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상고하저의 흐름이 예상된다. 하지만 경기가 기대만큼 성장할지 아직은 확신하기 어렵다. 이런 때, 투자 포지션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며, 어떤 상품이 유망한가. 재테크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금융사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추천할 수 있는 재테크 비법을 연속 시리즈로 소개한다. 스물두 번째로 국내 대표 증권사인 동부증권이 제안하는 재테크 전략과 상품을 집중 조명한다. 장화탁 수석 이코노미스트에게 물었다.

장화탁 이코노미스트
*사진 출처: 동부증권

2014년, 글로벌 경기는 전반적으로 상승 사이클을 유지하겠지만, 상반기에는 매크로 이벤트에 둘러싸인 불확실한 회복, 하반기에는 경기가 선순환으로 접어드는 확실한 성장 패턴을 보일 것이다.

2분기까지 미국 예산안 처리·부채한도 상향 재협상, 연준 의장 교체, Tapering 실시, 중국 전인대, 일본 소비세 인상이 예정돼 있다. 이벤트 하나하나가 모두 자산 가격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1분기에는 변동성을 관리하고, 2분기에는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이 자산 전략의 핵심이다. 이벤트 중간에라도 다이내믹한 전략을 펴서 +⍺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상반기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주식: 범용IT, 자동차, 금융&홈쇼핑, 신재생에너지 ‘주목’

2013년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업종수익률 측면에서 산업재(운송/건설)와 소재(에너지/금속/화학)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상품가격의 하향 안정화와 관련이 깊다. 필수소비재도 장기 상승세가 마무리됐다. 반면 스마트폰 서비스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통신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자동차도 2년간의 부진을 떨쳤으며, 유통도 홈쇼핑 위주로 강세를 보였다.

2014년,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린 상승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하단은 동남아 시장 버블 붕괴 우려로 1800pt, 상단은 글로벌 경기 회복 바람으로 2300pt까지 상승할 수 있다. 상반기 중 주가 충격을 매수 타이밍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는 모멘텀이 강한 선진국 시장인 미국과 일본이 선방할 것이다.

눈여겨보아야 할 섹터는 범용IT, 자동차, 금융&홈쇼핑, 신재생에너지다. 스마트폰을 제외한 나머지 IT업종은 2011년 이후 매우 부진했지만, 경기 사이클이 상승 추세로 돌아선다면 범용IT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의 경우, 글로벌업체 PBR 대비 20% 할인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2000년 초반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귀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매력이 존재한다.

버릴 수 없는 업종으로 금융과 유통을 꼽을 수 있다. 올해 대출 사이클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NIM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유통의 경우, 내수경기 반등을 이미 경험한 미국의 증시를 따라가게 될 것이다. 미국은 내수 반등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유통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신재생에너지(클린에너지) 관련주를 유심히 지켜보자.

채권: 물가채 3분기에··· AAA등급 크레딧채권은 회사채 > 특수채> 은행채순

채권 투자는 어떨까. 캐리 수익이 높은 중·단기 채권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고려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 2014년 채권금리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 하지만 3분기에는 신흥국 성장률이 하락, 사이클상 회복세 둔화, 저가 매수,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재정불안 재연 등으로 소폭 반락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후반경,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강해지고 국내도 수요 측면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하면 한 차례 인상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 미국은 출구전략 단행을 전후해 2013년 고점이었던 3.00%를 넘어선 2011년도 전고점인 3.30%까지 상승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강세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미국채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 유럽은 경기 회복 국면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유로화 약세 압력은 유럽 채권 투자를 다소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유로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고, ECB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과 3차 LTRO라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 북미 채권펀드에서는 자금이 꾸준히 유출되는 반면 남유럽 채권펀드로는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최근의 상황을 반영한다. 일본은 2014년 역시 엔화 약세 국면이 예상되는 만큼 엔 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거울 것이다.

신흥국 채권 투자는 1분기 이후 재진입을 고려하자. 고금리 매력으로 인기몰이를 했던 일부 동남아 국가와 원자재 수출국의 국채, 대표적으로 BIITS(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공) 국채의 경우 Tapering 때문에 추가적인 환율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 글로벌 IB(투자은행) 대부분이 신흥국 통화의 반등시점을 2014년 2분기~3분기 중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물가안정으로 경기부양 여력이 큰 일부 남미와 동유럽 국채가 유망하다. 외국인이 신흥국 투자 시 고려할 가장 큰 요인은 1) 신흥국의 물가, 2)통화정책이다. 물가가 높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 중인 브라질과 달리, 안정적인 물가를 바탕으로 멕시코, 콜롬비아, 칠레, 페루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경기부양을 도모하고 있다. 동유럽에서는 헝가리와 폴란드, 체코가 금리인하 중이고, 동남아에서는 2013년 11월 태국 중앙은행이 깜짝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금리 상승 시마다 꾸준하게 장기채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 해외채권의 경우 시니어론,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 및 남유럽 국채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 채권 투자는 1분기 이후 일부 남미, 동유럽 및 아시아 국가로 재진입해 추가 수익을 노려야 한다.

