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카드 포인트, 우습게 볼 게 아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잘 적립한 포인트로 요즘은 금도 사고 펀드상품도 구매한단다. 게다가 포인트로 정치후원금을 내면 세액공제와 소득공제도 적용받을 수 있다. 무궁무진한 포인트 사용의 재발견. 똑똑한 현대인을 자청한다면 2014년에는 ‘포테크족(포인트 재테크)으로 거듭나보는 건 어떨까.

“별명이요? 뭐~ 살림꾼, 절약왕, 재테크여왕… 다 나열하려면 끝도 없네요.” 평소 알뜰살뜰하기로 유명한 C양. 요즘 같은 시대에 가정과 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슈퍼우먼으로 불리고 있다. 어딜 가나 그녀 주위에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생활 TIP’을 얻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녀는 덕분에 커피값이 굳는다며 호탕하게 웃는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점은 결국 돈과 관련된 것들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재테크 노하우. “재테크라고 하면 보통 일확천금을 노리는 ‘한방주의자’들을 흔히 볼 수 있죠. 하지만 이런 사람들 치고 제대로 돈 번 사람을 본 적이 없네요. 재테크의 시작이자 가장 기본은 지금 가지고 있는 자산을 얼마나 잘 유지하는가예요. 거기다 자신의 돈은 한 푼도 넣지 않은 채 투자까지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겠죠.”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간다는 사람들에게 C양은 그녀만의 카드 포인트 사용 노하우를 펼쳐놓았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는 요즘 현대인들에게 일종의 생활 필수품이다. 여신금융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성인 1인당 최소 4장 정도의 카드를 가지고 있다. 카드 사용이 활성화됨에 따라 각 카드사들은 포인트 적립, 할인 혜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 혜택을 제대로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심지어 포인트의 경우에는 습관적으로 적립만 하지 어떻게 사용할지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다.

지난해 상반기 이렇게 쌓인 신용카드 포인트 잔액만 무려 2조원이 넘었다. 문제는 포인트를 마냥 쌓아둘 수 없다는 데 있다. 각 카드사 포인트 유효기간은 평균 5년으로 이 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적립돼 있던 포인트가 소멸된다. 그렇게 매년 약 1000억원어치의 포인트가 사라진다고 한다.

C양은 “사람들이 카드 포인트를 제대로 못 챙기는 가장 큰 이유는 얼마나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카드사 가맹점에서 포인트로도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은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한 사람들은 포인트로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납부하기도 하죠. 그중 또 일부는 2~3년 정도 카드 포인트를 꾸준히 적립해 해당 카드사 쇼핑몰 사이트에서 밥솥, 청소기 등 생활용품까지 구매하는 똑순이들도 있죠.”

하지만 이 정도로는 C양 앞에서 명함도 못 내민다. 우선 그녀는 평소 지출이 많은 부분에서 해당 포인트 적립률이 가장 높은 카드를 꾸준히 사용한 덕에 상당한 포인트를 적립해오고 있다. 그렇게 모은 포인트 중 일부를 가지고 그녀는 최근 금을 구매하는 데 재미를 붙였다. 또 나머지 일부는 펀드를 가입하는 데 사용하고 있단다. 그야말로 포인트의 진화다.

단순히 카드 일회 사용만으로는 몇십원 어치에 불과한 포인트가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꾸준히 쌓이면 이처럼 ‘금도 사고 펀드도 가입하는’ 효자로 둔갑한다. 2014년을 맞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재테크를 준비하고 있다면 이제 ‘포테크(포인트 재테크)’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 포인트 적립하니 ‘금’도 살 수 있어

KB국민카드는 적립된 포인트를 KB국민은행 골드투자통장에서 그램 단위의 금으로 전환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자동 골드전환 서비스’를 신청할 경우 매월 말 기준 적립된 포인트 1점당 1원으로 계산해 KB국민은행에서 고시하는 최초 금가격 기준으로 환산, 이를 KB골드투자통장에 금으로 받을 수 있다. 이를 다시 현물 금으로 바꿀 수는 없지만 대신 간접적으로 금에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KB국민카드 및 KB국민은행 영업점 창구에서 신청 가능하며 KB국민카드 홈페이지에서도 손쉽게 가입할 수 있다. 자동전환이 싫다면 ‘일반 골드전환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가지고 있는 포인트를 금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금 거래단위는 최소 0.01g부터이다.

