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해외 교포들의 자금유입이 늘고 있다. 외환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만8500여건이었던 것이 2월 들어 7만6242건(20일 기준)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교포들은 송금을 통해 20% 이상의 환차익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령 1500원 대로 미달러를 환전한다면 2달 전 환율인 1300원 보다 15%의 환차익을 볼 수 있으며, 환율이 다시 1500원에서 1300원으로 떨어진다면 추가적인 이익효과를 볼 수 있다.

환차익 효과가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이 때, 해외 교민들의 서울 지역 부동산 투자 붐이 다시 조성되고 있다. 가격하락, 규제완화 등의 혜택을 고려했을 때 최적의 투자시기이기 때문이다.

최근 환율이 달러당 1500원대로 2007년 대비 약 55~65% 올랐고, 정부에서는 분양가상한제 폐지, 투기과열지구해제, 양도세면제 등의 부동산 규제완화책들을 발표해 투자에 매력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도 해외교포들의 국내부동산 구입 사례가 늘고 있다. 23년 전 미국으로 이민을 간 서모씨(53). 현재 시카고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2월 초 반포에 위치한 아파트를 매입했다. 최근 국내 건설사들은 미분양 적체가 심해지면서 해외교민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서씨의 경우는 국내의 G건설사가 미주현지에 낸 광고를 보고 한국을 직접 찾아와 매매계약을 작성했다.

LA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2007년 말 만 해도 강남 핵심요지의 방 3개, 화장실 2개짜리 신축 35평짜리 아파트를 구매하려면 110만 달러가 필요했는데 환율이 1500원대로 올라가면 73만 달러만 투자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50% 받는다고 가정하면 11억짜리 신축 강남아파트 구입에 35~40만 달러 정도만 있으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이번 기회에 꼭 국내부동산을 매입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LA에 거주하며 최근 사업차 한국을 방문한 안모씨(62)는 2월 중순 잠실 주공 재건축 아파트 구매 상담을 위해 인근 H중개업소의 상담을 받았다. 안 씨는 “현재 약 30만 달러(약 4억3000만원)를 외화계좌에 보유하고 있으며 잠실 재건축 아파트 109㎡(33평)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보유한 자금이 부족하고 환차익 수익을 높이기 위해 해외 자금을 추가적으로 송금하여 대출 없이 아파트를 구매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해외 교민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면서 서울시도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토지 취득 신고서 작성법 등 외국인들의 부동산 매입 시 신고의무 사항을 부동산 중개사무소나 건설사를 통해 홍보할 계획이다. 또한 서울시는 외국인에게 부동산 중개가 가능한 '외국인 대상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시 전역에 70개소로 확대해 지정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외국인 밀집지역에 20개소를 지정한 데 이어 금년에는 보다 편리한 외국인 거주환경을 위해 자치구별로 2~3개씩 추가한 것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해외동포들이 국내투자 시 외환이나 세무, 법률 부문 등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 국내 투자를 원스탑(One-stop)으로 서비스하는 '재외국민투자센터'를 오픈 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체계화된 투자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속적인 투자환경 개선을 통해 재외국민은 물론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를 활성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www.rootiz.com)
이승익 대표는 Financial Daily 경제부 기자를 거쳐 현재 해외부동산 컨설팅업체인 루티즈코리아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