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좋아지면 자신감·신뢰 얻어…복식호흡·마스크 공명법으로 누구나 업그레이드 가능

사람의 첫 인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 미국 사회심리학자 앨버트 메라비언에 따르면 커뮤니케이션에서 목소리의 비중은 38%에 달한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 표정이 35%, 태도가 20%, 말의 내용이 7%라고 한다. 보통 자신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목소리’는 선천적이어서 쉽게 바꿀 수 없다는 인식이 크다.

그러나 보이스 컨설턴트 우지은(32) W스피치 커뮤니케이션 대표는 “목소리는 트레이닝을 통해 누구나 바꿀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정확한 발성 방법을 알고 체계적으로 훈련하면 얼마든지 지금보다 훨씬 매력적인 음성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힘 있는 목소리는 충분한 경쟁력
좋은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첫 번째 비밀은 ‘복식호흡’에 있다고 우 대표는 말한다. 복식호흡은 긴장을 완화시키고 집중력을 발휘하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것.

그런 다음 배워야 할 것이 ‘마스크 공명법’이다. 코와 입 주변에서 울림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갖고 공기를 마스크로 모아 소리를 내는 방법이다. “꾸준히 훈련과 연습을 거듭하다 보면 작은 목소리는 크게, 약한 목소리는 힘이 있고 공명감 있는 목소리로 변하게 됩니다. 목소리를 제대로 내는 법을 터득하면 몇 시간씩 강의를 해도 목이 쉬지 않죠.”


읽는 데도 요령이 있다고 했다. 의미 단위별로 끊어 읽고, 말하듯이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억양과 톤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프레젠테이션을 할 땐 ‘강조법’을 활용해 보라는 조언이다. 중요한 메시지는 임팩트 있게 말하고, 또 중간 중간 잠시 쉬었다 다시 말을 잇는 것도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단다. 공식적인 스피치 기회가 많은 CEO들의 경우 최대한 권위적이지 않고 편안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우 대표는 지난 3월 보이스&스피치 트레이닝 전문교육원을 설립, 보이스 트레이닝, 스피치 리더십, 면접 스피치 등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에 관해 체계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 목소리 컨설팅을 받으러 오는 수강생은 주로 20~30대 취업준비생 또는 직장인. 프레젠테이션이나 면접 시 좋은 목소리는 충분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먼저 귀를 사로잡아야 합니다. 목소리가 크고 힘이 있으면 설득력 있는 말하기에 도움이 됩니다. 또 정확한 발음은 세련되고 지적인 이미지와 함께 신뢰감을 주죠. 같은 이야기라도 목소리가 좋은 사람이 얘기하면 집중도가 훨씬 높아지며 정보 전달에도 더욱 효과적입니다.”

우 대표는 실제 훈련을 통해 많은 이들의 변화를 실감했다고 한다. 말투와 목소리 개선을 통해 표정이 밝아지고, 자신감을 되찾는 등 총체적이고도 유기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 본인이 그랬고, 지금껏 함께 트레이닝 해온 수많은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서도 입증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공주대에서 발성법 특강을 여러 차례 진행했는데, 같은 내용의 강의를 세 차례나 들었던 교수님이 있었죠. 그런데 매번 강의 때마다 달라지는 교수님의 목소리 변화에 저 자신도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우 대표는 10여 년의 방송 경력을 가진 국내 최초 아나운서 출신의 ‘보이스 컨설턴트’다. 충주 MBC 공채로 입사해 아나운서로 활동했으며, 2005년 프리랜서로 전환 후 방송사 전문 MC 및 시사교양 리포터로 활동했다.

하지만 그녀 역시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상당히 두려워했었다. 아나운서가 되기로 결심한 것도 스피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남보다 더 많은 노력과 훈련을 통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한 우 대표는 직접 경험한 긍정적인 변화를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대학, 기업체 등에서 스피치&보이스 트레이닝 강의를 하게 됐다. 지금도 일주일에 서너 번 이상 외부 강의를 나가고 있다. 주로 기업체 임원, 교수와 학생, 직장인 대상이다.

우 대표가 정의하는 ‘보이스 컨설팅’이란 무엇일까. 바로 ‘본인이 가진 목소리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다. 그녀는 “목소리는 훈련을 통해 30~40% 정도 충분히 향상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스스로 꾸준히 단련해야 좋은 목소리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이스 컨설턴트’란 직종은 아직 생소하지만, 국내에도 벌써 몇몇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아나운서 출신의 우 대표에겐 그녀만의 경쟁력이 있을 법했다.
“발음을 좀 더 정확하게 교정해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또 억양이나 어투에 있어서도 확실한 코칭이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단순히 목소리 성형이 아닌, 음성 변화를 통해 효과적인 스피치까지 가능하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우 대표는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아직 확실하게 정립되지 못한 ‘보이스 트레이닝’ 이라는 분야의 체계와 기반을 다지고 싶은 꿈이 있다. 이를 위해 아나운서 아카데미, 어린이 스피치, 청소년 스피치 등 타깃별 세분화된 분점을 계획하고 있으며 더 많은 이들에게 방법론을 알릴 수 있는 강사 양성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지난해 출간한 <목소리, 누구나 바꿀 수 있다!>를 통해 기본적인 목소리 트레이닝 방법을 설파했다면, 올 7월에 선보일 워크북을 통해서는 좀 더 많은 이들이 실전을 통해 목소리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이러한 도전과 시도에 목소리 컨설팅으로 인생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Life Change Center’ 설립이라는 그녀의 꿈이 실현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좋은 목소리를 위한 기본 관리법

1. 정신적인 스트레스, 신체적인 피로 모두 건강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방해한다. 목소리는 컨디션을 나타내는 바로미터. 적절한 수면과 운동으로 건강을 관리하자.

2. 소음이 심한 곳에서 오랜 시간 큰 목소리로 말하지 않는다. 성대 결절의 원인이 된다.

3. 목이 피로한 증상을 보일 때는 즉시 침묵 요법을 이용해 성대를 쉬게 하자.

4. 아침에 목을 써야 할 때는 허밍 등을 하며 작은 목소리로 충분히 워밍업하자.

5. 긴장한 상태에서 말을 하면 목에 저절로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어깨와 목의 집중 스트레칭으로 몸의 긴장을 풀어주자.

6. 가장 편안한 톤으로 말을 하자. 억지로 높은 톤, 낮은 톤을 만들어가며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것은 좋지 않다.

7. 목에 무언가 걸린 듯 한 느낌이 있을 때 헛기침을 하면 성대만 상하게 된다. 이때는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자.

8. 성대는 늘 촉촉하게 유지돼야 상하지 않는다. 하루 약 2리터의 물을 수시로 마시면서 수분을 보충해주자.

9. 잠들기 3시간 전부터는 음식을 삼간다. 또 카페인 음료, 유제품, 탄산음료,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들은 중요한 스피치를 하기 전에는 되도록 먹지 않는다.

전민정 기자 puri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