▪ 예▪적금은 물론, 펀드상품도 구매 가능

신한카드는 신한금융지주와 제휴를 맺어 카드 포인트로 펀드에 가입할 수 있게 했다. 1포인트당 1원으로 계산된다. ‘마이신한포인트’가 1만 점 이상이면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하는 펀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은행계 카드사인 국민카드와 하나SK카드도 적립된 포인트로 해당 은행에서 판매하는 펀드에 추가 납입이 가능하다. 이처럼 카드사별로 일정 포인트 적립 수준 이상을 만족할 경우 펀드뿐 아니라 예금, 적금 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 거래가 가능하다. 각종 금융 거래 수수료 차감은 기본이다.

▪ 정치후원금도 내고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어

카드 포인트를 정치후원금으로 사용하면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가 적용돼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8월 삼성카드, NH농협카드, 하나SK카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추가 협약을 체결하면서 기존의 신한카드, 비씨카드, KB국민카드, 외환카드, 롯데카드에 이어 포인트로 정치후원금 기부가 가능한 카드사가 8개로 늘어났다. 이로써 현대카드만 시스템 차이를 이유로 해당 제도에서 제외된 상태다.

▪ 국세, 지방세, 상하수도 요금까지 포인트만 있으면 ‘OK’

국세청이 실시하고 있는 ‘신용카드 포인트 국세 납부제’는 신용카드로 세금납부 시 기존 적립된 포인트로 대체할 수 있는 제도이다. 카드 고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포인트 활용법 중 하나로 국세뿐 아니라 자동차세, 취득세, 재산세, 주민세 등 지방세에 이어 상하수도 요금, 과태료 등도 카드 포인트로 해결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이트로는 국세, 관세, 경찰청 과태료 등을 납부하는 카드로택스(www.cardrotax)와 취득세, 등록면허세, 주민세, 자동차세 등 각종 지방세를 납부하는 위택스(www.wetax.go.kr)가 있다. 이 밖에 통합납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지로(www.giro.or.kr) 사이트에서도 신용카드 포인트를 활용한 세금 납부가 가능하다.

▪ 포인트로 휴대폰 통화시간도 충전 가능

포인트로 휴대폰 통화시간도 충전할 수 있다. 통신사 약정에 따라 기존 제공되는 휴대폰 통화량을 다 썼다면 ‘포인트통화충전’ 서비스를 통해 통화시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개 이동통신사 모두 가능하다. BC카드,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외환카드 등 5개 카드사의 포인트를 적립하고 있다면 텔레코인(www.telecoin.com) 사이트에서 포인트 조회 후 원하는 시간만큼 휴대폰으로 충전할 수 있다.

 

<TIP> 포인트 관리 이렇게 하면 참 쉽죠, 잉?

카드만 십여 장. 뿔뿔히 흩어져 있는 카드 포인트, 쉽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여신금융협회가 제공하는 ‘카드포인트 통합조회시스템(www.cardpoint.or.kr)’에서 간단히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각 카드사에 얼마의 포인트가 쌓였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흩어진 포인트는 통합시스템을 통해 한데로 모아 크게 사용할 수도 있다.

한 푼이 아쉬운 요즘 포인트만 제대로 활용해도 많게는 수십만원까지 절약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생활용품과 각종 금융상품 거래에 관심이 없다면 추운 겨울날 이웃과 함께 나누는 따뜻한 마음으로 기부를 해보는 건 어떨까. 물론 카드 포인트로 말이다. 2014 갑오년 똑똑한 소비자로 거듭나 현명한 한 해를 보내보자.