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에 걸맞은 파워와 안전의 집합체" 

‘겉과 속이 다르다’는 표현은 보통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 표현이 딱 맞아떨어지는 자동차가 하나 있다. 바로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80이다. 겉만 보면 영락없이 중후한 멋을 풍기는 고급 세단이지만 실제로 주행해보면 폭발적인 힘을 느낄 수 있다. 마치 고성능 스포츠카를 모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해도 안전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안전함의 대명사 볼보가 아니던가?

실제로 시승 중에 감동적인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서울 역삼동 사거리 대로변에서 갑자기 끼어든 외제차 한 대가 바로 앞에서 또다시 차선을 변경하려다 급브레이크를 밟은 것이다. 그러자 볼보 S80은 요란한 경고음과 함께 급제동했다. 넋 놓고 당할 뻔한 운전자를 구해준 것은 ‘시티 세이프티 Ⅱ’의 충돌 안전 시스템이다. 시속 50km 이하 주행 중, 앞차의 급정거 등으로 간격이 급격히 줄어들 때 스스로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기술이다. 앞차와의 속도 차이가 15km/h 이하일 경우 추돌 없이 차량을 정지시키며 그 이상의 속도에서는 자동적으로 속도를 낮추는 놀라운 기술이다. 이 밖에 차도에서 자전거 이용자를 스스로 감지하고 속도를 통제하는 ‘사이클리스트’와 보행자와의 충돌을 방지하는 시스템 등은 볼보를 안전의 대명사로 만들기 충분했다.  

최고출력 215마력의 2.4ℓ 직렬 5기통 트윈터보 디젤 엔진을 장착한 S80은 마치 스포츠카를 연상시킨다. 묵직한 세단이 순간 치고 나가더니 밟으면 밟는 대로 도무지 거침이 없다. 최고시속 250km/h를 다 경험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울 정도. 주행 모드는 컴포트, 스포츠, 어드밴스드 세 가지며 운전자의 스타일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연비도 14.2km/l로 배기량 대비 우수하고 최근 주목 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39g/km다.

성능만 스포츠카 느낌이 아니다. 운전석과 보조석은 낮고 깊숙하게 들어가 있으며 머리 받침은 넓고 큼직하다. 차체도 낮아서 앉는 순간, 겉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차를 경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주행 중 앞차와의 간격을 감지해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는 ‘어탭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30km 이하에서 차간 가격을 유지하며 자동 정차까지 유도하다 다시 출발시키는 ‘큐 어시스트’, 차내 공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서 일산화탄소 및 이산화질소 같은 유해물질이 차량 안으로 들오지 못하게 하는 ‘실내공기 청정 시스템’, 리모컨으로 문을 열면 1분 내에 내부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고 도로 표지판을 계기판에 표시하는 기능 등은 알면 알수록 감동을 받기 충분해 보인다.  

볼보 S80을 함께 시승한 김동혁 씨(34세)는 친지들 덕분에 여러 독일차를 타볼 기회가 있었다. 가장 최근에 타본 차량은 벤츠 E클래스, 연료는 가솔린이라 다르지만 가격과 성능 등 여러모로 볼보 S80과 비견되는 모델이다. 서울 북악스카이웨이와 도심을 도는 2시간의 시승을 마친 김 씨의 평가는 “넘치는 힘만큼은 높이 살 만하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인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처음 운행자에게 복잡해 보이는 내부 인테리어와 고급 세단치고는 다소 좁은 실내공간, 그리고 디젤차의 소음은 단점으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