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매체의 발달로 상품의 유통 경로가 바뀌고 있다. 금융업도 예외가 아니다. 텔레뱅킹에서 인터넷뱅킹 최근에는 스마트뱅킹으로 이동 중이다. 생명보험 가입 경로도 기존 설계사 등의 대면채널에서 은행과 TM을 거쳐 현재 온라인 완결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저렴한 보험료를 무기로 온라인에 집중하고 있는 생명보험사는 어디이며, 동일 조건으로 가장 저렴한 곳은 어디일까?

온라인 생명보험이 성공하려면 상품 경쟁력이 최우선이다. 즉, 저렴한 가격에 더 우수한 보장과 서비스가 기본이다. 설계사가 필요 없어 모집수수료를 뗄 필요가 없다. 또한 설계사가 없기 때문에 사업비도 축소된다. 이런 혜택을 소비자는 저렴한 보험료와 많은 서비스로 돌려받게 된다.

현재는 온라인 생명보험 시장이 형성된 초기다. 따라서 상품구성이 복잡하지 않은 정기보험, 암보험, 연금보험, 어린이보험 등이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 생명보험 시장에 진출한 각사들은 특정 상품에서 우수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보험이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금융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던 과거 소비자들은 금융회사가 추천하는 상품에 가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정보가 넘친다. 따라서 소비자들도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비교해보고 가입한다. 즉, 보험시장도 공급과잉으로 상품별 차별성이 감소했으며, IT의 발전 및 소비자보호 규제 강화 등으로 소비자들도 다양한 금융 정보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금융상품의 유통구조도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있다.

아울러 저성장·저금리 시대로 진입, 금융사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혈안이다. 특히 보험업은 은행이나 증권사와 달리 전문적인 설계사를 보유, 설계사 모집수수료와 지점임대료 등 고정비용이 대거 발생한다. 고정비용을 줄이는 대신 상품의 가격·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 보험사는 물론 보험소비자도 만족하면서 산업의 발전을 꾀할 수 있다.

농산물의 경우 생산자인 농부에서 유통사를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유통사의 중간 마진으로 최종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농산물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 물론 유통사로 인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IT의 발전 등으로 소비자는 인터넷 등을 통해 직거래가 가능하다. 또한 저성장 시대에 진입, 같은 상품이면 저렴한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즉, 직거래의 편의성이 높아져 굳이 유통사가 필요 없는 영역이 많아졌다.

금융업, 특히 보험도 이처럼 변모하고 있다. 전통적인 보험산업은 생산과 유통이 구분되었다. 보험사는 농부, 설계사는 유통사에 비유할 수 있다. 즉, 보험사는 상품을 생산하고 보험설계사는 유통한다. 생산과 유통을 전담하는 조직이 이분화되어 있는 것. 보험상품도 직거래한다면 더 저렴한 가격으로 비슷하거나 더 좋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한 대형 손해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과거 온라인 자동차보험이 처음 등장했을 때 지금과 같은 성공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며 “현재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전체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어 (동일한 서비스에) 저렴한 가격이 최고의 무기”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물론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과 의무보험이 아닌 생명보험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생명보험도 반드시 필요한 상품”이라며 “IT기기 사용이 자연스러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20, 30대들을 공략한 후 이들의 성장에 따라 향후 더 다양한 욕구를 채울 수 있는 상품으로 발전하는 것이 주요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성공 제1조건은 가격, 제2조건은 정확한 정보

삼성화재는 온라인 자동차보험 후발 주자다. 그러나 현재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업계 2위다. 브랜드파워도 있었지만 그만큼 ‘저렴함’을 홍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지난 2001년 교보자동차보험이 먼저 시작했다. 저렴한 보험료를 무기로 한 온라인 자동차보험이 시장을 확대하자 삼성화재 대면채널 가입비중은 급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따라서 삼성화재는 2009년 3월,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미 시장에선 11개사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던 시기였다.

그러나 자사 오프라인 채널 보험료와 직접적으로 비교 광고를 하는 등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홍보를 시작, 4년이 채 안 된 시점에 업계 2위까지 올라섰다. 실례로 삼성화재 전속 설계사의 판매 비중은 2009년 45.1%에서 2012년 말 38.7%로 떨어진 반면, 온라인 판매 비중은 20%까지 높아졌다. 같은 시기 보험대리점을 통한 판매 비중은 34.8%에서 34.2%로 비슷했다. 즉, 설계사를 통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던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대거 이동한 것이다.

