 소위 의사소통을 한 결과 그것이 마침내 ‘르네상스’라는 문명의 중심이 된 것이다.

요즈음 말하는 원효대사의 통섭(統攝)이론(라틴어로는 Consilience)이나 업종이 다른 분야가 하나의 목표에 협력하는 협업(Collaboration) 등이 따지고 보면 예전 공자의 ‘일이관지(一以貫之)’ 말씀이다.

앞에 언급한 뉴턴의 ‘만유인력’과 같이 그저 무심히 보아 넘길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발견한 것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공자의 일이관지(一以貫之)의 철학의 득도는 감히 말하건대 모든 분야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섭렵해서 얻어지는 건 아닐 것이다. 오히려 한 가지 일을 오랜 기간 숙련되어 터득하면 다른 일에서도 같은 이치를 깨닫는 것이 아닐까.

일본의 ‘미야모도 무사시’는 특별히 교육과 학습을 하지 않고 또 특별히 유명한 사범에게 배우지 않았는데도 검술의 득도를 한 무인으로 추앙받는다.

반대로 정통무술을 배운 검술의 달인 ‘사사끼 고지로’는 자연의 이치를 터득 못하고 자기관리에서 실패한 나머지 승부의 초조함에서 ‘무사시’에게 패하지 않았는가.

뿐만 아니라 ‘무사시’는 무술로 인명을 구하고 재천행도하는 ‘활인검(活人劍)’의 철학으로 검 하나로 득도하여 만인의 추앙을 받는 전설적 인물이 되었다.

보통 무술에서 말하는 안기력 수파리(眼技力 守破離)에서 안기력은 눈이 빨라야 하고 기술이 좋아야 하고 그 다음이 힘이라는 말이다. 수(守)는 처음 단계가 기본기술을 충실히 익히는 것이고, 파(破)는 연구 개발하여 자기만의 기술을 만들어내는 경지이고, 리(離)는 크게 깨달아 자유로운 경지를 의미하는 데 6가지 중에 마지막인 리(離)의 뜻이야말로 공자 말씀의 일이관지(一以貫之)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한 경지는 법(法)을 몰라도 물이 흘러가듯 발이 닿는 것이 바로 법도(法道)가 되는 경지가 될 것이다. 부디 좌익, 우익, 진보, 보수, 정치, 경제 할 것 없이 인간의 진정한 휴먼빙(Human-be ing)을 찾도록 우리나라 지도자들은 이 일이관지(一以貫之)의 이치를 깨달을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