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환 KT 상무
“관리자 비중 확대로 생산성 증대 효과”

학력 여성 인력의 급증과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은 기업 성장과 국가 경제 발전 등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전 세계적으로도 경제가 발전할수록 여성의 사회 진출과 영향력은 커지고,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리더가 많을수록 선진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통신과 IT 사업은 유연한 사고를 가진 여성 인력이 더욱 필요한 곳으로 특유의 유연함과 섬세함을 무기로 조직 내 새 바람을 불어넣고, 고객 친화적 서비스 개발을 통해 기업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

실력으로 무장한 여성 직원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제도 ▲차등 없는 채용·승진·보수 제도 ▲여성 리더십 육성제도 등 크게 3가지 측면에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자녀 양육에 필요한 직장 보육시설을 수도권에 6개소, 부산, 광주 각 1개소 등 총 8개소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여직원이 다수 근무하는 사옥에는 수유실을 설치하여 모성 보호를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산전 또는 산후 휴가제는 근로기준법의 60일을 넘어 최대 90일까지 부여할 수 있고, 이 중 70일은 유급휴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자녀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자녀 수에 따라 출산 축하금을 차등 지급하는 등 사회적 이슈인 저출산 문제 해소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불임 여직원이 자녀 출산을 위해 시험관 출산 등이 필요하다는 의사 진단서를 제출할 경우에는 휴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생후 3년 미만의 영유아를 가진 직원은 양육을 위하여 1년 이내 범위에서 휴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모성 보호제도나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제도가 여성 인력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성 인력이 일을 통해 성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우선 여성 인력이 본인의 특성을 살리고 역량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사내 공모 방식의 탤런트 마켓(Talent Market)을 인력 배치에 활용하는 등 차별이 없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여성 리더십을 육성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인재개발원에 ‘여성 리더십 육성’을 위한 특별 과정으로 ‘여성리더’ ‘감성 리더십’ ‘휴먼 네트워킹’ 등의 과정을 마련했다.

최근 ‘일하는 방식’ 혁신을 추진하면서 성별의 구분은 물론, 호칭의 구분 없이 관리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능력 있는 여성 관리자의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용순 대한항공 상무
“고용 안정성 보장, 애사심이 경쟁력”
`대한항공은 전통적인 여성 선호기업으로 여성 인력 점유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여성 인력이 여객 예약·운송·객실 승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성의 영역으로 치부되던 정비나 운항 승무에까지 여성들의 진출이 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대한항공은 다른 기업보다 먼저 성별에 의한 차별을 하는 제도나 규정을 폐지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채용, 승진, 보상 등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고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

오히려 여성 직원이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와 지원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대한항공의 여성 인력에 대한 철학은 단순한 ‘여성’ 친화를 넘어 ‘가족’ 친화적인 기업 문화를 조성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여성 인력들의 출산 및 육아를 지원하고, 제도들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성을 지닌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임신 중인 여성 직원은 물론 임신과 출산 및 육아에 관심 있는 임직원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스카이맘 교실은 참석이 쉽지 않고 가격 부담이 있는 병원의 산모강좌를 대신해 회사에서 직접 전문 강의를 마련해 주고 회사의 관심과 격려를 보여줌으로써 여성 인력들이 ‘엄마 직장인’으로서도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아 주는 계기가 됐다.

또 법으로 정한 산전·후 휴가 및 육아 휴직 보장, 보육비 지급 외에 추가적인 지원책으로 기업 경쟁력 확대를 위해 운영 중이다. 특히 한마음 가족 걷기대회, 뮤지컬 ‘그리스’ 공연 초청 등 임직원과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애사심 고취에도 힘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여성 인력의 지속적인 회사 생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여성 인력의 근속 기간이 증가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고, 회사의 경쟁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은수 STX조선해양 팀장
“다변화 된 인재상, 능력 위주 경쟁 체제 구축”
`지난 1월, KBS 다큐멘터리 ‘3일’을 통해 STX조선해양 조선소 이야기가 방영됐다. 프로그램에 소개된 많은 에피소드들 중 유난히 화제가 되었던 것은 여성 직원들의 사연이었다.

남편을 잃고 두 아이를 키우기 위해 남자도 힘든 용접을 하는 씩씩한 여성 용접사, 33년 근속 후 정년퇴직하는 여성 1호 직원 등, 조선소에서 여성 직원이 근무한다는 것 자체가 일반에게는 잘 연상되지 않는 듯하다.

여성의 교육 수준과 사회 진출 욕구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지만, 여성 인력을 활용하고 지원하려는 사회적 인식과 기업의 노력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여성친화적인 조직 문화나 복지 체계 또한 미흡한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한국 경제를 주도할 신성장 동력으로서 여성 인력의 활용과 경제활동 참여가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 회사에서는 설계, 연구, 기술, 사무, 생산 등 전 분야에서 1000여 명의 여성 직원들이 근무하며 기업 성과에 훌륭히 기여하고 있다.

조선소의 업무들이 남성 중심의 영역이라고 알려졌지만, 여성 직원들의 생산성은 남성들에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이에 회사 또한 우수 여성 인력의 확보를 위해 채용, 승진, 임금 등의 차별 해소, 일과 가정생활이 양립 가능하도록 하는 지원 제도 마련, 여성 친화적 기업 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 다양한 사내외 교육기회 제공을 통해 여성 인재들이 리더역량을 강화하여 고위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단순히 기업의 사회적 책무와 같은 개념이 아닌, 여성 인재에 대한 기업의 실제적 필요와 장기적인 비전에 입각한 것이다.

이제 기업들이 세계 시장경제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선진 기업들과 같이 우수한 여성 인재를 적극 확보, 여성 친화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함으로써 기업 가치의 향상을 도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 스스로 여성 인재에 대한 의식을 제고하고 장기적 인력개발 계획을 세워, 미래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그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등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