삼성화재 고위 관계자는 “온라인 사업 성공의 핵심은 자사 브랜드를 해치지 않고 설계사 채널과 마찰을 줄이면서 가격경쟁력을 부각시키는 것”이라며 “실제 설계사 채널의 사업비는 20% 이상, 전화영업은 약 15%다. 그러나 온라인은 10%가량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낮아진 고정비용이 소비자에게 환원된다는 점을 알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검색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특정 상품을 구매할 때 수많은 정보를 취사선택한다. 온라인 생명보험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은 한 보험사 사이트만 들어가서 바로 가입하는 것이 아니다. 비교를 위해 여러 사이트를 방문, 최종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상품을 선택한다. 따라서 가격경쟁력이 확보되었으면, 보험상품 가입이 왜 중요한지 객관적인 정보는 물론 보험료와 보장내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한 온라인 생명보험 팀장은 “온라인 가입고객을 분석해본 결과 첫 번째 방문에서 가입한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며 “보통 5번 정도 방문한 이후 가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덧붙여 “가입 추이를 보면 월말로 갈수록 월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입률을 보였다”면서 “이는 설계사가 소비자에게 보험 필요성을 설명한 것이 이유”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정기보험에 가입하려고 하는 소비자는 A·B·C 보험사 등 비슷한 온라인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사이트르 방문, 꼼꼼히 비교한 후 가입한다. 따라서 보험의 필요성은 물론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까지 꼼꼼히 비교가 가능하도록 모든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월초보다 월말에 온라인 가입자가 증가했다는 것은 보험소비자가 설계사를 통해 보험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매월 말에 실적을 마감한다. 따라서 설계사들은 월말로 갈수록 실적 압박에 노출, 더 적극적으로 보험 가입을 권한다. 즉, 설계사 설득으로 인해 필요성을 깨닫고 나서 동일 보장에 더 저렴한 상품을 찾은 것이다. 따라서 보험소비자들이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여러 플랫폼을 통해 지속적인 홍보도 병행해야 한다.

온라인 생명보험 초기인 현재는 판매하는 상품이 많지 않으며, 상품 구성도 단순하다. 선택권이 너무 많고 복잡하면 소비자들은 받아들이기보다 거부한다. 따라서 업계도 단순하고 쉬운 정기보험 등의 상품에서 시작해 점차 복잡하지만 맞춤형 상품인 변액보험과 특약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보험소비자들은 현재 단순하지만 꼭 필요한 보장만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향후에는 설계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 대부분 상품도 선택 가능할 것이다.

또 다른 온라인 생명보험 전문가는 “시장 형성기인 현재는 보험료 부담이 없고 이해하기 쉬운 상품이 주력이다. 향후 비교 가능 상품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이며 최종적으로 전문성이 있어야 스스로 선택 가능한 상품으로까지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온라인생명보험 최고의 상품은?

본지가 온라인 생명보험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현재 온라인에서 완결 가능한 상품을 비교했다. 그 결과 정기보험은 KDB생명과 라이프플래닛, 암보험은 미래에셋생명·KDB생명, 연금보험은 라이프플래닛, 어린이보험은 KDB생명 이 각각의 조건에서 유리했다.

 

『정기보험』

우선 정기보험부터 살펴보자. 정기보험이란 종신보험의 보장기간을 정해진 기간으로 축소한 상품이다. 종신보험은 죽을 때까지 평생 사망보험금을 보장한다. 즉, 계약자가 조기사망하면 그에 상응하는 사망보험금을 지급해 유가족의 생활안정자금으로 활용한다. 조기사망하지 않으면 본인의 노후 대비나 상속재원으로 활용한다. 반면 정기보험은 정해진 기간에만 사망보험금을 지급, 종신보험보다 보장기간이 짧다. 즉, 조기사망 대비만 가능하다. 그러나 그만큼 보험료가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현재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정기보험은 일반사망만 보장하는 상품과 재해사망까지 보장하는 상품 두 종류다.

일반사망만 보장하는 정기보험은 라이프플래닛, 미래에셋생명, 신한생명, 한화생명, 삼성생명이 판매 중이다. 그중에서 라이프플래닛이 가장 유리했다. 흡연자의 경우에도 보험료가 가장 저렴했으며,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타사보다 대폭 저렴했다. 40세 비흡연자 남성이 주계약 1억원으로 10년 동안 보장받는다고 가정하면, 삼성생명 온라인 보험보다 약 100만원 저렴한 보험료로 동일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일반사망과 재해사망을 동시에 보장하는 상품은 KDB생명, 신한생명, 현대라이프가 판매 중이다. 그중에서 KDB생명이 가장 유리했다. 40세 남성으로 비교 시 KDB생명이 현대라이프보다 60만원 저렴하다. 다만 KDB생명 상품은 온라인에서만 가입 가능한 반면 현대라이프는 설계사를 통해서도 동일한 상품에 가입이 가능하다.

