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에서 경기도 하남시로 들어가는 길 옆에는 아카시아 향기가 코를 찌른다. 남한산성 아래 창고를 개조한 이두섭 작가의 작업실은 꽤나 산자락 깊은 곳에 있었다.

인근 텃밭의 싱그러운 야채며 휘어진 계곡의 풍경이 발걸음을 싱그럽게 했다. 작업실 외벽을 튀지 않게, 자연스럽게 사물들과 어우러지게 꾸며놓은 것들이 소박하지만 단정해보였다.

“미대 시절 야외수업 때 이곳에 왔었지요. 그 후 작업을 위해 몇 곳을 다니다 이곳이 생각나서 15년 전에 들어왔습니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는 이곳에서 ‘평화’를 얻었습니다.

작가로서 자연이 주는 영감이 늘 새롭고 또 소재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니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것도 만족스럽습니다. 소재가 늘 옆에 있으니 흔히 지나치는 것들의 재발견도 기쁨이지요”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이곳에서 그림이 끝날 때까지 살고 싶다”고 밝혔다.

홍익대 미술대학을 졸업한 그는 ‘흙에게 묻다’(관훈미술관, 서울) ‘화두’(도울갤러리, 서울) 등의 초대 개인전과 호안미로 국제 드로잉전 (스페인, 바르셀로나), 우즈베키스탄 국제미술전(우즈베키스탄) 등 다수의 국내 및 국제단체전에 참여했다.

이두섭 작가는 올 11월에 인사아트센터에서 가질 개인전 준비로 그의 작업실은 작가의 말대로 ‘전쟁터’였지만 적재적소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권동철 문화전문기자 k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