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건설사들에 ‘암’적인 존재로 남아 있던 미분양 아파트가 최근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꾸준한 전세가격 상승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  건설사들도 계약금 할인 등 다양한 특별 분양 혜택을 내놓고 있어 알짜 미분양 아파트를 내집으로 마련할 수 있는 마지막 찬스가 될 전망이다.

전셋값 상승‧주택 거래 증가 부동산시장 봄맞이

침체됐던 부동산 시장이 회복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거래량이 예년 수준을 넘고 아파트 가격이 상승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국 미분양 아파트도 부동산 시장 활황기만큼 감소하고 있어 시장 회복에 힘을 더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시장 침체로 기존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신규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는 가격경쟁력을 잃는 등 미분양 물량이 적체돼왔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까지 미분양주택 양도세 감면 등의 정책과 올해 들어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고, 매매가격이 오르는 등 주택시장이 회복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미분양 주택의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연일 치솟는 전세가격을 견디지 못하고,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가 증가한 것도 미분양 아파트 감소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팀장은 “꾸준한 전세가격 상승과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으로 최근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기존 주택보다 신규 주택 물량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더 많은 것도 미분양 아파트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회복 분위기를 보이면서 건설사들이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 잔금유예 등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며, “주택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시기를 잘 이용한다면 더욱 유리한 조건에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미분양 아파트, 수도권 중심으로 속속 팔려

평택, 수원, 김포 등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던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 감소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3년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1091가구로 부동산 시장 활황기인 지난 2006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취득세, 양도세 한시 면제 등 부동산 완화정책으로 소비자 심리가 회복되면서 미분양 주택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준공 후 미분양 역시 2008년 이후 가장 적은 수량으로 총 2만1751가구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3만3192가구로 전월(3만4203가구) 대비 1011가구 줄었다. 인천 연수구(893가구) 등에서 신규 미분양이 발생했지만, 경기지역(2236가구)에서 기존 미분양이 크게 줄면서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경기에서 미분양 물량이 많이 감소한 지역은 평택시(641가구)와 수원시(356가구)로 나타났다. 평택시에서는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줄었다. 수원시는 권선도시개발지구 및 영통 광교지구에서 미분양 물량의 감소 폭이 컸다.

여기에 송도국제도시와 일산, 김포, 용인, 삼송지구, 하남미사 등 수도권 지역도 서울 전세가격 수준에서 집을 구할 수 있어 미분양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 2만7899가구로 전월(2만9506가구) 대비 1607가구 줄었다. 부산, 경남 등에서 기존 미분양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김현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서울지역 전세 평균값은 ㎡당 약 300만원 수준으로, 수도권 내 미분양 아파트의 매매가격과 비슷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용인, 수원 등 서울로 출퇴근이 편리한 서울 인접 지역과 동탄2신도시 등 교통 여건 개선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분양 단지 구매 시 ‘도심 접근성’, ‘가격 확인’ 필수

미분양 아파트는 남아 있는 물량 중 원하는 동‧호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계약금 할인, 중도금 무이자, 이자 후불제, 발코니 확장 무료 시공 등 혜택도 다양해 실수요자 입장에선 합리적인 가격에 새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다.

하지만 미분양 아파트는 나름대로 미분양이 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각종 혜택에 현혹돼 성급한 결정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우선 향후 미래 가치가 있는 미분양 아파트를 구매하고자 하는 경우 입지 여건과 주변 환경, 교통 편의성 등을 가장 유심히 따져봐야 한다. 이는 입주 시점의 주거환경과 발전 잠재력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으로, 입지가 좋은 곳은 주택시장 상황이 호전되면 집값 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포한강신도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한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은 아파트들이나 계약률이 60~70% 이상 되는 단지도 매입 환경이 좋은 곳으로 꼽힌다”며.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한 ‘브랜드’ 아파트나 1000가구 이상 대규모 단지를 계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분양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 팀장은 “최근에 짓는 아파트들은 평면설계, 커뮤니티 시설 등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결국 미분양 원인은 분양가일 가능성이 크다”며, “해당 지역 소비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인지를 따져보고, 앞서 분양된 아파트 또는 입주해 있는 새 아파트의 가격과 차이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분양 계약 시에는 반드시 현장을 직접 방문해 도로 접근성 및 대중교통 편의성, 생활 기반시설 등을 확인하는 작업도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