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동일 조건에서 보험료도 저렴하지만 최대 장점은 5억까지 보장금액을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KDB생명 관계자는 “40~60세의 중장년층은 질병 등으로 인한 일반사망보다 사고로 인한 재해사망 확률이 높다”며 “교통사고 등의 재해로 인해 사망 시 최대 4억원까지 보장 가능하다”고 말했다.

 

『암보험』

온라인 생명보험 중 암보험은 KDB생명, 미래에셋생명, 신한생명, 삼성생명이 판매 중이다. 그중에서 KDB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좋았다.

암보험을 보장기간을 중심으로 구분하면 10년 만기, 15년 만기, 80세 만기 상품 등이 있다. 10년 만기 상품은 KDB생명과 신한생명이 판매 중이다. 두 회사의 상품은 보장 내용이 조금 다르지만 KDB생명이 납입보험료가 저렴했다. 발병 시 치료비뿐만 아니라 요양비와 간병비 등이 발생하고, 치료 후에도 낮은 임금의 직장으로 이직하거나 퇴직하는 등을 상황을 감안하면 최대 가입금액을 높일 수 있는 KDB생명의 상품이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80세 만기 상품은 KDB생명, 미래에셋생명이 판매 중이다. 납입하는 보험료 대비 보장조건은 미래에셋생명이 유리했다.

반면 삼성생명은 보장 대비 보험료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KDB생명 관계자는 “80세 만기 상품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이 보험료가 조금 저렴한 것은 사실”이라며 “고액보장을 원한다면 고액암 최대 1억까지 보장되는 KDB생명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연금저축보험·연금보험』

연금저축보험은 연 400만원까지 12% 세액공제가 가능한 상품이다. 금융당국이 국민의 노후생활 안정을 위해 판매를 권고하고 있는 상품이기도 하다. 따라서 상품구성은 같으며 사업비도 비슷하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라이프플래닛의 연금저축보험이 가장 유리했다.

온라인 연금저축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는 라이프플래닛, 삼성생명, 한화생명, 신한생명, 미래에셋생명, KDB생명 등이다. 특히 라이프플래닛은 국내 최초로 해지공제가 없는 연금보험도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

참고로 연금저축보험은 보험료를 납입할 때 세액공제로 세금혜택이 있는 대신 연금을 수령할 때 3.3~5.5%의 연금소득세가 발생하며, 연금보험은 납입할 때는 세금 혜택이 없지만 10년 이상 유지 시 보험차익에 대해 전액 비과세된다. 일반적으로 세액공제가 되는 연금저축보험부터 가입한 후 여유자금이 있으면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현명한 노후 준비 방법이다.

 

『어린이보험』

생명보험사에서 가입할 수 있는 어린이보험은 KDB생명, 미래에셋생명, 신한생명, 현대라이프가 판매 중이다. 그중에서 KDB생명이 눈에 띈다.

KDB생명 온라인 어린이보험은 타사에 비해 결코 저렴하지 않다. 그러나 현재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 이유는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보장내용이다. 보장 범위도 넓고 보장 금액도 높다.

KDB생명 다이렉트 사업팀 박장배 팀장은 “금융당국이 온라인 생명보험의 기준을 논의하기 이전에 이 상품을 출시했다”며 “설계사 채널의 상품처럼 보장이 넓고 보장금액도 높다. 다만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해 소비자들이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른 온라인 상품들은 본인의 위험을 대비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낮은 보험료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어린이보험은 자녀를 위해 가입하기 때문에 최대한 보장내용이 좋은 상품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타사 대비 보험료가 낮지 않지만 판매가 두드러진 KDB생명의 어린이보험을 볼 때 향후 온라인 생명보험 시장의 발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초기에는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상품을 중심으로의 발전이 예상된다. 그러나 보험소비자의 이해가 높아질수록 변액보험과 같이 복잡한 투자형 상품도 판매가 가능해질 것이다. 실례로 현재 금융당국은 무해지공제 변액보험은 온라인에서 판매 가능하다는 방침으로 세부 내용을 조정하고 있다.

아울러 시장 초기인 현재 보험소비자는 온라인 보험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 사고 발생 시 보험금 청구 방법 등이 복잡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 자동차보험처럼 기존 상품과 동일하다는 확신이 들면 시장은 S자 곡선을 그리며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