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을 포맷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면서 캠핑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중국에서도 캠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관련 용품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캠핑과 마라톤, 등산 등 다양한 레저문화를 즐기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중국 남방 지역의 계절은 4계절이 아닌 2계절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3월에 접어들자 기온이 20도를 웃돈다. 긴팔 옷이 덥다는 느낌까지 드는 3월 주말, 근처 대형 슈퍼마켓에 들렀더니 매장 한가운데를 캠핑장으로 꾸며놓았다. 대형 텐트와 야외 테이블, 각종 바비큐 장비 등을 설치해놓아서 꽤 근사한 캠핑장의 모습을 갖췄다.

한국도 캠핑인구가 200만 명에 달한다는 기사를 접했는데 아직 자동차 보급률이 높지 않은 중국에서 캠핑이 인기인가라고 순간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캠핑장으로 꾸며놓은 곳에 적혀 있는 광고 문구는 ‘빠바취날(爸爸去哪儿, 아빠 어디가)’이었다.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를 수입해서 방영 중인 중국에서 이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아이들과 자연으로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부모들의 수요가 늘어나 캠핑용품도 덩달아 인기가 높아진 것이다.

중국인들의 수입이 증가하고 중산층 인구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레저문화가 각광을 받고 있다.

캠핑의 경우 아직까지 이용 인구가 많지 않고 캠핑카 등의 수요도 크지는 않지만 점차 캠핑지의 숫자도 늘고 각종 캠핑용품 전시회도 늘어나는 등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KOTRA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기준 중국의 캠핑장 숫자는 20여 곳에 불과했지만 2011년에는 100여 곳으로 크게 늘어났다.

캠핑카의 보유 숫자는 많지 않아서 2011년 기준으로 6000여 대에 불과하다. 대신 캠핑카보다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한 스포츠 다목적 차량(SUV)의 인기가 높아져서 2013년 상반기에만 총 2만7800여 대가 팔렸다. 실내와 트렁크 공간이 넉넉한 SUV를 캠핑카 대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1년에 몇 번 이용하기 위해서 캠핑카를 구입하기에는 가격도 만만치 않고 아직까지는 돈을 써가면서 굳이 불편한 경험을 하는 것을 마땅해하지 않는 문

화가 있는 탓이다.

한국 중장년층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마라톤 역시 중국의 늘어나는 중산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981년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국제마라톤경기가 열렸을 때 참석인원은 200명이 채 안 됐지만 지난해 베이징에서 같은 마라톤이 열렸을 때 참석인구는 3만 명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마라톤에는 이보다 많은 3만5000명의 인원이 참석해서 황푸강의 와이탄 도로를 가득 채운 채 경기를 진행했다.

올해 1월 샤먼에서 열린 마라톤 경기는 7만7000명이라는 엄청난 참가자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참가자 중 60%는 샤먼에서 왔지만 1.5%의 외국인을 제외한 40%에 가까운 참가자들은 중국 각지에서 날아온 열혈 마라토너들이었다.

중국 육상협회가 2010년 공식적으로 개최한 육상경기는 총 12건에서 2012년에는 33건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총 53건의 육상경기가 계획되어 있는데 대부분 마라톤 혹은 단축 마라톤 행사다.

마라톤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25세에서 40세까지의 청년층이 많고 남성 마라토너가 여성보다 많은 편이다. 참석자들은 부유한 비즈니스맨이나 중산층 화이트칼라들이 많은데 점차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마라톤으로 건강을 유지하려는 트렌드가 나타난 것이다.

각 지방 도시들은 관광객 유치와 이미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마라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 중국 전역에 마라톤 열풍이 더욱 강하게 불고 있다.

중국 내 마라톤 열기 확산에 저해요소를 꼽으라면 점점 악화되고 있는 공기오염 문제다. 지난해 베이징에서 마라톤이 열릴 당시 미세먼지 농도는 300㎍/㎥으로 방독면을 쓰고 달리는 마라토너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라톤과 더불어 등산인구도 확대 추세다. 한국에서 중장년층은 등산복을 마치 캐주얼 복장처럼 입고 다니듯이 요즘 중국에서도 시내에서 등산 점퍼를 입은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만큼 등산이 많이 확산된 것인데 매년 약 40%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낼 만큼 등산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상품 시장도 급격히 성장해서 한국에서도 유명한 노스페이스나 콜롬비아 등의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브랜드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많이 찾는 중국 자체 브랜드 등산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알아두면 좋은 중국의 풍습>

체육복 아니고 교복이에요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는 학생들이 종종 하는 질문이 있다. 정말로 한국 학생들은 TV에서처럼 재킷과 조끼에, 여학생은 스커트, 남학생은 넥타이까지 단정하게 맨 교복을 입느냐는 질문이다. 물론 TV 드라마처럼 세련되고 멋진 교복까지는 아니지만 비슷한 디자인으로 많이 입는다고 대답하니 교복이 예뻐서 좋겠다며 부럽다는 반응을 많이 보인다.

중국도 대부분 학생들이 교복을 입는다. 초등학생들은 교복 위에 빨간색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다녀서 스카프만 보면 초등학생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중고등학생들은 스카프는 매지 않고 교복만 입는데 많은 한국인이 중국 학생들은 교복을 입지 않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 학생들이 입는 교복은 대부분 체육복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하교 길에 학생들이 무리지어서 교복을 입고 지나가도 한국 학생들처럼 체육 시간 후에 그냥 체육복을 입고 집에 가나 보다라고 생각하기 일쑤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중국 문화에 걸맞게 지퍼가 달린 체육복 상의와 고무줄 체육복 하의는 대개 사이즈도 넉넉하다. 한창 자라는 청소년기에 매해 교복을 살 필요도 없어 비용 절감도 된다.

중국 대학의 한 교수는 TV에 나와 체육복 교복에 아이들이 익숙해져 대학이나 사회에 나가서도 격식 있는 자리건 편한 자리건 운동복 차림으로 돌아다닌다고 지적하며 한국식의 정장 교복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소년들에게 몸을 조이지 않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체육복 교복이 더 편리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inchunghan@gmail.com

뉴욕공과대학(NYIT)의 중국 난징캠퍼스에서 경영학과 조교수로 근무중이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 년간 기자로 근무했으며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무역경영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