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회장
■ 김경섭 회장은 지난 1976년 펜실바니아 주립대 대학원(공학박사)을 졸업하고 와튼 경영대학원에서 리더십을 연구했다. 1994년 한국리더십센터를 설립해 리더십과 코칭 교육을 한국 사회 저변에 확대해오고 있다.

그동안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한국인이 매우 유능하고 부지런하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그런데 그 중 상당수가 잘못된 방향으로 유능하고 부지런하다는 사실이 늘 안타까웠다.

무엇보다 자기관리 능력과 대인관계 능력이 부족하고 수신(修身)이 안 돼 불신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훌륭한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음에도 원칙에서 벗어난 변칙적인 행동으로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처럼 가치관이 흔들리고 사회가 혼란스러운 때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불변의 법칙인 ‘원칙을 기반으로 한 원칙 중심의 리더십’이다. 모든 변화하는 것의 기본원리에 해당하는 변함 없는 원칙을 재정비해야 할 때이다. 원칙이 바로 서 있지 않고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을 때는 아무리 새로워지려고 애를 써도 진정한 변화를 이뤄낼 수 없다.

원칙(Principles)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으로 ‘하늘의 법’이다. 그것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보편타당한 것이기 때문에, 4000년 전 고대 이집트에서 통용되던 법칙을 알게 되면 6000년이 지난 지금의 한국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21세기를 이끌어갈 리더는 원칙 중심의 리더, 도덕적 권위를 가진 리더이다. 도덕적 권위를 갖춘 리더는 내부고객인 지식 근로자를 섬기고 존중하는 패러다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정과 신뢰를 받으며 충성을 이끌어낸다.

원칙 중심의 리더가 되려면 다른 사람을 이끌기 전에 셀프 리더십을 먼저 갖춰야 한다. 우리는 흔히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또한 지위가 있으면 저절로 따라온다고 믿는다.

자신의 말과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지 고려하지 않은 채 직위에 따라 그저 시키고, 지시한다. 깐깐하게 점검하고 지시하고 통제하는 것을 리더의 역할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얼마 전에 한 벤처기업 직원에게 상사가 자신도 못한 행동을 부하들에게 강요할 때마다 주머니 속에서 네 손가락을 펼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사례는 우리 주변에 너무 많다.

어떤 상사는 금연빌딩이라고 선언한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금연을 요구하면서 자신은 방에서 담배를 피운다. 회사의 규칙에 관해 직원들에게는 엄격하지만 스스로에게는 관대하다.

이럴 때 직원들은 앞에서는 ‘네, 네.’ 하지만 돌아서면 네 손가락을 펼치면서 ‘너나 잘해!’ 라고 말한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늦게 다니지 말라고 아이들과 부인에게는 호통을 치면서도 자신은 업무를 핑계로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간다. 아이들에게는 규칙을 지키라고 하면서 애들을 태운 채 자신은 신호를 위반한다. 시댁 식구들에게 잘하라고 큰소리치면서 처가 식구들은 등한시한다.

아빠의 큰소리에 모두 듣는 척하지만 이들도 역시 속으로는 ‘너나 잘해.’라고 한다.
리더십이란 다른 사람들을 지도하고 통솔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하지만, 따르는 사람이 없다면 혼자 걸어가야 한다.

리더십이란 바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영향력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그들에게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며, 리더를 따르지도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따르지 않는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리더가 아니다. 먼저 스스로 수신해서 직장과 가정에서 사람들에게 네 손가락의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

리더십은 자신이 먼저 신뢰받는 사람이 된 다음, 상대방의 잠재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임파워시켜주기 즉, 동기를 부여해 잠재 능력을 발휘하게 해주며 조직원들이 시너지를 내서 조직을 성공하게 하는 능력이다.

현대와 미래의 리더는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내적 성품의 덕, 즉 셀프 리더십을 갖춘 인격자로 주위의 유혹을 물리치고 변함 없는 원칙 중심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