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497개사의 12월 결산법인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지난 14일 118개와 21일 662개에 이어 이번까지, 3주에 걸쳐 매주 금요일마다 ‘슈퍼 주총데이’가 치러졌다. 이를 끝으로 이번 주총시즌도 사실상 막을 내렸다.

한꺼번에 주총이 몰리다보니 수많은 소액주주들은 참가 기회조차 갖기 힘들다. 주총은 한 해 성과를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에게 설명하고 향후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다. 하지만 대부분 상장사들의 주총은 금요일, 시간도 오전 8~10시에 집중돼 복수의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은 철저히 외면 받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몰아치는 슈퍼 주총데이 속에 풀무원은 7년째 ‘열린 주총’ 전통을 이어나갔다. 풀무원홀딩스의 주총은 지난 28일 서울 예장동 ‘문학의 집’에서 열렸다. 이번 주총에는 남승우 총괄사장과 강영철 전략경영원장 등 사내이사 5명을 포함한 등기이사 11명 전원이 참석했으며, 100여명의 주주도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주총은 30분간의 의안 심사을 거친 뒤, 곧바로 ‘열린 토론회’와 ‘주주와의 대화시간’ 순으로 치러졌다. 열린 토론회는 방송인 이익선씨의 사회로 남승우 풀무원홀딩스 총괄사장과 강영철 전략경영원장이 3자 토크쇼 형식으로 풀무원의 경영‧사업 현황에 대해 1시간 동안 대화를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3자 토크쇼는 국내외 사업성과, 바른먹거리캠페인, 환경경영 등 3가지 주제를 가지고 진행됐다. 풀무원의 지난해 연결 매출이 1조 5,217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영업이익이 464억원으로 전년대비 13.4%가 성장했음에도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배경과 전망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이어 풀무원의 대표적 CSV(공유가치창출)활동인 바른먹거리캠페인과 환경경영 성과에 힘입어 풀무원이 지난해 대한민국 지속가능성지수 종합 1위, 8년 연속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선정된 성과 등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이어진 주주와의 대화 시간에는 주주들이 최고경영진에게 질의‧응답하는 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의 경우 실적이 저조해 주가가 낮은 것 등에 대한 주주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져 경영진이 곤혹스러워했다. 하지만 올해는 주가가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오른 성과가 반영돼서인지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질의, 응답이 이루어졌다. 주주자격으로 초등학교 자녀와 함께 참석한 40대 부부는 '바른 먹거리'에 대해 관심이 있다며 "수입 원재료 관리방법에 대해 알려달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풀무원 제품과 사업에 대한 퀴즈코너도 마련해 정답자에게 상품을 증정하기도 했다.

풀무원홀딩스는 미국의 세계적인 투자자인 워런 버핏이 개최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총을 벤치마킹해 지난 2008년부터 열린 주총을 시작했다. 풀무원은 매년 한 차례 열리는 주총을 20~30분만에 일사천리로 끝내는 형식적인 주총이 아닌, 주주들이 직접 사업 현안과 방향을 논의하는 실질적인 주총을 만들자는 의도로 열린 주총을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풀무원 관계자는 “주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앞으로도 열린 주총 형식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