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교육열은 한국에 버금간다. 심지어 ‘한 자녀 정책’으로 아이 수를 제한하던 정책을 완화해도 정작 국민은 시큰둥하다. 결국 이유는 ‘돈’이다. 끝도 없이 들어가는 양육비와 교육비는 부모들의 허리를 휘어 놓는다. 중국 부모들은 어떻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둘째 아이를 갖겠느냐고 물어보는데 아이 하나 키우기도 버거운 상황에 무슨 둘째를 생각하느냐. 둘째 아이가 있으면 나라에서 거저 키워주는 것도 아닌데 그럴 여력이 없다.”

얼핏 들으면 한국의 부모들이 둘째 아이 계획을 묻는 질문에 흔하게 하는 답변인 듯하나 사실 이 답변은 한 자녀 정책이 완화된 것에 대한 중국 부모들의 답변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1976년부터 시행해온 ‘한 자녀 정책’을 ‘단독 두 자녀 정책’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공식 의결했다. 이에 따라 부모 중 한 사람이 외동일 경우 아이를 두 명까지 가질 수 있게 됐다. 과거 중국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하기 어려워 한 자녀 정책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대로 나아가면 근로가능인구가 점차 줄어든다는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결국 한 자녀 정책이 완화된 것이다.

정부는 그간 아이를 더 갖고 싶어도 낳지 못했던 많은 사람이 정책이 완화됨에 따라 둘째를 낳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이 하나가 있는 젊은 부모들은 둘째 이야기에 고개부터 젓는다.  이론적으로는 약 2000만 가족이 둘째 아이를 가질 수 있지만 이미 돈 있는 사람들은 벌금을 내거나 외국에서 원정 출산하는 방식으로 둘째 아이를 가진 경우가 많고 중산층 가정들은 아이 갖기를 주저하고 있는 추세다.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역시 금전적인 문제다.

중산층이라고 해도 20~30대의 젊은 부모들의 월급은 한 달에 1만위안(한화 175만원) 안팎이다.

지난 2005년 상하이 사회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내 대도시에서 아이 한 명을 16세까지 양육하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25만위안(한화 약 44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대학등록금까지 포함할 경우 그 비용은 49만위안(한화 약 8650만원)으로까지 뛰어오른다. 젊은 부모들은 “이 수치가 무려 10여 년 전 통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자녀 양육 비용은 이보다 훨씬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에서는 부모들이 각 도시에서 실제로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를 비교한다. 인터넷에 올라온 수치에 따르면 베이징에서는 임신에서부터 대학 졸업까지 276만위안(한화 4억8722만원)이 필요하고 상하이에서는 247만위안(한화 4억3600만원), 셴젠에서는 216만위안(한화 3억8100만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에 올라온 수치는 과학적으로 조사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싼 사립 유치원과 과외활동 등을 포함한 금액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중국에서 자녀 양육 비용은 한국과 다를 바 없이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8개월 전 아이를 낳은 30대 부부는 한 달에 아이 분유와 기저귀 등을 사는 데 2000위안(한화 35만원)이 고정적으로 들어가고 출산직후 아이와 산모를 돌볼 도우미를 고용하는 바람에 8000위안(한화 141만원)인 월급을 거의 다 썼다고 토로했다. 자국 유제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불신이 깊어지면서 부모들은 능력껏 수입 분유를 사다 먹이는데 비싼 것은 1통에 368위안(한화 6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하이 소재 유치원은 1년간 학비만 1만위안(한화 176만원) 이상인 곳이 수두룩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교복 비용도 만만치 않다. 얼마 전 교복 염색에 독성 화학물질이 있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부모들은 좀 더 좋은 고급 옷감으로 만든 교복을 선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교복은 3000위안(한화 53만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특히 부모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역시 교육이다. 일부 부유층 학부모는 10대 딸을 위해 루이비통 등의 명품백을 사주기도 하지만 대다수 부모는 좀 더 좋은 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해서 방과후 사교육에 많은 돈을 투자한다. 영어교육은 필수이며 피아노나 기타 등의 악기는 한두 개씩 배우는 것이 요즘 중국 어린아이들의 일상이다.

중산층의 한 가정은 10살짜리 아들의 방과후 교육에 연간 2만3000위안(한화 약 400만원)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부부 역시 3살짜리 아들에게 연간 8000위안(한화 141만원)을 방과후 프로그램에 사용하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음악과 댄스, 외국어 등을 번갈아 가르친다고 한다.

한국이나 중국 모두 아이 키우는 비용이 증가하면서 부모들의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문화>

중국에서는 어떻게 은행 업무를 볼까?

중국에서 은행이나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한국인들은 간혹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는데 한국과 중국의 시스템 차이 때문이다.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이라고 하지만 중국에서 신용카드는 아직 일반화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가지고 간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제한적이다. 호텔과 공항, 대형 백화점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신용카드로 구매를 할 수 없다.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카드는 대부분 직불카드다. 은행계좌에 잔고가 있는 한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직불카드로 물건도 사고 현금도 인출할 수 있다.

ATM기계에서 현금 인출 시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카드를 먼저 뽑아야만 돈과 영수증이 나오는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돈이 먼저 나온 다음 영수증이 뒤를 이어서 나온다. 그리고 카드는 카드인출 버튼을 눌러야만 나온다. 여기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들이 종종 현금만 빼고 카드를 꺼내지 않아서 ATM기계로 카드가 들어가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 ATM기계에서 돈을 뽑을 때마다 비밀번호를 눌러야 하는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비밀번호 1회 입력으로 연속 출금이 가능하기 때문에 카드를 빼지 않고 은행을 떠났을 때 뒤에 있는 고객이 해당 카드에서 돈을 모두 출금할 수 있는 위험도 있다.

카드가 ATM기계로 들어간 경우 신분증을 가지고 하루 뒤에 은행을 방문해 카드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되도록 주의해야 한다.

카드를 분실한 경우에는 더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신규 은행카드 발급은 일주일 이상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inchunghan@gmail.com

뉴욕공과대학(NYIT)의 중국 난징캠퍼스에서 경영학과 조교수로 근무중이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 년간 기자로 근무했으며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무역경영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