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 현대지식산업센터(출처: 현대건설)

수익형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오피스텔 및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급량이 급증하면서 3~4년간 인기를 끌었던 수익형부동산에 빨간불이 켜진 것.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택임대소득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주거용 수익형부동산 시장에 냉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확실한 개발 재료가 있는 상가,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부동산은 풍부한 개발 호재에 힘입어 오히려 풍선효과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 등 주거용 수익형부동산 ‘진퇴양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등은 공급과잉 현상으로 인해 임대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의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10년 8월(6.0%) 이후 계속 하락해 올해 2월에는 5.6%까지 떨어졌다.

또 오피스텔은 올해 입주폭탄과 맞물려 수익률 저하와 공실 증가까지 우려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3만2898실 입주)에 이어 올해 4만1312실이 입주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1.5배가량 증가한 수치로, 6년 만에 가장 많은 물량이다.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임대수익률이 떨어지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이란 악재까지 덮쳤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 임대사업자는 임대소득이 노출되고 세금부담까지 더해져 투자 선호도가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과장은 “실제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이 많은 영등포구 당산동과 관악구 신림동의 부동산 시장에 냉기가 돌기 시작했다”며, “현재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거래가 줄면서 마이너스프리미엄까지 형성되고 있으며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오피스텔은 지난달 입주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30%가량의 잔여분양물량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산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오피스텔은 오피스텔 시장 침체가 계속되자 분양가를 낮춰가면서까지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지만 실제 전‧월세수요에 비해 매매수요는 발생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때 판교신도시와 함께 ‘로또신도시’로 불렸던 광교신도시도 오피스텔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광교신도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수년간 광교신도시에 오피스텔 공급이 많았으나 수요는 한정돼 있어 현재 임대수익률은 3%대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도시형생활주택도 공급과잉 현상으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림동은 도시형생활주택이 넘쳐나면서 급매 위주로만 거래되고 있다”며, “불과 2년 전, 신림역 주변 도시형생활주택은 전용 18㎡ 기준으로 최고 1억3000만원까지 분양됐으나 지금은 1억원 이하로 거래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상가‧지식산업센터 등 비주거용 수익형부동산 ‘훈풍’

반면,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의 직접적인 피해가 없는 상가나 지식산업센터 등은 오히려 풍선효과를 받고 있다. 수익형부동산에서 주를 이뤘던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의 수요가 상가나 지식산업센터 등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2구역의 단지 내 상가 ‘텐즈힐’ 분양 관계자는 “오피스텔에 쏠렸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가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 같다”며, “3월 이후 15일간의 계약건수가 지난 한 달간의 계약건수보다 약 2배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특히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일부 지역은 상가의 거래가 늘면서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상암동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아파트 거래가 주를 이뤘으나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아파트를 찾는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상암지구 중심상권은 최근 대체적으로 5000만원 이상 프리미엄이 형성돼 거래됐으며 상가손님이 늘어난 편”이라고 전했다.

송도신도시도 개발호재와 맞물려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송도신도시 중심상권과 그 주변으로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며, “중심상권의 1층 상가 36㎡형은 분양 당시 분양가가 4억5000만원 선이었으나 지금은 5억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식산업센터도 상가와 마찬가지로 분위기가 좋다.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서 분양 중인 ‘에이스 하이엔트 타워10’의 분양 관계자는 “올해 지식산업센터의 임대제한규제가 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객층이 더욱 두꺼워졌다”며, “이 지식산업센터는 지난 3월 11일 분양을 시작한 후 일주일 만에 계약률이 40%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특히 개발이 집중되고 있는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의 지식산업센터에도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문정지구에서는 ‘문정역 현대엠코 지식산업센터’를 비롯해 ‘엠스테이트’, ‘현대지식산업센터’ 등도 분양 중이다.

문정지구의 경우 첨단업무지구와 문정법조타운이 들어서는 데다 최근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지식산업센터뿐만 아니라 상가 분양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지식산업센터 등 풍부한 개발호재를 갖춘 지역은 고용을 창출하고 인구를 유입시켜 임대수요를 풍부하게 한다”며, “세금 등 각종 부대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적정 수익률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비주거용 수익형부동산은 꾸준한 관심을 받을 전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