*물가채: 물가채 매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중국 성장률 둔화와 원자재 생산능력 여유를 고려하면 글로벌 상품가격 상승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 원·달러 환율도 큰 변화는 예상되지 않는다. 하지만 국내외 총수요 회복에 따른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이 2분기에 예상되므로 물가 상승 모멘텀이 본격화될 3분기에 물가채를 매수하는 것을 고려하자.

*크레디트채권: 크레디트채권은 AA급 이상은 신용스프레드 박스권을 횡보하겠지만, A급은 상대적 약세를 보일 것이다. 1분기 신용스프레드는 2013년 4분기의 축소 흐름이 지속되다가 은행채와 회사채 만기가 집중되는 2월부터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때가 미국의 부채한도 재협상과 맞물려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될 수 있는 시기로, 크레디트채권의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

2분기에는 은행의 대기업 재무구조 평가결과 발표, 주채무계열 발표 및 재무구조 개선 약정 채결, 회사채 정기평가에 따른 신용등급 조정 등 크레디트 이슈가 많다. 신용등급이 대거 하향 조정될 가능성은 낮지만, 수년간 누적된 실적 부진으로 하락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장선상에서 채권금리는 상승하고, 신용스프레드도 확대될 것이다.

이 때문에 크레디트채권 비중을 중립 수준으로 유지하고, 우량등급 채권을 중심으로 펀더멘털과 금리 비교 등 상대가치에 기반한 종목 선정이 필요하다. AAA등급 채권은 회사채 > 특수채> 은행채순으로 매입하고, A등급 채권은 여전채> 회사채순으로 매입하자.

환율: 2014년, 달러> 원> 유로> 신흥국 통화> 엔순의 정렬

2013년에는 연준의 출구전략 우려에 신흥국 통화가 갇혀 있었다. 선진국 통화는 유로> 달러> 엔순으로 차별화됐다. 2014년에는 달러> 원> 유로> 신흥국 통화> 엔순으로 정렬될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 Tapering이 시작되면 수급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달러 강세 추세는 불가피할 것이다. 출구전략과 맞물려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에 앞서 미국채 비중을 축소하는 등 자금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재정적자 보존을 위해 연준은 전략적으로 달러 강세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무역적자 축소 추세에 반하는 일방적인 달러 강세는 위험하기에 강세 속도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 유럽은 추가 금리인하를 통한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양적완화가 지속되는 분위기 속, 2014년 3차 LTRO가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유로존이 은행연합으로의 진행 이전에 실시하려는 유로존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가 남아 있는 가운데, 여전히 남유럽 재정위기국의 경기 회복세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자체적인 양적완화로 유로화 약세는 불가피하지만, 하반기~연말로 갈수록 유럽은 양적완화 강도를 점차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전약후강 등락 흐름이 예상된다.

*엔/위안: 아베노믹스에 더욱 힘이 실리며 엔화는 지난해 큰 폭의 약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16개월째 무역수지 적자폭이 나타나고 있으며, 2년래 물가상승률 2% 목표가 수정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아베노믹스의 남은 동력에 의구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2014년 엔·달러 균형 환율은 약 105배~110배 수준, 원·엔 환율은 1000원까지 하단을 낮춰봐야 할 것이다. 엔화 매도를 추천한다. 반면 위안화는 달러와 무관하게 강세가 예상돼 매수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 통화: 출구전략 파동이 한차례 지나간 후에야 외국인 투자자의 재조명을 받을 것이다. 지난해 5월 신흥국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약점을 보였던 동남아 및 원자재 수출국 통화는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 특히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는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이 필요함에도 불구,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만큼 여타 신흥국 대비 외국자본 유출 속도나 폭이 확대될 수 있다. 하지만 선진국의 경기 회복에 이어 신흥국 회복이 가시화되는 하반기 말에는 견조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는 국가에 투자하면 좋을 것이다.

원자재·상품: WTI, 산업용 금속(백금/팔라듐)이 빛날 것

2013년 원자재 시장은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섹터별로는 귀금속이 30% 가까이 하락하면서 가장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이 원인이다. 농산물도 북미 곡물 작황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미국 바이오연료 정책이 기존 목표치에서 후퇴할 것으로 예상되며 14% 이상 하락했다.

가장 양호한 성과를 기록한 섹터는 에너지였다. WTI는 미국 송유관 증설에 따른 재고 적체 완화에 힘입어 지난해 8월 중 배럴당 110달러를 넘나드는 강세를 시현했다. 천연가스는 북미 재고 감소로 지난해 4월까지 초강세를 기록했지만, 서늘한 날씨로 미국 냉방 전력수요가 감소하며 상승폭이 15% 선으로 줄어들었다.

신흥국 관련 원자재보다 미국 경기에 민감한 WTI를 매수하자. 2014년 상반기에는 미국 송유관 증설과 정유사의 석유제품 재고 비축으로 보관비용 감소와 정제 수요 개선이 예상되는 WTI가 유망하다. 하반기에는 광산공급 감소와 경기 확장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백금과 팔라듐이 매력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롱쇼트전략으로는 상반기 ‘WTI 매수/브렌트유 매도’, 하반기 ‘팔라듐 매수/금 매도’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